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일야살충제곡(是日也殺蟲劑哭)
어부나 농부나 고달프긴 마찬가지니까 한마디해야겠다.
예를 들자. 동네에 돈사가 들어섰는데 외지 사람. 하필 마을 꼭대기라 냄새도 냄새려니와 비만 오면 돼지 똥오줌이 저수지로 흘러든다. 저 물로 밥해 먹고 논물 대고 고추밭에 물 주는데 돈사 주인은 검사 해보니 이상없다며 수질 검사서를 내민다. 괜찮다니 무지랭이들은 할 말이 없어 군수를 찾았는데 군수가 돈사 주인 편을 든다.
-검사가 괘안타 나오잖니껴. 과학적으루다가.
-냄새는 우짜고요?
-돈사 주인이 냄새는 최대한 안나도록 노력한다니 믿어보시소.
지금 나라꼴이 이렇다.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지는 못할 망정 유해하지 않다는 영상을 대통령실에서 만든다. 오염수가 몸에 좋은지 나쁜지는 의사나 병리학자, 보건관계자가 나와서 설명해야지 왜 원자력공학 교수가 나와서 떠드나. 바다에 기대어 먹고 사는 사람에 대한 대책이란 게 군대 급식에 수산물을 늘리겠다 정도.
나라가 미쳐서 나도 미쳐야 정상인데 평소 미칠까봐 뉴스를 끊고 살았더니 대통령이 뒤통수를 후려갈기네. 정말 견딜 수 없는 건 한국민으로서의 자긍심에 돼지똥이 묻은 느낌. 사는 내내 겪었던 AFKN, 워크맨에 대한 문화적 열등감이 이제야 겨우 극복되었나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한국민인 게 쪽팔린다.
BTS가, 블핑이, K치킨이, 웹툰이, 오징어게임이 하다못해 호미며 엉덩이방석이 세워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어깨뽕이 저 대통령과 정부 덕분에 쪽팔림으로 바뀌었다. 말이라도 해봤어야지. 오염수를 방류하지 말라고. 시늉이라도 했어야지. 우물에다 독을 타지 말라고. 그런데 몸에 이상없으니 괜찮단다. 그걸 언론들은 옳다구나 받아쓰고.
못해도 이렇게까지 못할 줄은 몰랐다. 박근혜에게 최순실이라도 있었던 게 감사할 지경. 근데 지금 윤대통령 옆에는 권력에 눈 먼 김문수 같은 자들이거나 검사거나 천공. 아차, 김여사가 있구나. 정확하게는 김건희 옆의 윤석열이겠지만.
다 말아먹어도 좋아. 외교는 진작 말아먹었고 경제는 적자 신기록이고 국방은 항명죄를 씌우는 중이고 과학예산은 삭감하고 방송장악에만 열을 올려도 좋아. 나중에 복구하면 되니까. 그런데 말이야, 상처난 자존심은 회복이 쉽지 않단 말이지. 웨얼아유프롬 했을 때 프롬 싸우스코리아를 어깨 으쓱하며 말하고 싶었던 중년의 찌질한 희망까지는 말아먹지 말아줘. 하는 꼬라지 봐서는 그 희망조차 다 말아먹을 것 같지만.
그래서 못알아먹겠지만 그래도 나는 저 노린재똥같은 새끼들과는 달리 할 말은 해야겠어. 그만하고 내려와. 안내려오겠지만 그래도 나는 저 진딧물똥같은 새끼들에게 말해야겠어. 그만하고 내려와 . 안내려오면 당연히 살충제를 들고 광화문으로 갈거야. 그러니 이 친일매국노린재야. 얼른 내려와. 얼른.
글쓴이 변우경 경북 봉화 산골짝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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