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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Otello(오텔로)

林 山 2017. 10. 25. 09:55

<오텔로(Otello)>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가 1880~1886년에 완성한 4막의 서정적인 오페라다.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비극 '베네치아의 무어인, 오셀로(Othello, The Moor of Venice)'를 바탕으로 아리고 보이토가 원작을 오페라에 맞게 각색하여 이아고의 계략에 초점을 맞춰 대본을 썼다. 초연은 1887년 2월 5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이뤄졌다. 베르디가 작곡한 비극 오페라의 총결산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원작보다 전개 속도가 빨라 극적 긴박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오텔로>는 베르디의 오페라 중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Otello(오텔로)


등장인물은 오텔로(무어인, 베네치아 공화국 장군, 테너), 데스데모나(오텔로의 아내, 소프라노), 이아고(오텔로의 기수, 바리톤), 에밀리아(이아고의 아내, 메조소프라노), 카시오(베네치아의 부관, 테너), 로데리고(베네치아의 신사, 테너), 루도비코(베네치아의 특사, 베이스), 몬타노(키프로스의 전 총독, 베이스) 등이다. 배경은 15세기 키프로스 섬이다. 대본(리브레토)은 아리고 보이토가 썼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Otello(오텔로)


이 극의 배경은 15세기 키프로스 섬이다. 키프로스 섬에 새로운 총독으로 임명된 오텔로는 카시오를 부관으로 임명한다. 부관으로 임명되지 못한 이아고는 불만을 가지고 복수를 하기 위해 계략을 짠다. 오텔로의 부인 데스데모나를 연모하는 로데리고에게 카시오가 연적임을 말하고, 술에 취한 카시오와 싸움을 붙인다. 퇴임한 총독 몬타노가 싸움에 휘말려 카시오에게 상처를 받고 오텔로는 카시오를 파면시킨다. 걱정하는 카시오에게 다가간 이아고는 데스데모나에게 복직을 요청하라고 충고한다. 이아고는 오텔로에게 카시오와 데스데모나가 함께 있는 장면을 보여주어 카시오에 대한 오텔로의 신뢰를 저버리게 한다. 데스데모나는 카시오의 용서를 오텔로에게 청하지만 오텔로는 화를 내며 이를 거부한다. 오텔로의 이마를 닦아 주려다 거부당해 땅에 떨어진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에밀리아가 줍는다. 이아고는 그녀로부터 손수건을 건네받고 오텔로에게 손수건이 카시오에게 있음을 알린다. 오텔로는 데스데모나에게 손수건을 가져다 달라고 하지만, 잃어버린 그녀는 주지 못한다. 이에 그녀의 부정을 비난하지만, 데스데모나는 결백을 주장한다. 이아고는 오텔로가 보는 가운데 카시오에게 숙소에 떨어져 있는 손수건을 보이도록 유도한다. 손수건의 행방을 알게 된 오텔로는 데스데모나의 배신을 확신한다. 오텔로가 고위직책을 받아 베네치아로 가게 됨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질투에 눈 먼 오텔로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데스데모나를 모욕한다. 이아고의 부추김에 침실에 홀로 있는 데스데모나의 목을 졸라 죽이러 오텔로가 들어온다. 동시에 이아고는 로데리고에게 카시오를 살해할 때가 되었음을 알린다. 카시오의 죽음을 알리러 침실에 들어온 에밀리아는 데스데모나의 죽음에 사람들의 도움을 청한 후 이아고의 계략을 폭로한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오텔로는 스스로 가슴을 찔러 자살한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Otello(오텔로)


베르디의 20여 년 동안의 활발한 작곡 활동은 1874년 〈레퀴엠〉 작곡 이후 점차적으로 감소한다. 그리고 베르디는 오페라 〈아이다〉의 성공을 끝으로 작곡 활동을 접고 10여 년 동안 고향 부세토에서 지냈다. 그러한 베르디에게 다시 작곡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이가 출판업자 리코르디였다. 리코르디는 아리고 보이토라는 대본가를 베르디에게 소개해 주었다. 베르디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보이토는 자신이 각색한 <오텔로> 대본을 베르디에게 보여주었다. 이 대본을 접한 베르디는 새로운 영감을 받고 다시 작곡활동을 하게 된다.


아리고 보이토의 대본이 베르디의 마음을 움직였지만, 그 대본이 <오텔로>라는 것도 중요하다. 베르디가 평생 동안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던 작가가 셰익스피어였다. 그렇기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오페라로 작곡하는 것은 베르디에게 중요한 문제였다. 〈오텔로〉를 작곡하기 전까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는 〈맥베스〉 밖에 없을 정도로 신중을 기했다. 이러한 중에 보이토의 대본은 베르디에게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오페라화 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였다.


작품에 대한 베르디의 정열은 대단했다. 작곡가는 수정의 수정을 거침으로써 작품에 대한 신중함을 보였다. 보이토의 대본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하였다. 이렇게 대본과 작곡 모두에 열의를 보이며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6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한 노력으로 베르디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자신의 오페라로 보여준 것이다.


