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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Erwartung(기대)

林 山 2018. 2. 24. 09:19

<기대(Erwartung Op. 17)>은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1951)가 1909년에 완성한 4악장 구성의 모노드라마다. 초연은 1924년 6월 6일 프라하 신도이치 극장에서 쳄린스키의 지휘와 마리 구트하일 쇼더의 노래로 이뤄졌다. 가사는 마리 파펜하임(Marie Pappenheim, 1882~1966)이 썼다. 〈기대〉는 쇤베르크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표현주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때때로 벨라 바르토크의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과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Erwartung(기대)

A Madame : Charlotte Leitner. The Central Europa Chamber Orchestra

Director and Production Designer : Anna Etsuko Tsuri


편성은 여자(소프라노), 피콜로, 플루트 3(3번 피콜로와 겸함), 오보에 3, 잉글리시 호른(오보에와 겸함), D조 클라리넷, B♭조 클라리넷, A조 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바순 3, 콘트라바순,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4, 베이스 튜바, 큰북, 작은 북, 심벌즈, 탐탐, 트라이앵글, 글로켄슈필, 첼레스타, 하프, 현으로 되어 있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Erwartung(기대)

Chamber ensemble 'New music in Ukraine'

Farida Mamedova (soprano, Azerbaijan)

Volodymyr Runchak (conductor) 


쇤베르크의 초기 무조음악을 흔히 ‘표현주의 음악’이라고 한다. 표현주의는 미술사조에서 유래한 말로, 사실적 묘사가 아닌 인간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자아 분석적인 작품들을 말한다. 곧 이 표현주의는 문학, 연극, 음악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1910년경부터 약 15년 동안 독일을 중심으로 전개된 예술사조 전반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쇤베르크의 모노드라마 〈기대〉는 사람의 내면의 심리를 묘사한 작품으로, 음악은 가사의 심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 당시 쇤베르크의 음악관은 '음악은 음악 외적인 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작곡자의 내면세계를 직접 전달하는 것'이었는데, 그의 음악관이 잘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Erwartung(기대)

Anja Silja(안야 질랴), 1979


마리 파펜하임의 대본은 한 여인의 심리가 여과 없이 표출되는 표현주의의 사조를 그대로 담고 있다. 살해된 연인을 발견한 여인의 망상과 착란,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극한의 심리 상태에 놓인 여인의 내면이 묘사되어 있다.


숲 속에서 한 여인이 자신을 배신한 연인을 찾고 있다. 어두운 밤, 여인은 무엇인가에 발이 걸려 넘어질 뻔 한다. 다행히 이것은 나무 기둥이다. 계속 연인을 찾아 헤매던 중, 그녀는 마침내 한구의 시체를 발견한다. 바로 그녀 연인의 시체다. 그녀는 도움을 요청하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그녀는 곧 착란 속에서 현실과 과거의 구별이 희미해지며 두서없이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다가, 연인을 의심하고 연적에게 질투하는 등의 격렬한 감정을 표출한다. 감정의 기복을 여러 번 드러낸 후 그녀는 과거 연인과의 사랑을 떠올리며 밤을 정처 없이 헤맨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Erwartung(기대)

Helga Pilarczyk, soprano. Nordwestdeutsche Philharmonie

Hermann Scherchen, conductor


착란에 빠진 한 여인의 심리상태가 묘사된 모노드라마 〈기대〉는 흔히, 거의 유일하게 합리적인 분석이 불가능한 작품으로 평가한다. 작곡은 단 17일 만에 피아노 악보를 만들 정도로 빨리 작곡되었다. 이는 한 여인이 회상하는 과거 수많은 기억들의 단편, 착란, 병적일 정도의 극단적인 흥분상태 등이 어떠한 여과나 통제 없이 음악으로 그대로 표현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음악에서는 짧은 선율형이 간헐적으로 반복되고 주제의 전개와 재현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에 짧은 동기가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새롭게 제시된다. ‘무(無)주제적’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래서 필립 프라이드하임은 이 작품을 ‘주제가 없는 단지 길기만 한 작품’으로 묘사하는 반면, 음악학자 찰스 로젠(Charles Rose, 1927~2012)은, 이 작품에 대해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모더니즘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하였다.(클래식 백과)


2017.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