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그동안 구독하던 영국의 공영방송 BBC를 중단하고 알자지라(Al Jazeera) 영문판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귀를 유럽, 기독교 문명권에서 아랍, 이슬람 문명권으로 바꾼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다.
알자지라(Al Jazeera)는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세워진 아랍어와 영어의 텔레비전 방송사다. 자타가 공인하는 아랍권 대표 방송사다. 알자지라는 아랍어로 '섬, (아라비아) 반도'를 뜻한다. 알자지라는 알타니 왕가가 투자한 알자지라 미디어 네트워크가 소유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1996년 카타르 국왕이 시청자 전화 참여 프로그램 등 반대 의견도 방송할 목적으로 설립했다. 하지만, 이는 바레인, 이라크,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페르시아 만 국가들 사이에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알자지라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2001년 9.11 테러 당시 오사마 빈 라덴 등 알카에다 지도부와의 인터뷰, 미군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학살과 학대 행위를 보도하면서부터다. 현재는 중동의 CNN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한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임시 정부는 알자지라 방송을 중단한 적이 있다.
첫날부터 BBC와 알자지라가 한국의 대표적인 뉴스 통신사 연합뉴스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미묘한 차이를 느꼈다. BBC는 보통 연합뉴스에 대해 '남한의 연합뉴스(South Korea’s Yonhap News)'라고 칭했다. 중립적인 표현이지만, 뉴스 생산 주체를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반면에 알자지라는 명확하게 '남한의 관영(官營) 연합 뉴스(South Korea’s official Yonhap News Agency)'라고 지칭했다.
'오피셜 에이전시(Official Agency)'는 '국영 또는 관영(government management, nationalization) 기관'이란 뜻이다. 따라서 연합뉴스는 정부에서 운영하고 통제하는 매체(媒體, media)라는 말이다.
관영 또는 국영 매체는 그 성격상 정부의 견해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알자지라가 '관영'이라고 운영 주체를 명기한 것은 연합뉴스가 공급하는 뉴스에 대해 남한 정부의 견해나 입김이 반영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뉴스에서 매체를 인용 보도할 때 극좌파, 좌파, 중도좌파, 중도, 중도우파, 우파, 극우파 등 매체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명확하게 밝혀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민영, 반관영, 국영(관영), 공영 등 운영 주체를 친절하게 명시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뉴스 소비자들은 매체의 정치적 스펙트럼과 운영 주체를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뉴스를 누가 생산하는가를 아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관영 연합뉴스는 1980년 12월 군사반란 수괴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의 언론 강제 통폐합 시기에 당시 양대 통신사였던 합동통신(合同通信)과 동양통신(東洋通信)을 통합하고, 시사통신을 비롯한 군소 통신사를 흡수해 연합통신(聯合通信)으로 출범했다. 연합통신은 김영삼 정권 때인 1995년 3월 1일 보도전문채널 YTN을 개국했다.
연합통신은 김대중 정권 때인 1998년 12월 19일 연합뉴스로 이름을 바꿨다. 연합뉴스는 1999년 김대중 정권 때 내외통신을 흡수합병했다. 내외통신은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매체로 사실상 안기부가 운영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관련 뉴스를 독점 공급한 매체가 바로 내외통신이었다. 이명박 정권 때인 2011년 12월 1일 연합뉴스는 보도전문채널 뉴스 Y를 개국했다. 뉴스 Y는 박근혜 정권 때인 2015년 1월 5일 채널명을 연합뉴스TV로 변경했다.
연합뉴스의 지분은 뉴스통신진흥회가 30.77%, KBS가 27.77%, MBC가 22.30%, 그 외 주주가 19.16%를 소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뉴스통신진흥회는 노무현 정권 때인 2005년 11월 4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비영리특수법인이다. 알자지라가 '남한의 관영 연합뉴스'란 지칭은 정확하고 올바른 것이다.
누구의 눈과 귀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경직된 사회에서는 더 그렇다. 뉴스 생산자의 노예나 앵무새가 되지 않으려면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2023. 2. 13.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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