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송구영신(送舊迎新)!

林 山 2014. 12. 31. 13:48


2014년 1월 1일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할미바위 해넘이


2014 갑오년(甲午年) 묵은해가 가고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밝아오고 있습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말입니다. 지난 일은 잊어버라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뜻도 있습니다. 


그러나! 묵은해를 보내더라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2014년에는 세월호 침몰 대참사를 비롯해서 윤일병 폭행 사망과 총기 난사, 성추행, 방위산업 비리 등 군(軍)의 잇단 대형 사건에 온나라가 휘청거렸습니다. 대형 사건들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새해를 맞이한 사람들의 몫일 것입니다. 


총리후보자의 잇단 사퇴 등 고위직 인사 파동, 청와대 비선 의혹과 문건 유출 파문, 개인정보 사찰과 사이버 망명 사태도 있었습니다. 이들 사건은 정의롭고 공정해야 할 국가권력기관의 불법성과 타락상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척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결코 문명국,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해산을 판결했습니다. 법조인들은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마녀재판식으로 특정 정당을 해산시키는 것은 반민주적 행위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습니다. 정의와 공정성을 잃은 사법기관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송파 세 모녀 자살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 사건입니다. 이들이 집주인에게 남긴 편지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무역 1조 달러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대한민국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송파 세 모녀는 바로 우리의 슬픈 자화상임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한편 로마 교황청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방문하여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세월호 침몰 대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교황의 모습에서 우리는 참다운 지도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지도자들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2015 을미년 새해에는 전세계에 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 대한민국에 정의가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 남한과 북한 사이에 긴장이 완화되고 민간인의 자유왕래가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2014년 12월 31일

종헌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