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클래식에서 헤비메탈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La Traviata(라 트라비아타, 춘희)

林 山 2017. 10. 20. 09:18

주세페 베르디(Giuseppe Fortunino Francesco Verdi, 1813~1901)는 1813년 10월 10일 이탈리아의 레론코레에서 태어났다. 가난하여 충분한 음악 교육도 받지 못했지만 일찍부터 천부적인 재능으로 8살 때 마을의 오르간 교사에게 오르간을 배웠는데, 1년도 채 안되어 완전히 마스터하여 교사를 놀라게 했다. 이후 부유한 바레찌의 집에 몸을 의탁하고 재능을 키웠다. 20세 때에는 필하모닉 협회의 지휘자 겸 오르간 주자로 출세한 뒤에 고향에 돌아왔다.


23세 때 바레찌의 딸과 결혼했고, 2년 후 밀라노에 돌아가 처녀 가극 '오베르토'를 발표, 메레리에게 인정을 받아 스칼라 극장에서 상연하면서 베르디의 음악은 시작되었다. 그는 가극 외에도 취주악 행진곡, 교향곡, 피아노 협주곡, 피아노 변주곡, 세레나데, 가곡 등을 많이 만들었다. 가극에 있어서는 바그너와 함께 당대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La Traviata(라트라비아타, 춘희)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춘희)>는 베르디가 1853년에 완성한 3막의 오페라다. 원작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Alexander Dumas fils)의 소설 및 희곡 《동백꽃 아가씨(La dame aux camélias)》다. 초연은 1853년 3월 6일 페니체 극장(Teatro La Fenice)에서 이뤄졌다. 베르디의 다른 오페라와 달리 남녀의 순수한 사랑에 초점을 맞춘 〈라 트라비아타〉는 한국에서 최초로 공연된 오페라이다. 


등장인물은 비올레타 발레리(파리의 고급 매춘부, 소프라노), 알프레도 제르몽(시골 출신의 부르주아 청년, 테너), 조르주 제르몽(알프레도의 아버지, 바리톤), 플로라 베르부아(비올레타의 친구, 메조소프라노), 안니나(비올레타의 하녀, 소프라노), 뒤폴 남작(비올레타의 후견인, 바리톤), 가스통 자작(알프레도의 친구, 테너), 그랑빌 박사(비올레타의 주치의, 베이스) 등이다. 


대본(리브레토)은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가 썼다. 피아베는 베르디의 '리골레토'와 '운명의 힘' 대본도 썼다. 일본에서는 '동백꽃을 단 여인'이라는 의미에서 제목을 '춘희(椿姬)'라고 했다. ‘라 트라비아타’는 '길을 잘못 든 여자' 즉 '타락한 여자'라는 뜻이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La Traviata(라트라비아타, 춘희)


'삼총사'와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유명한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들은 한 달의 25일은 흰 동백꽃, 나머지 5일은 붉은 동백꽃을 가슴에 꽂고 매일 밤 파리의 5대 극장 특별석에 나타나는 고급 콜걸 마리 뒤플레시스(Marie Duplessis)를 열렬하게 사랑했다. 아버지와 함께 반년 동안 스페인 여행을 하고 돌아오니 마리는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당시 24살이던 뒤마 피스(아들)는 한없이 슬펐다. 그는 울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동백꽃을 단 아가씨'다. 소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뒤마 피스는 소설을 다시 5막극으로 고쳐 1852년 첫 공연을 가졌다. 그때 파리에 머물던 베르디가 이 극을 보고 감명을 받아 ‘라 트라비아타’라는 제목으로 오페라를 만들었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La Traviata(라트라비아타, 춘희)


초연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오페라 전체를 모르더라도 스토리나 몇 개의 아리아를 알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오페라이다. 그런데 〈라 트라비아타〉의 초연은 흥행 실패였다. 실패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비올레타 역을 맡은 살비니 도나텔리가 비운의 폐결핵을 앓는 여자주인공 역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점이나, 당대의 현실을 그대로 담은 〈라 트라비아타〉의 배경이 당시 관객들에게 낯설었기 때문이다. 또한 여주인공의 신분이 당시의 도덕에 위배된다는 점도 대중의 반감의 원인이었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La Traviata(라 트라비아타, 춘희)


초연의 실패로 베르디는 무대의 배경을 1700년대로 바꾸고 가수진을 교체하며, 곡을 약간 수정하였다. 이후 베니스의 산 베네데토 극장에서 수정된 작품으로 재공연을 하였고, 〈라 트라비아타〉는 비로소 흥행에 성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흥행 뒷면에는 ‘부도덕’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실제로 〈라 트라비아타〉의 원작 《동백꽃 아가씨》는 영국에서 ‘부도덕’하다는 이유로 무대에 올리는 것이 거부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라 트라비아타〉는 1856년 영국에서 초연을 가졌지만, 비평가들의 비난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전 유럽의 관객들은 비평가들의 비난에도 베르디의 오페라에 열광했으며,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베르디의 중기 오페라 3대작 중의 하나가 되었다.


