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스트 무소륵스키(Modest Petrovich Mussorgsky, 1839~1881)는 러시아 프스코프 주에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서 피아노를 배웠다. 무소륵스키는 발라키레프로부터 작곡을 배우고 국민악파 5인조의 일원으로 활약하였다. 그는 여러 편의 피아노곡과 교향곡, 오페라, 가곡 등을 작곡하였다. 특히 그는 러시아 고유의 선법(旋法)과 대담한 화성(和聲), 변칙적인 리듬 등을 구사하여 근대 인상파 음악의 선구자가 됨으로써 드뷔시 등 많은 근대 음악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푸시킨의 희곡을 작곡한 '보리스 고두노프(Boris Godunov)'(1874)는 음악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며, 피아노곡과 가곡으로 '어린이의 방'(1868∼1872), '죽음의 노래와 춤'(1875∼1877), '전람회의 그림'(1874) 등이 있다.
무소륵스키(Modest Mussorgsky) - Boris Godunov , Борис Годунов(보리스 고두노프)
Boris - Yevgeny Nesterenko, Grigory ( False Dmitry ) - Vladislav Piavko
Marina - Irina Arkhipova, Pimen - Valery Yaroslavtsev, Varlaam - Artur Eisen (Eizen)
Shuisky - Andrei Sokolov, Missail - Vitali Vlassov, Fyodor - Glafira Koroleva
Xenia - Galina Kalinina, Hostess - Larissa Nikitina, Simpleton - Alexei Maslennikov
Conductor - Boris Khaikin, Orchestra - Bolshoi Theatre, Chorus - Bolshoi Theatre
<보리스 고두노프(Borís Godunóv)>는 모데스트 무소륵스키(Modest Mussorgsky, 1839~1881)가 1868~1869년에 완성해서 1872년 개정한 4막의 오페라다. 초연은 1874년에 이뤄졌다. 러시아 민족주의 음악을 이끌었던 러시아 5인조의 음악적 성과 중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무소륵스키의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는 그 강렬한 민속적 색채와 독창적인 시도를 통해 러시아 특유의 사실주의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무소륵스키(Modest Mussorgsky) - Boris Godunov , Борис Годунов(보리스 고두노프)
Мариинский театр(마린스키극장) Санкт-Петербург(상트페테르부르크)
등장인물은 보리스 고두노프(차르, 베이스 혹은 바리톤), 페오도르(보리스의 아들, 메조소프라노), 크세니아(보리스의 딸, 소프라노), 크세니아의 유모(콘트랄토), 그리고리(황태자 디미트리를 사칭함, 테너), 안드레이 첼카로프(의회서기, 바리톤), 피멘(수도사이자 연대기 작가, 베이스), 마리아나 무니세크(그리고리의 약혼녀, 메조소프라노 혹은 소프라노), 슈이스키(보리스의 고문, 테너), 여관 여주인(메조소프라노), 경찰관(베이스), 바보(테너), 바를람(수도사, 베이스), 미사일(수도사, 테너) 등이다. 대본(리브레토)은 무소륵스키와 알렉산더 푸시킨이 썼다.
무소륵스키(Modest Mussorgsky) - Boris Godunov , Борис Годунов(보리스 고두노프)
René Pape(르네 파페), Conductor - Marko Letonja, Director - Yannis Kokkos, 2016
시대를 앞서간 천재성. 이 작품이 발표된 당시의 유럽 청중에게 이 음악은 너무 거칠고 난해한 것이어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이 작품이 서유럽 청중에게 수용될 수 있었던 것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련된 편곡이 큰 역할을 했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보리스 고두노프〉는 림스키 코르사코프를 필두로 한 여러 작곡가들의 편곡 버전으로 연주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무소륵스키 특유의 거칠고 원시적인 원곡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보리스 고두노프〉의 혁신성은 당대 러시아 음악계를 주도하던 보수주의자들에게도 불편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작품이 초연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무소륵스키는 자신이 직접 쓴 대본을 1870년 검열당국에 제출하고 악보를 왕립극장에 제출함으로써 상트페테르부르크 극장에서의 초연을 요청했다. 그러나 왕립극장 측은 극중에 여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공연을 불허한다.
