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원의 밤(Noches en los jardines de España, Nights in the Gardens of Spain)>은 마누엘 데 파야(Manuel De Falla, 1876~1946)가 1909년~1916년에 완성한 3악장의 기악곡이다. 초연은 1916년 4월 9일 마드리드에서 호세 쿠빌레스의 피아노 연주로 이뤄졌다. 악기 편성은 피아노, 플루트 3, 피콜로,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심벌즈, 트라이앵글, 첼레스타, 하프, 현악기로 되어 있다.
마누엘 데 파야(Manuel de Falla) - Nights in the Gardens of Spain(스페인 정원의 밤)
Cologne Philharmonic Hall on the occasion of the MusikTriennale Köln, 1997
Daniel Barenboim piano. Chicago Symphony Orchestra. Plácido Domingo - conductor
스페인 음악의 거장 마누엘 데 파야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스페인 정원의 밤〉은 남부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정취를 다채로운 표정으로 담아낸 그의 대표작이다. 17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공들여 완성한 이 섬세하고 눈부신 음악은 파야의 작품 중 가장 인상주의적인 색채를 강하게 띤 작품으로, 알베니스와 그라나도스의 뒤를 이어 스페인 음악의 아름다움을 최고조로 이끌어낸 수작으로 손꼽힌다.
마누엘 데 파야(Manuel de Falla) - Nights in the Gardens of Spain(스페인 정원의 밤)
Rockbridge Symphony Orchestra. Mark Taylor, conductor
Jonathan Chapman Cook, pianist. February 28th, 2015
어린 시절 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고 음악에 심취했던 파야는 스페인 민족음악의 선구자인 펠리페 페드릴에게 작곡을 배우면서 스페인 음악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된다. 1907년 파리로 유학을 떠난 그는 라벨, 드뷔시, 뒤카스, 알베니스 등과 교류하면서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통해 폭넓은 음악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또한 스페인 출신 피아니스트 리카르도 비녜스와도 친밀한 관계였는데, 그를 위해 독주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 모음집을 작곡하기로 결심하고 이 작품에 착수하게 되었다. 비녜스는 파야에게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때 그의 음악적 아이디어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제안하였고, 파야는 ‘교향적 인상’이라는 부제를 붙이고 스페인의 정취를 가득 담은 이 작품의 작곡에 매진하였다. 1909년에 시작한 작업은 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인해 1914년 스페인으로 귀국할 때까지도 완성되지 못했고, 고국으로 돌아간 뒤 1916년에야 비로소 기나긴 장정을 끝낼 수 있었다.
스페인 각지의 민요와 춤곡을 재해석하여 스페인 음악의 정수를 담아낸 이 작품은 1916년 초연 이후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 작품을 헌정 받은 비녜스는 초연무대에는 서지 않았지만 얼마 뒤 성공적으로 이 작품을 연주했고, 이 연주회에 참석했던 아르투르 루빈슈타인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스페인 정원의 밤〉을 연주함으로써 아르헨티나에 파야 음악의 매력을 알렸다. 파야에게 매료된 부에노스아이레스 청중들은 그를 열렬히 환호했고, 이후 아르헨티나는 파야에게 제2의 고향이 되었다.
마누엘 데 파야(Manuel de Falla) - Nights in the Gardens of Spain(스페인 정원의 밤)
Ilona Turchaninova piano. Vyacheslav Redya conductor.
Zaporozhye Symphony Orchestra
파야는 이 작품에 자신이 지닌 모든 음악적 자산을 고스란히 쏟아 부었다. 파리에서 경험한 프랑스 인상주의의 어법은 물론,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의 원시적인 열정,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음악적 기법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뿐만 아니라, 안달루시아 출신 아버지와 카탈루냐 출신 어머니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친숙했던 두 지역의 민속음악과 선배 작곡가인 알베니스와 그라나도스의 현란한 색채감이 파야 자신의 독특한 어법으로 재해석되어 더없이 다채로운 스페인의 풍경을 펼쳐낸다.
