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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호주 오픈 8강전 첫날]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 알렉산더 즈베레프 꺾고 준결숭 진출

林 山 2021. 2. 17. 02:08

멜번 파크에서 열리는 2021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8천만 호주달러, 약 689억원) 9일째인 2월 16일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가(세르비아, 1위)가 차세대 빅3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6위)를 물리치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오후 6시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벌어진 남자 단식 준준결승전에서 즈베레프를 상대로 3-1(6-7, 6-2, 6-4, 7-6) 역전승을 거뒀다.

 

조코비치는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6(6)-7(8)로 즈베레프에게 내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심기일전한 조코비치는 2세트를 6-2로 가볍게 따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코트에 래킷을 마구 내려치는 조코비치

하지만 3세트 들어서 갑자기 난조에 빠진 조코비치는 게임 스코어 1-3으로 뒤졌다. 즈베레프의 서브 게임도 듀스 끝에 게임을 내주면서 1-4로 끌려갔다. 조코비치는 경기 도중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래킷을 코트 위에 마구 내려치며 분풀이를 하기도 했다. 이후 안정을 되찾은 조코비치는 연달아 5게임을 따내며 세트 스코어 2-1로 역전시켰다.

 

마지막 4세트에서는 타이브레이크 6-6까지 가는 접전 끝에 즈베레프의 네트 앞 백핸드 발리가 아웃되면서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이어 자신의 23번째 서브 에이스를 상대 코트에 작렬시키면서 3시간 30분에 걸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호주 오픈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예선을 거쳐 준준결승전에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18위)를 3-1(2-6, 6-4, 6-1, 6-2)로 격파하고 올라온 아슬란 카라체프(러시아, 114위)와 결승전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호주 오픈 남자 단식에서 통산 8차례 우승한 조코비치는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조코비치는 이 대회 4강에 오를 때마다 우승을 차지했다. 따라서 조코비치의 우승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밝다.

 

대어 디미트로프를 잡고 준결승전에 진출한 카라체프

카라체프는 2000년 윔블던 블라디미르 볼치코프(벨라루스) 이후 21년 만에 예선을 거쳐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선수가 됐다. 호주 오픈만 따지면 그 1977년 밥 길티넌(호주) 이후 44년 만에 남자 단식 4강에 진출한 예선 통과 선수다. 카라체프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본선 데뷔 무대에서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첫 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또 그는 2001년 윔블던에서 당시 125위로 우승까지 차지한 고란 이바니셰비치(크로아티아) 이후 가장 낮은 세계 랭킹으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오전 10시 벌어진 여자 단식 8강전에서는 파워 테니스를 구사하는 오사카 나오미(일본, 3위)가 셰쑤웨이(타이완, 71위)를 2-0(6-2, 6-2)으로 완파하고 남녀 선수 중 가장 먼저 준결승전에 올라갔다. 카리브해 섬나라인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오사카는 이로써 2018년 US 오픈, 2019년 호주 오픈, 2020년 US 오픈에 이어 4년 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에 나서게 됐다.

 

4년 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오사카 나오미

35세의 노장 셰쑤웨이는 기교파 선수로 상위 랭커들을 곧잘 괴롭히기로 유명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오사카에게 통하지 않았다. 우선 서브부터 셰쑤웨이는 오사카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오사카는 최고 시속 196㎞를 넘나드는 강서브를 구사한 반면 셰쑤웨이의 서브는 최고 시속 152㎞로 40㎞ 이상이나 차이가 났다. 서브 에이스도 오사카가 7-0으로 압도했다.

 

1세트 게임 스코어 3-1로 앞선 상황에서 오사카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당할 뻔한 위기를 넘긴 뒤 4-1로 달아났다. 이어 오사카는 1게임만 허용한 채 1세트를 6-2로 따내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오사카는 2세트에서도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게임 스코어 6-2로 따내며 세트 스코어 2-0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경기의 승리로 오사카는 셰쑤웨이와의 상대 전적에서 4승 1패로 앞서게 됐다. 오사카는 2019년 호주 오픈 3회전에서 셰쑤웨이를 상대로 1세트를 먼저 잃고, 2세트에서도 1-4로 뒤지다가 세트 스코어 2-1로 대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오후 5시에 열린 여자 단식 준준결승전에서 시모나 할렙(루마니아, 2위)은 39세의 노장 서리나 윌리엄스(미국, 10위)에게 0-2(3-6, 3-6)으로 완패당해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윌리엄스의 승리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살아있는 전설 윌리엄스는 이날 전성기 시절의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서브는 최고 시속 200㎞를 넘나들었고, 공격 성공 횟수에서도 24-9로 할레프를 압도했다. 

 

메이저 타이틀 24회에 도전하는 살아있는 전설 서리나 윌리엄스

1세트를 6-3으로 가볍게 따낸 윌리엄스는 2세트 들어서 게임 스코어 1-3으로 밀리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곧 안정을 되찾은 윌리엄스는 이후 5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승부를 마무리짓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윌리엄스는 2019년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할렙에게 당한 0-2(2-6, 2-6) 패배를 설욕했다. 윌리엄스는 할렙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10승 2패로 단연 우세다.

 

윌리엄스는 2월 18일 열리는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오사카 나오미와 결승전 진출권을 놓고 한펀 승부를 벌인다. 윌리엄스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남녀 단식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24회) 보유자인 마거릿 코트(은퇴, 호주)와 동률을 이룬다.

 

대회 10일째인 2월 17일에도 남녀 단식 8강전이 4경기가 열린다. 이날 경기도 모두 멜번 파크 메인 스테이디엄인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열린다. 오전 9시에는 애슐리 바티(호주, 1위)-카롤리나 무초바(체코, 25위), 오전 11시에는 제니퍼 브래디(미국, 22위)-제시카 페굴라(미국)의 준준결승전이 벌어진다. 오후 1시에는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4위)-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7위), 오후 5시 30분에는 라파엘 나달(스페인, 2위)-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5위)의 8강전이 열린다. 준결승 진출 상금은 85만 호주달러(7억3천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