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시 한 수 73

김어준이 최순실보다 나쁘다 - 최인호 외

며칠 전, "김어준이 최순실보다 나쁘다"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김어준이 주진우, 양정철과 함께 윤석열을 어떻게 비호하고 촛불시민들을 어떻게 농락했는지를 포스팅했더니, 예상대로 별별 반발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 중 빈번한 시비가 '고작 책 한 권 읽고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마라'는 짐짓 사려 깊어 보이는 뻘소리였다. 그 책이 어떤 내용인지가 중요한 것이지 고작 책 한 권이라니? 그리고 문자만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단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보인데, 많은 사람들은 문자보다도 더 허술한 세 치 혀에 현혹되고 있다. 나는 이해를 돕기 위해 그런 어리석음이 초래한 개탄스러운 결과인 현재 상황까지 말해줬음에도 격렬한 거부감과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자신들의 교주라도 건드린 듯이 말이다. 내가 소개했던 ..

[弔詩] 김성동을 곡함 - 고은

김성동을 곡함 - 고 은 내 뒷 스승 김성동을 곡하나니 앞스승 결코 두지 않은 오직 한 분이신 술에 지는 술에 지는 김성동을 곡하나니 내 고어古語 내 향어鄕語 내 근대어 하나하나 새삼 익히는 저 내포의 느리고 빠른 선천先天으로 혹은 동이東夷 비운으로 개울 삼아 내 90년의 허공으로 곡하나니 보름 터울로 달포 터울로 명작 '국수' 전 5권 무궁무진 속 알딸딸하여라 벽초 임거정의 넉넉한 말살이 넘어 김학철의 꼬장꼬장한 말살이 넘어 시시콜콜히 층층층의 말 다 휘저어 저 난바다 파도 소리에 이르도록 오랜 강물 사연으로 떠내려가노니 곡하나니 곡하나니 곡하나니 살아 있는 듯 복 받쳐 빈 잔 들어 곡하나니 (실천문학 2022년 겨울호)

시(詩)는, 우리가 부른 노래는 얼마나 가냘픈가 - 이순일

시(詩)는, 우리가 부른 노래는 얼마나 가냘픈가 - 이순일​ ​ 우리가 쌓아온 민주주의는 얼마나 연약한가 ​ 0.75퍼센트로 선거에서 이긴 무리들이 고속도로 차선을 아무렇게나 그어도 찍소리 못하고 모두 제 먹고 제 살기에 바빠서 꾹 참고 있으니 ​ 일상이 위협받고 수많은 목숨이 한꺼번에 날아가도 아무도 책임지는 이 없고 말이 말로써 구실을 못하는 세상이 되어도 ​ 애국자를 육군사관학교 교정에서 쫓아내어도 학교 교장도 조국 간성(干城)의 기수 학생회도 제자리가 겁나서 꾹 입다물고 있으니 ​ 선진국에 들었다고 경제와 민주주의 두 분 토끼를 한꺼번에 모셨다고 누가 먼저 호들갑 떨었나 사슴을 말(馬)이라 우기는 세상에 언론은 사슴을 비춰야 하나 말을 비춰야 하나 ​ 악독한 군사독재도 물리친 시민들은 이미 다 죽..

[詩] 후레자식 - 이동순

한 집안 망하려면 꼭 이런 부류가 나타나서 온통 가문을 거덜내고 먹칠하지 아무리 빛나는 집안이라도 그런 망나니 때문에 몰락하는 건 순식간이지 나라가 망하는 것도 집안 기우는 것과 마찬가지 피땀 흘려 지켜온 이 나라 사직과 존엄을 어찌 제 손으로 망가뜨리며 짓밟고 침 뱉고 오물까지 끼얹는가 그분들 돌아가셨지만 겨레 가슴 속에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그 어른들 끼친 뜨거운 얼로 우리가 하루 하루 버티어가는데 분단과 식민지의 상처가 아직도 채 아물지 못했는데 누가 감히 이 나라 독.립.운.동.사.를 비웃고 모욕하고 훼손하는가 함경도 봉.오.동 청.산.리의 승전을 무시 외면하고 비난하니 그는 필시 왜.적.의. 피.를 가졌으리라 바다 건너 일.본.은 제 대신 옛 원수 갚아주는 후.레.자.식.이 너무도 고마우리라 함경..

홍범도 장군의 절규 - 이동순

홍범도 장군의 절규 - 이동순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 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 그래도 마음 붙이고 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 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 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 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 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 하루 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 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 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 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 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 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 나, 지금 당장 보내주게 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게 나,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 ..

