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RG] 1위 야니크 지너 3-0 조코비치 제압, 챔프 알카라스와 결승 격돌
이탈리아의 세계 랭킹 1위 야니크 지너가 6월 7일 파리 포르트 도퇴유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2025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살아있는 전설' 노박 조코비치를 3-0[6-4, 7-5, 7(7)-6(3)]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현 랭킹 1위와 역대 랭킹 1위의 맞대결은 테니스계에 큰 기쁨이었다.
1번 시드 지너는 블록버스터급 타이틀 결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맞붙게 됐다. 이번 준결승전 전까지 지너는 그랜드 슬램에서 최근 19경기를 승리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치른 마지막 26세트를 모두 따냈다. 이제 20승, 29세트까지 더해가고 있다.
지난 금요일 저녁, US 오픈과 호주 오픈 챔피언인 지너는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앤디 머리와 함께 금세기 세 번 연속 그랜드 슬램 결승에 진출한 유일한 '빅 4'에 도전했다.
2008년 멜버른에서 조코비치가 24개 메이저 대회 중 첫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지너는 겨우 7살이었다. 조코비치의 장수와 역사에 남는 업적은 논리에 어긋난다.
역사적인 25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향한 도전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38세의 조코비치는 "이런 매치업과 도전이 제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냅니다."라고 말했다.
경기 시작부터 랠리의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조코비치는 팀원들에게 "베이스라인 랠리에서 이길 수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외쳤다. 팀원들은 다양한 랠리를 시도하라고 조언했다.
세계 랭킹 6위 조코비치는 드롭샷(drop shot, 공을 네트 바로 너머에 떨어지게 하는 샷), 루프 백핸드(loop backhand, 주로 스핀을 활용하여 백핸드 쪽으로 공을 돌려서 높은 궤적을 그리며 공격하는 기술), 슬링샷 포핸드(slingshot forehand, 라켓을 앞으로 8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공을 쳐서 엄청난 탑스핀을 만들어내는 기술)를 규칙적으로 구사했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성공시키며 3-2로 앞서 나간 것은 지너였다. 백핸드 리턴이 베이스라인을 스치듯 지나가면서 조코비치는 스윙을 놓쳤다.
두 선수 모두 숨 막히는 타격감을 선보였다. 38세의 조코비치는 지너의 끊임없는 레퍼토리에 맞서기 위해 엄청난 거리를 뛰어야 했다.
2세트 초반, 조코비치는 이 대회의 포인트 중 하나에서 코트 필리프-샤트리에에서 세 번의 우승을 거머쥔 자신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조코비치는 드롭샷, 스트레치 포핸드 발리(팔을 뻗어 포핸드로 하는 발리. 주로 공이 몸쪽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또는 네트 근처에서 발리할 때 사용), 그리고 풀 스트레치 백핸드 발리(최대한 몸을 늘리고 팔을 쭉 뻗어 라켓 헤드가 최대한 공을 닿을 수 있도록 하는 자세에서 치는 백핸드 발리)를 조합하며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허리에 손을 얹고 미소를 지은 조코비치는 이 엄청난 환호를 만끽했다.
간단히 말해, 전 세계 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가 현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를 따라잡기 위해 이 정도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줘야 했던 것이다.
1999년 롤랑가로스 챔피언 안드레 아가시는 맨 앞줄에 앉아 지너가 다시 한번 백핸드를 날려 2세트 4-3 브레이크 리드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을 것이다.
곧 이탈리아 선수가 5-4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지너의 레이더가 처음으로 흐트러진 순간이었다. 조코비치는 백보드 근처에서 나이에 맞지 않는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 보상을 받았다.
5-5로 브레이크 백을 성공시킨 24회 그랜드 슬램 챔피언은 세트를 따내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아쉽게도 놓쳤다. 지너는 맹렬한 포핸드 드라이브 발리(forehand drive volley, 공이 땅에 닿기 전에 그라운드 스트로크처럼 강하게 치는 샷)로 연결하고 세컨드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지너는 지난 5번의 접전 중 4번에서 승리했지만, 3세트를 거의 따낼 뻔했던 선수는 조코비치였다. 경기가 3시간 가까이 진행된 4-5 상황에서 이탈리아 선수가 세 번의 세트 포인트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세계 랭킹 1위는 타이브레이크에서 7-3으로 승리하며 투어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두 팔을 치켜들고 자축했다. 23세의 지너는 이번 승리로 2000년대생 선수들 간의 첫 남자 메이저 단식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일요일 상대인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2003년생이고, 지너는 그보다 2년 앞서 태어났다.
지난 8월 신시내티 마스터스 개막 이후 지너는 단 두 경기(47승 2패)만 졌으며, 두 경기 모두 베이징과 로마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상대로 치러졌다.
ATP와 WTA 세계 랭킹 1위와 2위 선수(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서리나 윌리엄스, 빅토리아 아자렌카)가 단식 결승에 진출한 것은 2013년 US 오픈 이후 처음이다. 롤랑가로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1984년(존 매켄로, 이반 렌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크리스 에버트) 이후 처음이다.
경기가 끝난 뒤 지너는 조코비치에 대해 "그랜드 슬램 준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 건 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정말 놀라웠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야 했고, 최고의 테니스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그 상황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정말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코비치가 우리 모두,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얼마나 롤모델인지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그 나이에 그가 해내는 활약은 정말 놀랍습니다. 남은 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치기를 바랍니다. 그가 이렇게 수준 높은 테니스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전설이 아닌 조코비치와의 경기에 대해 지너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는 수많은 것을 성취했고, 우리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선수이며, 그와 여기서 경기하는 것은 정말 놀랍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코트에 나가기 전에는 긴장감과 앞으로 닥칠 상황을 직감합니다. 저는 항상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코트 위의 모든 상황에 대비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정말 만족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결승전에 대해 지너는 "정말, 정말 힘들 겁니다. 최근 알카라스(스페인 선수가 최근 네 경기에서 승리했음)와의 상대전적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결승전에 오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물론 이 순간들을 즐길 겁니다. 제 선수 생활에서 흔치 않고 특별한 순간들이니까요. 이곳은 저에게 정말 특별한 곳이고, 결승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롤랑가로스
https://www.rolandgarros.com/en-us/article/rg2025-sinner-outfoxes-djokovic-for-first-final-sp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