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고추나무 '한, 의혹, 미신'

林 山 2021. 8. 12. 15:09

2021년 5월 1일 주말을 맞아 월악산 만수골에 들렀다. 만수골 초입에는 고추나무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고추나무라는 이름은 잎 모양이 고춧잎과 비슷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고추나무 잎 생김새를 보면 정말 고춧잎과 거의 닮았다. 

 

고추나무(월악산 만수골, 2021. 5. 1)

 

고추나무는 노박덩굴목 고추나무과 고추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 또는 소교목이다. 학명은 스타필리아 부말다 드 캉돌.(Staphylea bumalda DC.)이다. 속명 '스타필리아(Staphylea)'는 '포도 송이(bunch of grapes), 송이로 열리는 열매(clustered fruit)'를 뜻하는 그리스어 '스타필레(staphylē)'에서 유래한 라틴어이다. 종소명 '부말다(bumalda)'는 이탈리아의 수학자이면서 천문학자인 오비디오 만탈바니(Ovidio Mantalbani, 1601~1671)의 라틴어 이름 '부말두스(Bumaldus)'의 이름을 딴 것이다. '드 캉돌(DC)'은 두 사람이 있다. 오귀스탱 피라무스 드 캉돌(Augustin Pyramus de Candolle, 1778~1841)은 스위스의 식물학자이다. 그는 식물의 내부 생체시계 발견으로 유명하다. 알퐁스 루이 피에르 피라뮤 드 캉돌(Alphonse Louis Pierre Pyramus de Candolle, 1806~1893)은 오귀스탱 드 캉돌의 아들로 식물학자이다. 

 

고추나무의 영어명은 부멀더 블래더넛(Bumalda bladdernut) 또는 부멀즈 블래드넛(Bumald's bladdernut)이다. 일어명은 미츠바우츠기(ミツバウツギ, 三葉空木, 省沽油)이다. 중국명은 셩귀여우(省沽油) 또는 시에즈차오(蝎子草), 화리징톈(华丽景天), 창야오징톈(长药景天), 따예징톈(大叶景天)이다. 고추나무를 개절초나무, 미영꽃나무, 미영다래나무, 매대나무, 고치때나무, 까자귀나무라고도 한다. 꽃말은 '한', '의혹', '미신'이다. 

 

고추나무속 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13종이 있고 주로 북반구 온대지역에 분포한다. 중국에 8종, 유럽에 2종, 미국 캘리포니아에 1종, 북아메리카 동부에 1종, 멕시코에 1종이 분포하고 있다.

 

한국에 분포하는 고추나무속 식물은 1종뿐이다. 이 고추나무는 중국, 일본 등지에도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전국 각지의 높지 않은 산지의 숲 가장자리, 경사 지대, 산골짝에서 자란다. 음지나 양지 모두에서 잘 자라며 건조한 곳보다는 습기가 있는 곳을 좋아한다.

 

고추나무(월악산 만수골, 2021. 5. 1)

 

고추나무의 키는 3~5m 정도이다. 가지는 둥글며 회록색이다. 일년생 가지에는 털이 없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소엽은 3개이다. 가운데 소엽 밑부분은 작은잎자루로 흐르고 달걀형이며 양 끝이 좁다. 뒷면 맥 위에는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에는 침상의 잔톱니가 있다. 옆 소엽은 작은잎자루가 없다.

 

꽃은 양성화이며, 4월 말~6월 중순 원뿔모양꽃차례로 가지 끝에 흰색으로 달린다. 꽃부분은 5수(五數)이며, 암술대는 1개다. 꽃대 길이는 8~12cm이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고무 베개처럼 부푼 반원형으로 윗부분이 2갈래로 갈라지고 첨두이다. 종자는 2실 씨방에 각각 1~2개씩 들어 있고, 거꿀달걀형이며 노란색이다. 8월 말~10월 중순에 성숙한다.

 

고추나무(월악산 만수골, 2021. 5. 1)

 

고추나무는 생울타리용으로 심어 나물도 채취하고 울타리로도 활용하면 이상적이다. 하얗게 무리지어 피는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있어 정원에 관상수로 심기도 한다. 목재는 나무못, 젓가락 등을 만들거나 땔나무로 이용한다.

 

고추나무(월악산 만수골, 2021. 5. 1)

 

고추나무 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순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향이 좋은 나물이다. 생으로 튀기거나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로 무쳐도 좋고 기름에 볶아도 좋다. 샐러드나 국거리로도 이용하며 삶아서 말렸다가 묵나물로도 이용한다.

 

고추나무 열매(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고추나무의 과실 또는 뿌리를 성고유(省沽油)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건해(乾咳)를 다스리는 데는 과실을 달여 복용한다. 임산부의 산후어혈부정(産後瘀血不淨)에는 신선한 뿌리, 홍화(紅花), 고초(苦草, 고추)를 같이 달여서 홍당(紅糖), 황주(黃酒)를 넣어서 아침 저녁 복용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2021. 8. 12. 林 山. 2022.12.29. 최종 수정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둥굴레 '고귀한 봉사'  (0) 2021.08.18
은방울꽃 '순결, 다시 찾은 행복'  (0) 2021.08.17
윤판나물  (0) 2021.08.11
소리쟁이  (0) 2021.08.10
벼룩이자리  (0) 2021.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