무소륵스키(Modest Mussorgsky) - Boris Godunov , Борис Годунов(보리스 고두노프)
Mariinsky Theatre 2012
Musical Director: Valery Gergiev, Stage Director: Graham Vick
Production Designer: Stuart Nunn, Lighting Designer: Giuseppe di Iorio
Principal Chorus Master: Andrei Petrenko, Musical Preparation: Irina Soboleva
Children’s Chorus Master: Dmitry Ralko
무소륵스키의 동료들 역시 이 작품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발라키레프와 큐이는 음악적 가치를 폄하했고, 림스키 코르사코프 역시 음악을 수정할 것을 충고했다. 결국 무소륵스키는 1871년에 작품을 개정하여, 여주인공 역할인 마리나를 등장시키고 다른 여성 역할들의 비중을 확대하였다. 무소륵스키에게 이 작품의 원작인 푸시킨의 작품을 소개했던 글린카의 누이 류드밀라 세스타코바의 주선으로 극중 일부가 1873년 마린스키 극장에서 공연되었고, 이 공연은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성공을 발판으로 마침내 1874년 초연이 이루어졌을 때 극장이 매진사례를 이루었고, 공연이 끝난 뒤 20차례나 커튼콜을 받으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초연 이후 거리 곳곳에서는 극중의 합창 선율들이 울려 퍼질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무소륵스키 생전에 21회나 공연이 이루어졌다. 이 성공적인 초연무대는 이후의 공연에 있어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 우선 무대는 1870년에 공연되었던 푸시킨의 연극무대를 그대로 사용하였는데, 무대장치와 의상의 정확한 고증이 초연 이후에도 이어졌다. 또한 사실주의적인 연출과 외치는 듯한 신경질적인 창법 역시 이후로도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주의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초연 이후 보수적 음악가들은 혼란스럽고 불협화적이라는 비난을 퍼부었으며, 차이콥스키는 “무소륵스키의 음악은 내게 악마를 보냈다”라며 비판했다. 게다가 왕정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으로 인해 왕실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왕정에 대한 풍자와 민중의 힘. 이는 오페라의 대본이 바탕을 두고 있는 푸시킨의 원작이 담고 있는 풍자와 비판적 내용 때문이기도 했다. 푸시킨의 원작은 셰익스피어의 시대극을 모델로 하여 16세기 러시아 왕조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1831년에 출판되었지만 푸시킨이 사망한 이후인 1866년까지 30년 가까이 상연이 금지되었고 몇몇 부분을 삭제한 뒤에야 상연이 허가될 만큼 왕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러시아 왕조는 1837년에 발표한 칙령을 통해 무대에서 차르를 다루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다. 이 칙령이 1872년에 이르러서야 개정됨으로써 로마노프 왕조에 한해 극화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다. 무소륵스키가 이 불온한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은 1868년으로, 류드밀라 세스타코바가 선물한 판본은 이미 많은 부분이 삭제된 상태였다. 그는 스스로 대본을 쓰기로 결심하고, 푸시킨의 대사가 가진 비판정신을 살리면서도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사실주의적 음악에 적합한 대사를 써내려갔다. 작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지만, 아직 1837년의 칙령이 유지되던 상황이었기에 좌절을 겪기도 했다. 마침내 칙령이 개정되고, 무소륵스키는 의욕적으로 작품을 완성하였다. 이 작품에는 이전에 착수했다가 포기했던 두 오페라의 상반된 성격, 즉 〈유디트〉의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양식과 〈결혼〉의 현대적이고 사실주의적인 양식이 성공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특히 차르의 심리적 불안을 그리면서도 민중을 중심으로 한 역사극이라는 점에서 더없이 혁신적인 정신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하여 〈보리스 고두노프〉는 이 작품을 혹평했던 차이콥스키의 〈에프게니 오네긴〉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며 역사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왕위에 대한 야망으로 저지르게 된 죄의 회개. 서막은 모스크바의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다. 이반 뇌제의 아들인 페오도르 1세가 타계한 뒤, 민중들은 왕비의 오빠인 보리스 고두노프에게 왕위에 오를 것을 탄원한다. 그러나 이반 뇌제의 막내아들 드미트리를 암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보리스는 이 탄원을 거절하고 수도원에 칩거 중이다. 결국 즉위를 수락한 보리스는 크레믈린 광장에서 대관식을 거행하고, 민중들은 기쁨의 합창을 부른다.
