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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의사협회]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관련 담화문

林 山 2015. 1. 12. 10:25

존경하고 사랑하는 한의사 회원여러분!

지금 우리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위대한 치료의학인 한의약의 빛나는 전통과 역사를 다시금 힘차게 일으켜 세울 것인가, 아니면 역사의 뒤 안 길로 쇠락해가는 이류의학으로 전락시킬 것인가 하는 엄중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천년이 넘는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 한의학은 어느 시대든 늘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연마한 학문을 바탕으로, 질병으로 고통 받는 국민의 아픔을 달래주는 최신의 학문이었으며, 지금도 그러합니다. 

인류 공통의 자산인 우리 시대의 자연과학의 성과들 또한 우리 학문으로  원용되고 우리 의학의 이론으로 재정립되어 우리 한의학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 마땅한 것이며, 여러 한의사 회원들이 치열하게 학문적, 기술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에서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한의사의 현대적 의료기기 사용 규제를 철폐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미 우리 협회에서는 초음파, 엑스레이를 포함한 의료기기 사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사법적 판단이 걸린 여러 소송들을 통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영역을 극대화 하기위해 노력했습니다. 헌재의 안압측정기 판결을 통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기준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규제개혁의 주요과제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초미의 현안으로 대두되게 된 것입니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은 우리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인으로서의 지극히 당연한 책무이자 권리입니다. 객관적 진단을 위한 당연한 요구이며, 한의학의 현대화와 과학화를 위한 기본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의료법상 진단서 발급에 대한 의무를 가지는 의료인으로서 우리 한의사들이 정확한 법적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이기도 합니다.

국민들의 여론도 우리 편입니다. 한의학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스파트너스에 의뢰한 '한의사 의료기기 활용' 조사 결과, 국민 88.2%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찬성한다고 합니다. 최근 수일 간 몇몇 주요 일간지 등은 사설을 통해 한의사들이 의료기를 사용하는 것의 당위성과 시대적 요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난관이 적지 않습니다. 양방의사들은 환자를 우선하는 의료인의 본분을 잊고 한의약에 대한 무지 혹은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공식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할 보건복지부는 양의사들의 겁박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며 저급한 수준의 타협을 시도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양의사들은 양의학적 원리에 근거한 의료기기를 어떻게 한의사가 쓸 수 있는가라고 묻습니다. 초음파 엑스레이처럼 인체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기 위한 장치에 양의학적 원리와 한의학적 원리에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그들이 말하는 양의학적 원리가 해부학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그들보다 훨씬 오랜 해부학적 전통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양의사들은 건강보험재정의 악화를 염려하는 척합니다. 우리가 초음파 엑스레이 등 진단기기를 사용하면 오히려 환자들의 이중부담이 줄고 보험 재정 절약에 도움이 될 것이 명확합니다. 진정 보험재정을 염려한다면 양방에서 흔히 행해지는 과잉진료를 스스로 어떻게 규제할지 고민하라고 말하겠습니다. 

양의사들은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그런 근거없는 왜곡된 주장을 펼치기 전에 우리 한의과대학의 커리큘럼을 보고나서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는지 먼저 고민 하라고 말해줍시다. 

양의사들은 현대의료기기를 씀에 있어서 제도와 법령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사용해왔습니다. 어떠한 근거와 원리도 없이 우선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역사부터 공부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먼저 반성해야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이 시점이 왜 우리 한의약 역사에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순간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의사 회원 여러분께 총력을 모아 함께 투쟁할 것을 호소드립니다.

1월 6일 긴급 소집된 전국이사회에서 전국 각 지부 지부장들과 협회 실무 일꾼들인 중앙회 임원들 모두 사안의 중대성에 인식을 함께하고, 단합된 힘과 의지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작은 차이는 덮고 큰 성과를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합니다. 모두에서 말씀드린 대로 도약이냐 쇠락이냐의 기로입니다. 총력을 모아야할 때입니다.

한의사 회원 여러분!
이제 어느 때보다도 더 거센 격랑을 헤쳐 나가야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 한의약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를 반드시 마련합시다! 늘 그랬듯이 협회장으로서 저 김필건이 앞장서겠습니다. 결코 쉽지 않을 이 험난한 결전이 두렵지 않은 것은 우리 한의약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긍지, 자부심으로 무장한 2만 회원 여러분들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총력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입법 행정 사법의 모든 영역에 조금이라도 힘을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힘을 쓰고, 언론과 각종 여론이 우리 편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노력을 함께 해주십시오. 우리의 단호한 의지와 국민보건향상을 위한  진실한 충정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투쟁의 방법을 고려하겠습니다. 
회원 동지 여러분들의 굳센 결의와 함께 하겠습니다.
2015년 1월 12일

대한한의사협회장 김필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