베르디는 2년 정도 파리에 머문 적이 있는데, 이 때 뒤마의 《동백꽃 아가씨》를 보고 난 후 이탈리아로 돌아와 오페라 작업에 착수하였다. 당시 베르디는 마르게리타 바레치를 일찍이 여의고 소프라노 가수 주세피나 스트레포니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장인과의 신뢰와 당대의 관습으로 두 사람의 사랑은 인정받지 못했다. 주위의 상황으로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뒤마의 《동백꽃 아가씨》를 본 베르디는 본인이 처한 현실을 극에 투영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이는 비올레타라는 인물이 과거 화려한 가수였던 스트레포니의 모습에 투영되어 있음에서도 알 수 있다.


〈라 트라비아타〉의 성공은 비올레타의 역을 맡은 가수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비올레타가 전막에 걸쳐 등장하며, 각 막에 따라 요구되는 성악 기량과 연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방에서 연기되는 장면이 주를 이루는 이 오페라는 오로지 비올레타의 가수로서의 역량과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어 가야 한다. 거기에 비올레타는 복잡한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 인물이다. 알프레도에 대한 혼란스런 마음과 사랑의 떨림,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비운의 여주인공까지 다채로운 성격을 연기해야 하는 것으로 어려운 역할이다. 특히 알프레도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아, 그인가’와 이어지는 곡 ‘언제나 자유롭게’는 오페라에서 비올레타의 흔들리는 마음이 가장 잘 표현된 중요한 장면으로 가수의 연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장면이다. 여기에 더해 10분가량 연속으로 아리아-레치타티보-카발레타를 노래해야 하는 부분은 가수가 기교와 파워까지 겸비해야만 가능한 장면이다. 디가에타니는 그의 저서 《오페라의 초대》에서 비올레타 역에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스핀토 소프라노, 드라마틱 소프라노가 모두 요구된다고 하였다. 그 만큼 비올레타 역은 어려운 역이면서도, 소프라노 가수에게 자기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역인 것이다.


버림받은 여자의 헌신과 사랑. 파리 고급 매춘부 비올레타는 파티에서 순진한 청년 알프레도를 소개받는다. 1년 후, 알프레도는 1년 전부터 그녀를 마음에 담았다며 구애를 하지만, 비올레타는 이를 거절한다. 한편, 비올레타는 홀로 있던 중 알프레도에 대한 혼란스런 본인의 마음을 깨닫는다. 결국 비올레타는 파리의 생활을 청산하고 알프레도와 동거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알프레도의 부재 중 찾아온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은 아들의 결혼을 이유로 알프레도를 떠나라고 비올레타를 설득한다. 제르몽에게 설득된 비올레타는 알프레도를 떠나지만, 알프레도는 이에 배신감을 느낀다. 파리의 파티장에서 비올레타를 만난 알프레도는 그녀에게 심한 모욕을 준다. 충격을 받은 비올레타는 쓰러지며, 사람들은 모두 알프레도를 비난한다. 시간이 흘러 홀로 남은 비올레타는 자신의 재산을 처분하고 제르몽에게서 받은 편지를 읽는다. 모든 사실을 알프레도에게 밝혔다는 제르몽의 편지에 비올레타는 이미 늦었음을 알고 슬피 운다. 뒤 늦게 찾아온 알프레도,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노래하지만, 비올레타는 곧 알프레도의 품에 쓰러져 생을 마감한다.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1막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2중창,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파티 참석자들은 파티의 흥을 돋우기 위해 알프레도에게 노래를 청하고 이에 알프레도는 〈축배의 노래〉를 부른다. “마시자, 마시자”로 시작하는 흥겨운 리듬의 〈축배의 노래〉는 1절은 알프레도, 2절은 비올레타가 부른다. 그런데 동일한 선율의 1절과 2절의 가사 내용은 전혀 다르다. 알프레도는 진실한 사랑을 찬양하지만, 비올레타는 사랑은 덧없으니 지금 순간을 즐기자고 상반된 내용의 노래를 부른다.