형식적으로는 전통적인 협주곡 형식의 3악장 구성을 따르고 있지만, 현대적인 기교와 인상주의적 어법, 혁신적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타와 캐스터네츠 등 스페인 악기를 모방한 음형들을 사용한 섬세한 피아노 기법은 아르페지오와 트릴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원근감과 입체감을 만들어낸다. 물결치는 듯한 몽환적인 음향의 오케스트라는 이 독창적인 피아노의 음색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남부 스페인의 정서를 더없이 아름답게 묘사한다. 무어인과 유대인, 집시들의 다양한 민족성이 혼합된 안달루시아의 독특한 특징처럼, 파야의 〈스페인 정원의 밤〉은 아라베스크를 연상시키는 몽환적인 느낌과 격정적인 정열, 고딕적인 예스러움과 찬란한 남부의 풍경을 다양한 표정으로 그려낸다. 파야 특유의 견고한 구성과 다채로운 리듬, 강렬하게 빛나는 음색이 스페인 음악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1곡 ‘헤네랄리페에서’(En el Generalife, In the Generalife)
Josep Colom. Ensemble Symphonique Neuchâtel. Alexander Mayer. 12/15 2012
1곡 ‘헤네랄리페에서’(En el Generalife, In the Generalife)
Alicia de Larrocha ·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 Rafael Frühbeck de Burgos
1곡 ‘헤네랄리페에서’(En el Generalife, In the Generalife). 알함브라 궁의 여름별장인 헤네랄리페는 크고 작은 연못과 분수가 아랍 특유의 균형미와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이루고 있어 ‘낙원의 정원’이라고 불린다. 오케스트라가 화려한 밤의 풍경을 그리면서 음악을 시작하면, 술 폰티첼로로 연주하는 현악성부가 마법의 세계 같은 환상적인 음향을 만들어낸다. 라벨과 드뷔시를 연상시키는 몽환적이고 투명한 음향들이 이어지면서 아름다운 물방울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더없이 매력적인 피아노 독주는 우아하면서도 고혹적인 정원의 밤풍경을 관능적으로 그려낸다.
2곡 ‘먼 옛날의 무곡’(Danza lejana, Distant Dance)
Josep Colom. Ensemble Symphonique Neuchâtel. Alexander Mayer. 12/15 2012
2곡 ‘먼 옛날의 무곡’(Danza lejana, Distant Dance)
Alicia de Larrocha ·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 Rafael Frühbeck de Burgos
2곡 ‘먼 옛날의 무곡’(Danza lejana, Distant Dance). 두 번째 악장에서 파야가 선보이는 이국적인 춤곡은 다양한 트릴과 이국적인 리듬의 피아노가 중심을 이루면서 옛 시절의 무어인들의 춤을 회상하게 한다. 앞선 ‘헤네랄리페에서’보다 빠른 템포로 이루어져 있지만, 더없이 우아하고 고혹적으로 진행되는 춤의 향연은 옛 시절의 풍경을 현재의 시점으로 옮겨놓은 듯 생생하게 보여준다.
3곡 ‘코르도바의 시에라 정원에서’
En los jardines de la Sierra de Córdoba, In the Gardens of the Sierra de Córdoba
State Philharmonic of Kiev. Mykola Diadiura, conducter
3곡 ‘코르도바의 시에라 정원에서’
En los jardines de la Sierra de Córdoba, In the Gardens of the Sierra de Córdoba
Alicia de Larrocha ·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 Rafael Frühbeck de Burgos
3곡 ‘코르도바의 시에라 정원에서’(En los jardines de la Sierra de Córdoba, In the Gardens of the Sierra de Córdoba). 활기 넘치는 집시들의 춤과 노래를 그려내며 성체축일의 흥겨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는 이 마지막 악장은, 집시의 춤곡인 삼브라를 교묘하게 활용하고 있다. 현란한 피아노의 글리산도와 격정적인 리듬, 강렬한 오케스트라가 눈부신 음색의 향연을 펼친다. 앞선 두 악장에서 타악기를 최대한 배제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악장에서는 다양한 타악기들이 십분 활용되면서 축제의 열기를 한껏 고조시키면서 화려하게 곡을 마무리한다.(클래식 백과)
2017.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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