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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이태준傳' - <돌다리>, <달밤>, <오몽녀>

林 山 2016. 6. 30. 11:30

당대의 문장가 이태준의 단편소설 <돌다리>, <달밤>, <오몽녀> 연극이 되다


연극 '이태준傳' 포스터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시대 조선을 대표하는 두 문장가가 있었으니 산문에는 상허(尙虛) 이태준, 운문에는 지용(芝溶) 정지용이 바로 그들이다. 당대의 두 문장가는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중 월북하면서 우리의 문학사에서 한동안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강원도 철원군에서 태어난 상허는 개화파였던 아버지를 따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으나 부모가 모두 사망하자 고아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1921년 휘문고보에 입학한 상허는 스승 가람 이병기의 지도를 받으면서 선배 정지용, 김영랑과 함께 문학의 길로 들어선다. 1924년 동맹휴학 주모자로 퇴학을 당한 상허는 일본 유학을 떠난다.


1925년 상허는 '조선문단'에 단편 '오몽녀'의 당선으로 드디어 문단에 등단하게 된다. 1927년 일본 도쿄 상지대학(上智大學) 예과에 입학했다가 중퇴하고 조선으로 돌아온 상허는 '개벽'지 기자로 활동하면서 이효석, 김기린, 정지용 등 당대의 문학가들과 구인회를 결성한다. 


상허는 식민지 치하에서 신음하는 조선 백성들의 애환을 서정적인 문체와 치밀한 묘사로 담아낸 단편소설들을 발표했다. 1933년부터 1943년까지는 상허의 연재소설이 실리지 않은 신문이 없을 정도로 필명을 날린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수연산방은 상허가 1933년부터 1946년까지 머물면서 주옥같은 문학작품들을 집필했던 곳이다. 수연산방은 당대 문인들과의 교류의 장소였으며, 단편소설 '달밤'과 '돌다리'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상허는 1946년 월북하면서 한동안 남한에서 한동안 잊혀진 존재가 되고 말았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상허는 김일성 우상화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북한에서도 숙청을 당한다. 남과 북에서 한동안 지워지고 잊혀진 작가 그가 바로 상허 이태준이다.  


소설가 이태준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의 작품을 연극으로 풀어내기 위해 서울 성북구에 기반을 둔 극단 서울괴담과 젊은 연극인들이 힘을 합쳤다. 2016 서울문화재단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연극 '이태준傳'은 극단 서울괴담의 제작으로 2016년 7월 1일부터 7월 4일까지 4일 동안 성북구 돈암동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서울괴담은 이태준의 단편소설을 연극화한 '돌다리', '달밤', '오몽녀'를 순차적으로 무대에 올린다.


첫 번째 공연 '돌다리'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연극으로 진행된다. 미아리고개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시민연극교실'에서 연극을 배운 뒤 시민극단 '미아리고개예술극단'을 창단했다. 연극 '돌다리'는 20분 정도의 짧은 공연으로 원작의 의미와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배우들의 생각이 어우러져 한 편의 연극으로 완성되었다. 


두 번째 공연 '달밤'(연출 유명훈)은 등장인물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고, 대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이태준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 속 옛 성북구의 정취와 분위기를 그대로 무대에 옮겨 놓았다. 등장인물 황수건은 좀 모자란 듯하지만 순박하고 귀여운 면이 있다. 극중에는 이태준의 다른 소설 속 인물도 등장해 재미를 더해 준다. 


연극 '오몽녀' 연습 장면


마지막 작품 이태준의 등단작 '오몽녀'(연출 임형섭)는 등장인물의 욕망과 갈등을 무대 위로 끌어내 펼쳐 보여준다. '오몽녀'는 한국영화의 선구자 나운규의 유작(1937)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소설 속 오몽녀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시골여자인데, 이번 무대에서는 탈춤을 통해서 오몽녀를 색다른 성격으로 승화시켰다. 


연극 '이태준傳' 


공연시간

7월 1일(금) 19:30
7월 2일(토) 17:00
7월 3일(일) 17:00
7월 4일(월) 19:30


공연장소
미아리고개예술극장

서울 성북구 돈암동 51-49(02-927-3413)

문의 : 010-4145-6882(기획홍보 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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