5년이 지난 1603년, 추도프의 수도원에서 수도사 피멘이 연대기를 쓰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곁에 있던 젊은 수도사 그리고리는 보리스가 드미트리의 암살을 교사했고 드미트리가 살아있다면 그리고리와 같은 나이일 것이라는 이야기에 놀란다. 장면이 바뀌어 드미트리를 사칭하던 그리고리가 국경의 한 여관에서 파계한 수도사 바를람의 노래를 듣고 있다. 이 때 경찰이 검문을 하고 자신을 찾고 있음을 알아챈 그리고리는 도망친다.
크레믈린 궁전에서 죽은 약혼자를 그리워하며 울고 있는 보리스의 딸 크세니아를 위로하며 유모와 남동생이 익살스러운 노래를 부른다. 보리스 역시 딸을 위로하려 하는데, 슈이스키가 등장해 드미트리를 사칭하는 자가 폴란드와 손을 잡고 모스크바를 공격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보리스는 드미트리의 환영을 보며 죄책감에 몸부림치면서 광란의 장면을 연출한다.
폴란드의 성에서 귀족의 딸 마리아나에게 그리고리가 열정적으로 사랑을 속삭인다. 마리아나는 그리고리를 부추겨 러시아 황제의 자리를 차지할 계획을 세우고, 그리고리는 마침내 출정을 결심하며 사랑의 2중창을 부른다.
노브고로드의 숲에서 바를람과 미사일이 보리스를 타도하자며 민중을 선동하고, 크레믈린 궁에서는 반란군에 대한 대책을 의논한다. 이 때 착란상태의 보리스가 등장하고 수도사 피멘이 드미트리 왕자의 이야기를 하며 보리스의 죄책감을 자극한다. 보리스는 마침내 깊은 참회의 기도를 하며 아들 페오도르에게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대관식 합창!’(Coronation Scene-Slava! Slava! Slava)
The Bolshoi theater. Moscow.
Boris - Evgeniy Nesterenko. Cond. B.Khaykin
대관식 합창!’(Coronation Scene-Slava! Slava! Slava)
Chorus of the National Orchestra of Sofia, Conductor: André Cluytens
Orchestre de la Société du Conservatoire de Paris, Paris, 1962
서막, ‘대관식 합창!’(Coronation Scene-Slava! Slava! Slava). 즉위를 수락한 보리스의 대관식에서 부르는 합창이다.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불안감을 자아내는 서주가 시작된다. 마침내 금관의 팡파르와 함께 사제의 선언을 시작으로 장엄한 경배의 합창이 울려 퍼진다. 민중들의 합창과 사제들의 합창이 교차되는 가운데 차르가 등장하고 웅장한 금관의 팡파르와 합창이 어우러지며 환희의 장면을 자아낸다. 민중들의 환호에 화답하듯 보리스는 엄숙하고 경건한 기도의 노래를 부른다. 묵직한 보리스의 음성과 저음의 금관이 어우러져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다시 민중들의 합창이 힘차게 울려 퍼지며 종소리와 팡파르가 어우러지면서 화려하게 서막이 마무리된다.
보리스의 죽음’(Death of Boris)
Boris Christoff(보리스 크리스토프), Nicola Moscona(Pimen, 니콜라 모스코나)
보리스의 죽음’(Death of Boris)
Nikita Storojev(Boris, 니키타 스토로예프), Debrecen Opera, Hungary, May 2010
보리스의 죽음’(Death of Boris)
Bulgarian bass Orlin Anastassov(오를린 아나스타소프), Conductor - Luciano di Martino
보리스의 죽음’(Death of Boris)
Boris Christoff, Lugano Concert, 1976
4막 ‘보리스의 죽음’(Death of Boris). 보리스가 숨을 거두기 전 부르는 노래로, 아들인 페오도르에게 이별을 고하며 아들에 대한 사랑과 왕국의 미래에 대한 당부를 담고 있다. 통치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가르치는 가사는, 비록 드미트리를 암살하고 왕위에 올랐으나 백성을 사랑하고 올바른 통치를 하려 했던 보리스의 본 모습이 절절히 담겨 있다. 신에게 자신의 죄를 참회하며 심약한 아들을 지켜주기를 간구하는 간절한 기도의 선율이 깊은 울림을 준다. 마침내 종소리와 함께 합창이 울려 퍼지며 보리스는 죽음을 맞이한다.(클래식 백과)
베스트 아리아 - I have attained great power(나는 위대한 권력을 차지했다)(B)
Feodor Chaliapin(표도르 샬리아핀)
2017.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