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이가 슈피온텍(22세, 폴란드, 세계 1위)이 3회전에 진출하며 롤랑 가로스 연속 제패를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이가는 5월 30일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2회전에서 그랜드 슬램 4회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 26세, 일본, 세계 랭킹 134위)를 2시간 57분만에 2-1[7-6(1), 1-6, 7-5]로 힘겹게 물리쳤다.
두 선수는 전,현 챔피언답게 1세트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오사카는 7번째 게임까지 게임 스코어 3-4로 뒤지다가 막판 추격에 나서 5-5 타이를 이룬 뒤 11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6-5로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어 이가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6-6,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는 이가의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이가는 상대를 1점에 묶어놓은 채 7점을 따내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는 전성기 시절의 경기력을 발휘한 오사카의 독무대였다. 오사카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을 3개나 브레이크, 2세트를 6-1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에서 오사카는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게임 스코어 4-1에 이어 5-2까지 앞서나갔다. 이가는 역시 디펜딩 챔피언다웠다. 추격에 나선 이가는 4게임을 내리 따내 6-5로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어 이가는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지켜 3세트를 7-5로 따내고 3회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이가는 롤랑 가로스에서 생애 첫 세트를 따낸 이후 27승 0패, 파리 슬램에서 종합 30승 2패를 기록했다. 이가는 현재 롤랑 가로스에서 16연승을 달리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이가는 코트 인터뷰에서 "확실히 이번 경기는 정말 치열했다. 2회전 경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렬했다. 나오미는 정말 유연한 손으로 놀라운 테니스를 쳤다. 아마도 그녀는 조만간 클레이 코트 전문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사카는 클레이 코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이 일본의 수퍼스타는 클레이 코트 부문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고, 26승 20패의 종합 기록을 갖고 이 대회에 참가했다.
오사카는 클레이 부문에서 상위 10위권을 상대로 5전 전패를 기록했지만, 이번 여름 하드 코트 시즌에 다가올 일들의 예고편이 될 수 있는 놀라운 경기력을 발휘했다. 시즌 대부분 최고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오사카는 출산 휴가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했으며 진정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오사카는 1위 선수들을 상대로 2승 4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녀의 마지막 승리는 2019년 베이징에서 애슐리 바티를 상대로 한 것이다. 테니스 채널의 린지 데이븐포트는 경기 해설에서 "이 정도 수준은 메이저 우승을 하기에 충분하다. 내가 본 메이저 대회 중 최고 수준의 2회전 경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도중 일부 관중들은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피워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가는 소음을 낸 롤랑 가로스 관중을 질책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녀는 프랑스 팬들에게 "가끔 큰 압박감을 느끼며 경기하는 도중에 무언가 소리를 지르면 주의가 산만해지고 집중하기가 어렵다. 이것은 우리에게 심각한 일이고 때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리는 상금이 큰 경기에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뛰고 있다. 경기 전에는 응원할 수 있지만 경기 도중에는 멈춰야 한다. 나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항상 여기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계속해서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온화한 매너로 유명하고, 마이크 앞에서 좀처럼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이가의 놀라운 반응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한 시간 남짓 뒤에 그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좀 더 화해적인 어조를 채택했고 자신이 이 발언으로 인해 주목을 받고 싶지 않다고 농담했다. 이어 이가는 "좋은 결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고 웃으면서 "그러나 나는 그들이 나를 인간으로 대해주고 우리가 그것에 대해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가의 발언은 롤랑 가로스 팬들의 행동을 다시 한번 조사하게 만들었다. 화요일, 벨기에의 다비드 고팽은 홈 선수인 지오바니 음페치 페리카르와의 경기에서 프랑스 응원단이 자신에게 껌을 뱉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가-오사카의 경기 분위기는 결코 뜨거웠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더 큰 문제는 WTA 투어의 가장 뛰어난 두 스타 사이의 수준 높고 흥미진진한 경기가 벌어진 메인 스타디움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 왜 그렇게 많은 빈 자리가 많았는지인 것 같다.
메인 쇼 코트에서 주간 세션 세 번째로 시작된 경기는 현지 시간 17시 37분[16시 37분 BST]에 시작되어 20시 34분에 끝났다. 파리 티켓 소지자들이 어디로 향했는지 궁금할 뿐이다. 왕년의 '빅 4' 앤디 머리는 X에 "오사카 대 슈피온텍의 경기는 훌륭한 경기다. WTA는 이러한 매치업을 활용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썼다.
여기저기 비어있는 좌석은 확실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만약 경기가 야간 세션으로 열렸다면 훨씬 더 많은 관중들이 이가와 오사카의 경기를 즐겼을 것이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비판을 받아온 프랑스 오픈의 일정 정책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불러일으켰다.
수요일 밤 황금 시간대에는 슈피온텍-오사카의 경기 대신 2번 시드 야닉 시너-리샤르 가스케의 2회전 경기를 배치했다. 2024년 토너먼트에서 지금까지 4번의 야간 세션은 모두 남자 단식 경기였다. 또한, 홈 코트 관중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엘 몽피스와 이탈리아의 30번 시드 로렌조 소네고 간의 5번째 경기는 목요일 황금 시간대에 예정되어 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총 20번의 야간 황금 시간대에 단 2번의 여자 단식 경기만 포함되었다. 전 WTA 세계 1위였던 토너먼트 디렉터 아멜리에 모레스모는 2년 전 남자 경기가 더 매력적이라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세 번의 메이저 결승 진출자인 온스 자베르는 이가 대 오사카가 야간 세션 경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가는 나중에 외교적 수사로 낮에 경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자베르는 프랑스 오픈 주최측에 여자 경기를 더욱 홍보해야 한다면서 모레스모가 의미 있는 변화를 감독할 것을 촉구했다. 튀니지 세계 랭킹 9위는 "나는 다시 그와 같은 문제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들어보라. 그들이 여기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그들이 더 많은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하루아침에 바뀔 일이 아니다. 나는 매일 TV를 시청하고 있다. 여자 경기보다 남자 경기가 더 많고, 그게 사실이다."라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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