[諷刺詩] 대통령님, 만수무강하시옵소서 -이문복 시인

대통령님, 만수무강하시옵소서 - 이문복 시인 손발노동 비하로 구설수에 오르셨으나 손바닥에 임금 왕(王) 새긴 대선 후보 토론으로 무속신앙 몸소 실천, 어얼쑤~ 유세 열차 좌석에 구둣발 걸쳐 올려 터프가이 화끈한 면모, 지화자~ 손발활용의 놀라운 경지 보여주시니 일찍이 후보 때부터 자질이 뛰어나셨도다. 도리도리 쩍벌, 방정맞은 어퍼컷에 이대남들 열광 가난한 자 불량식품이라도 먹어야 한다, 틀딱님들 감읍 후꾸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없다, 이찍님들 공감하여 0.73, 어마무시한 표 차이로 대권을 거머쥐더니 이 산 저 산 온갖 잡새 다 몰아내고 여기도 검새, 저기도 검새, 아무 데나 검새 검새만 활개 치는 검새 천하 되었구나. 자알 한다~ 집 없어서 주택청약 모른다던 청빈한 후보께서 혈세낭비 반대여론, 이전비용..

[如心 홍찬선 詩] 광주여! 전라도 사람이여!

[如心 홍찬선 詩] 광주여! 전라도 사람이여! 빛고을 광주여! 아시나요? 『전라도천년역사』라는 해괴망칙한 책이 논개 이순신 전봉준의 땅 전라도를 왜놈의 임나부에 버젓이 팔아먹고 있는 역사도적놈들의 역적질을! 아름다운 역사를 지켜온 전라도 사람들이여! 알고 계시나요? 아시면서 모른 체 하시나요? 역적들에게 피 같은 세금, 나랏돈 24억원을 쓰지 못하도록 바로잡지 않고서는 스스로도 공범이 될 수 있는데도요! 광주여, 강기정 시장이여! 전라북도여, 김관영 지사여! 전라남도여, 김영록 지사여! 알고는 계신가요? 당신들이 내놓은 24억원으로 전라도가 일본 땅이었다는 것을 교묘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것을, 민족에 지은 죄는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역사에 지은 죄는 죽어서도 대를 이어 지속된다는 것을, ..

[김수영 詩]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김수영 詩]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들의 웅장한 기념탑을 세우자 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 ​ 이제야말로 아무 두려움 없이 그놈의 사진을 태워도 좋다 협잡과 아부와 무수한 악독의 상징인 지긋지긋한 그놈의 미소하는 사진을---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에 안 붙는 곳이 없는 그놈의 잠잖은 얼굴의 사진을 동회란 동회에서 시청이란 시청에서 회사란 회사에서 xx 단체에서 oo 협회에서 하물며 술집에서 음식점에서 양화점에서 무역상에서 개솔린 스탠드에서 책방에서 학교에서 전국의 국민학교란 국민..

소설가 김성동 유작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

소설가 고 김성동 선생의 유작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가 이서방에서 나왔다. 김성동 선생의 유작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기까지 애를 쓴 이장곤 이서방 대표에게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삽화는 이진하 작가가 그렸다. 1.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 - 한상봉 http://www.catholicworker.kr/news/articleViewAmp.html?idxno=4303 2. 염소 "빼빼", 자유와 생명의 의미를 묻다 - 홍성식 https://v.daum.net/v/20021005103622825?f=o 3. 책 속으로의 가을여행 - 이종찬 https://v.daum.net/v/20021005053555675?f=o

'조선사편수회 식민사관 비판' 서문 -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조선총독부 소속기관인가?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조선총독부 소속기관인가?'라는 제목의 글은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이덕일 소장이 쓴 '조선사편수회 식민사관 비판 I. 한사군은 요동에 있었다'의 서문이다. 하지만,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 책의 출간을 금지시켰다고 한다. 왜일까? 서문을 보면 한국학진흥사업단장이자 이른바 뉴라이트였던 역사학자라는 자가 공개 학술회의 석상에서 '단재 신채호는 세 자로 말하면 또라이, 네 자로 말하면 정신병자다.'라는 망언을 했다고 한다. 서문은 또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이라는 국가기관의 전신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정문원)인데, 그 초대 원장이 만주국 협화회 위원을 지낸 친일파 이선근이었다고 폭로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부르짖었다. 바로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