〈오텔로〉는 이전의 베르디 오페라와는 차이가 있다. 베르디는 원래 바그너와는 다른 음악적 노선을 가지고 있었다. 오랜 시간의 칩거 생활에도 음악적 흐름을 잊지 않고 있었던 베르디는 〈오텔로〉에 바그너의 새로운 시도들을 담아냈다. 작품은 관현악 확대, 아리아와 레치타티보 경계의 불분명함, 바그너의 라이트모티브의 흔적 등의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베르디는 바그너의 음악 특징을 단순히 결합시키지는 않았다. 〈오텔로〉에는 여전히 전통 이탈리아 오페라의 2중창, 아름다운 선율의 아리아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렇게 베르디는 과거의 이탈리아 오페라의 특징과 새로운 바그너적 요소를 결합시켜 이탈리아 오페라의 새로운 방향과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오텔로〉에서 테너는 아주 돋보이는 역할이다. 이 역할은 드라마틱 테너로 강함과 동시에 극적인 목소리를 요구한다. 플리시도 도밍고는 “세상의 테너는 오텔로를 부를 수 있는 테너와 그렇지 않은 테너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라고 하며 이 역할의 특별함을 이야기한 바 있다. 오텔로 역에 적합한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는 대가 마리오 델 모나코는 오텔로 역을 “테너가 넘어야 할 장애물 가운데 가장 높은 고비”라고 말할 정도로 역할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확실히 오텔로 역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고음을 노래할 수 있는 가창 실력과 2막과 3막의 오텔로의 급격한 심리를 표현할 수 있는 연기력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 모든 것을 오페라의 마지막까지 끌고 나가는 집중력까지 요구되는 어려운 역이다.


서곡(Overture)



서곡(Overture)


밤의 정적 속으로 소란은 사라지고(Già nella notte densa s'estingue ogni clamor)


 

밤의 정적 속으로 소란은 사라지고(Già nella notte densa s'estingue ogni clamor)



밤의 정적 속으로 소란은 사라지고(Già nella notte densa s'estingue ogni clamor)


1막, 오텔로와 데스데모나의 사랑의 2중창 ‘밤의 정적 속으로 소란은 사라지고(Già nella notte densa s'estingue ogni clamor)’. 이아고의 중상모략에 카시오를 해임시킨 오텔로가 모두를 물리고 홀로 있다. 데스데모나는 오텔로가 걱정되어 나오며, 두 사람은 사랑의 2중창을 부른다. 내용은 어린 시절 전쟁터에서 고생했던 오텔로의 이야기와 이러한 기구한 인생을 가진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데스데모나의 고백이다. 베르디의 2중창 중에서도 아름다운 곡으로 꼽힌다.


나는 잔인한 신을 믿는다(Credo in un Dio crudel)


 

나는 잔인한 신을 믿는다(Credo in un Dio crudel)



나는 잔인한 신을 믿는다(Credo in un Dio crudel)


2막, 이아고의 아리아 ‘나는 잔인한 신을 믿는다(Credo in un Dio crudel)’. 부관 자리에서 해임된 카시오를 위로하며 데스데모나에게 복직을 청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다. 홀로 남은 이아고는 자신의 악마적인 신앙을 노래하는데, 이 노래가 바로 ‘나는 잔인한 신을 믿는다’이다. 내용은 이아고 자신을 만들어낸, 자신의 신을 믿는다는 내용으로 천국을 부정하며 냉소한다. 셰익스피어의 원작보다 대담한 표현으로 이아고의 원색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대리석 같은 하늘에 맹세한다(Sì, pel ciel marmoreo giuro)


 

대리석 같은 하늘에 맹세한다(Sì, pel ciel marmoreo giuro)


2막, 오텔로와 이아고의 2중창 ‘대리석 같은 하늘에 맹세한다(Sì, pel ciel marmoreo giuro)’. 카시오에게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이 있다고 말하는 이아고의 달콤한 속삭임에 분노에 빠진 오텔로가 이아고와 함께 부르는 복수의 2중창이다. 데스데모나가 오텔로에게 카시오의 용서를 청하는 장면에서부터 이어지는 긴장과 갈등이 이 2중창에서 최고조에 이른다. 이 2중창 역시 이아고의 아리아 ‘나는 잔인한 신을 믿는다’ 만큼 셰익스피어 원작 이상의 긴장감을 보인다.



쓸쓸한 들판에서 노래하며 우는.. 아베 마리아(Piangea cantando nell’erma landa.. Ave Maria)



쓸쓸한 들판에서 노래하며 우는.. 아베 마리아(Piangea cantando nell’erma landa.. Ave Maria)


4막, 데스데모나의 아리아 〈버들의 노래〉 ‘쓸쓸한 들판에서 노래하며 우는... 아베 마리아(Piangea cantando nell’erma landa... Ave Maria)’. 오텔로의 의심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데스데모나는 취침 전에 불길함에 사로잡힌다. 데스데모나는 에밀리아에게 그녀 어머니의 시녀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후에 읊조리던 민요 ‘버들의 노래’를 회상하며 들려준다. 영국 민요풍의 ‘버들의 노래’는 아름다운 선율로 데스데모나의 쓸쓸하고 슬픈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버들의 노래’가 끝난 후, 에밀리아는 침실에서 나간다. 홀로 남은 데스데모나는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드리는데, 아름다운 낭송풍의 선율이 특징인 ‘아베 마리아’를 이어 부른다.



나를 두려워 마라(Niun mi tema)


나를 두려워 마라(Niun mi tema)


 

나를 두려워 마라(Niun mi tema)


4막, 오텔로의 아리아 〈오텔로의 죽음〉 ‘나를 두려워 마라(Niun mi tema)’. 오텔로는 잠든 데스데모나의 침실에 찾아와 그녀에게 마지막 키스를 한다. 그리고는 데스데모나의 애원에도 그녀의 목을 조른다. 곧 이어 들어온 에밀리아에게 자신이 그녀를 죽였음을 말하지만, 로데리고가 죽기 직전 이아고의 계략을 고백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 이아고의 모든 계략을 알게 된 오텔로가 숨겨 두었던 단검으로 가슴을 찌르며 부르는 최후의 아리아이다. 마지막 힘을 다해 죽은 데스데모나에게 다가가며 “다시 한 번 그녀에게 입맞추고 싶소”라고 노래하는 장면에서 오텔로의 처절한 슬픔을 느낄 수 있다.(클래식 백과)


2017.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