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896

백작약(白芍藥) '수줍음, 부끄러움'

백작약(白芍藥)은 높고 깊은 산에서 고고(孤高)하게 살아가는 야생화(野生花)다. 산행을 하다가 깊은 산중에서 수줍은 듯 피어난 하얀색 백작약 꽃을 만나면 그 아름답고 우아(優雅)하면서도 기품(氣品)이 있는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기도 한다. 백작약의 꽃말은 '수줍음, 부끄러움'이다. 깊은 산중에서 백작약 꽃을 대면하면 꽃말의 유래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의 백작약 분류는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딜레니아아강(Dilleniidae) 딜레니아목(Dilleniales) 작약과(芍藥科, Paeoniaceae) 작약속(芍藥屬, Paeonia)의 여러해살이풀이다. ..

야생화이야기 2024.04.29

회리바람꽃 '비밀한 사랑(秘密之愛)'

2024년 4월 중순경 충북 제천 백운산(白雲山, 1,087m)을 찾았다. 백운산은 품이 깊고 넉넉한 육산(肉山)이어서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산이다. 백운산 계곡에는 때마침 개회기(開花期)를 맞은 회리바람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노란색의 작고 앙증맞은 꽃을 피워올린 회리바람꽃이 산길 나그네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에 자생하는 자생 바람꽃속 식물 가운데 가장 작은 꽃이 피는 회리바람꽃은 암술과 수술이 둥근 공처럼 생겼다. 또, 꽃이 활짝 피면 태백바람꽃처럼 꽃받침잎이 아래로 완전히 젖혀지는 특징이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회리바람꽃(reflexa)이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야생화이야기 2024.04.25

애기송이풀 '욕심(慾心)'

2024년 4월 하순 경 멸종위기 야생생물(滅種危機野生生物, Endangered wild animals and plants) Ⅱ급으로 지정된 애기송이풀을 만났다. 때마침 개화기(開花期)를 맞은 애기송이풀은 연한 홍자색(紅紫色) 꽃을 활짝 피워올리고 있었다. 애기송이풀의 홍자색 꽃이 짙은 녹색 잎과 대비되어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 송이풀은 송이(松耳, 松栮)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에 꽃이 피는 풀이라는 뜻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또, 원줄기 끝에서 모여나기하는 포(苞) 같은 잎 사이에 총상꽃차례((總狀花序, raceme)로 송이를 이루어 꽃이 피는 풀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 '애기송이풀'에서 '송이풀'은 꽃이 송이풀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접두어(接頭語) '애..

야생화이야기 2024.04.22

조름나물

2024년 4월 중순경 멸종위기 야생생물(滅種危機野生生物, Endangered wild animals and plants) Ⅱ급으로 지정된 조름나물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조름나물을 만나기 위해 백두대간(白頭大幹) 건의령(巾衣嶺, 887m)을 넘어 둘밭마을을 찾았다. 수생식물(水生植物)인 조름나물 군락지(群落地)는 둘밭마을 연못에 있었다. 연못 주위는 사유지라 주인의 허락을 얻어야만 한다. 허락을 얻어 연못으로 들어가니 조름나물은 이제 막 흰색 꽃이 피기 시작하고 있었다. 활짝 핀 꽃은 단 두 송이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먼 길을 달려와 한 송이의 꽃도 보지 못했다면 몹시 서운했을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조름나물이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

야생화이야기 2024.04.18

태백바람꽃

2024년 4월 중순 청태산(靑太山, 1,200m)을 찾았다. 청태산은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와 평창군 봉평면 유포리, 방림면 계촌리 경계 지점에 솟아 있는 산이다. 청태산 북서쪽 계곡인 매봉골이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 태백바람꽃 군락지(群落地)를 만났다. 태백바람꽃이 활짝 피면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밑으로 젖혀지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은 회리바람꽃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태백바람꽃은 한때 회리바람꽃과 들바람꽃의 교잡종(交雜種)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에 DNA 염기서열(鹽基序列, Nucleic Sequence)을 분석한 논문이 발표되면서 태백바람꽃은 교잡종이 아닌 독립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태백바람꽃은 강원도 태백산(太白山, 1,567m)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해..

야생화이야기 2024.04.17

모데미풀 '슬픈 추억, 아쉬움'

2024년 4월 중순 청태산(靑太山, 1,200m)을 찾았다. 청태산은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와 평창군 봉평면 유포리, 방림면 계촌리 경계 지점에 솟아 있다. 청태산 북서쪽 계곡인 매봉골을 오르다가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고유종(固有種, endemic species)으로서 고산성 식물인 모데미풀 군락지(群落地)를 만났다. 매봉골을 흐르는 개울가에는 하얀 모데미풀 꽃이 일제히 활짝 피어 있었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모데미풀이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목련아강(木蓮亞綱, Magnoliidae), 미나리아재비목(Ranunculales)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

야생화이야기 2024.04.15

팔손이 '분별(分別), 비밀(秘密)'

팔손이는 난대성(暖帶性) 식물이기 때문에 기온이 영하(零下)로 내려가는 추운 지방에서는 겨울을 나기가 어렵다.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노지(露地) 재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식물원에 가야만 팔손이를 만날 수 있다. ​ 팔손이는 이름이 특이해서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팔손이라는 이름은 넓고 반들반들한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여덟 갈래로 갈라진 데서 유래했다. 팔손이는 야생에서는 초겨울, 온실에서는 한겨울에도 꽃이 핀다. 겨울철 꽃이 귀한 시기에 피는 흰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팔손이가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

야생화이야기 2024.04.12

소철(蘇鐵) '강한 사랑'

2024년 1월 초 신문에 "100년에 한번 '행운의 꽃' 소철(蘇鐵) 암꽃, 청주랜드서 개화"라는 제하(題下)에 "100년에 한 번 핀다는 행운의 상징 소철 암꽃이 충북 청주랜드 생태관에서 진귀한 모습을 드러냈다. 꽃을 본 사람에게는 행운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어 '행운의 꽃'으로도 불린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서 화제(話題)가 된 적이 있다. 은행나무와 마찬가지로 중생대(中生代) 쥐라기(Jurassic period, 2억 년~1억 4500만 년 전) 지층에서 다수의 소철속(蘇鐵屬, Cycas) 화석(化石)이 발견되고 있어 소철을 살아있는 화석이라고도 한다. 소철은 따뜻하고 습하며 햇볕이 잘 드는 환경을 좋아한다. 그늘에 약한 소철은 내한성(耐寒性)이 낮고 더디게 자라며 수명이 200년 이상이다. 암수가..

야생화이야기 2024.04.05

태산목(泰山木) '위엄(威嚴)'

2024년 3월 초 멸종위기종이자 희귀식물인 초령목(招靈木)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을 찾았다. 전주수목원에서 꽤 크게 자란 태산목(泰山木) 한 그루도 만났다. 태산목은 난대성 식물이라 제주도 등 남부 지방에는 비교적 흔하지만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은 나무다. ​ 태산목 꽃은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에 있는 목련속(木蓮屬, Magnolia)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여름에 피는 하얀색 꽃에서 퍼지는 진한 향기도 매력적이다. 태산목은 목련속 가운데 유일하게 늘푸른나무(常綠樹)여서 일년 내내 반들거리는 녹색 잎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정원수(庭園樹)로도 인기가 많다.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정보(국생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

야생화이야기 2024.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