빛나고 행복했던 어느 날(Un dì, felice, eterea)


 

빛나고 행복했던 어느 날(Un dì, felice, eterea)


1막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2중창, ‘빛나고 행복했던 어느 날(Un dì, felice, eterea)’


몸이 좋지 않아 홀로 휴식을 취하는 비올레타의 근처에서 알프레도는 서성인다. 알프레도는 감미로운 선율로 비올레타에게 1년 동안 연모했다며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사랑의 감정이 낯선 비올레타는 자신은 사랑을 모르니 잊어달라며 알프레도의 구애를 거절한다. 그러나 2중창에서는 알프레도에게 흔들리는 비올레타의 마음이 장식적으로 오르내리는 선율로 표현되고 있다.


아,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은 그 사람일 것이야(E' strano... Ah, forsè lui... Sempre libera)


 

아,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은 그 사람일 것이야(E' strano... Ah, forsè lui... Sempre libera)



아,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은 그 사람일 것이야(E' strano... Ah, forsè lui... Sempre libera)


1막 비올레타의 카바티나와 카발레타, ‘아, 그인가... 언제나 자유롭게(E' strano... Ah, fors'è lui... Sempre libera)’


알프레도에 대한 비올레타의 혼란스러운 마음과 사랑의 감정과 사랑의 몽환에서 현실로 돌아와 부르는 두 개의 노래이다. 카바티나 ‘아, 그인가’는 “이상해”라는 가사로 시작하면서 비올레타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랑의 기쁨에 떨리는 마음을 노래하면서 끝난다. 비올레타의 수심에 찬 아리아에 간간히 흘러나오는 목관의 선율이 혼란스럽지만 사랑을 깨닫는 떨리는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어 비올레타는 갑자기 현실로 돌아와 이 감정이 모두 쓸데없다며 전처럼 즐겁게 살아갈 것을 노래하는 카발레타 ‘언제나 자유롭게’를 부른다. ‘아, 그인가’의 서정적인 선율과 달리 발랄하고 기교적인 선율로 자유롭게 즐기겠다고 노래한다. 자유를 노래하는 발랄한 선율 중간에 사랑의 감미로움을 찬양하는 알프레도의 노래가 들려와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대립되는 마음이 잘 드러난다. 카바티나 ‘아, 그인가’와 높은 고음과 화려한 기교가 요구되는 ‘언제나 자유롭게’의 대조는 소프라노의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아리아이다.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Di Provenza il mar, il suol chi dal cor ti cancellò?)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Di Provenza il mar, il suol chi dal cor ti cancellò?)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Di Provenza il mar, il suol chi dal cor ti cancellò?)


2막 제르몽의 아리아,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Di Provenza il mar, il suol chi dal cor ti cancellò?)’


알프레도와 헤어지라는 제르몽의 설득에 비올레타는 알프레도를 떠나면서 그에게 편지를 남긴다. 편지의 내용은 뒤폴 남작에게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이 편지를 보고 좌절하는 알프레도에게 제르몽은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를 부르며, 프로방스를 기억하며 예전으로 돌아가자고 알프레도를 설득한다. 부드러운 선율로 알프레도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는 이 아리아는 바리톤 아리아의 대표격으로 꼽힌다.


지난날이여, 안녕(Addio, del passato bei sogni ridenti)


지난날이여, 안녕(Addio, del passato bei sogni ridenti)


 

지난날이여, 안녕(Addio, del passato bei sogni ridenti)


3막 비올레타의 아리아, ‘지난날이여, 안녕(Addio, del passato bei sogni ridenti)’


죽음을 기다리는 비올레타가 제르몽에게서 온 편지를 읽은 후, 알프레도가 진실을 알게 되었으며 그녀에게 돌아올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병에 걸린 비올레타는 이미 늦었음을 비통한 심정으로 노래한다. 가사는 사랑도 없고 자신의 무덤에는 꽃이 피지 않을 것이라는, 쓸쓸함과 비운의 내용을 담고 있다. 노래는 끊어질 듯하면서 이어지는 선율로, 오보에 선율과 어우러져 죽음에 임박한 비올레타와 비극적 운명이 잘 표현되어 있다.



파리를 떠나서(Parigi, o cara)


파리를 떠나서(Parigi, o cara)


파리를 떠나서(Parigi, o cara)


 

파리를 떠나서(Parigi, o cara)


 

파리를 떠나서(Parigi, o cara)


3막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2중창, ‘파리를 떠나서...영원한 이별이여(Parigi, o cara, noi lasceremo... Gran Dio!)’


두 사람이 재회를 기뻐하며 부르는 2중창의 ‘파리를 떠나서’는 왈츠풍의 선율로 파리를 떠나서 함께 살자는 희망찬 내용을 담고 있다. 알프레도의 선창에 이어 비올레타도 행복한 미래를 노래한다. 그러나 이 행복한 2중창은 비올레타의 고통에 찬 비명으로 끝난다. 비올레타의 죽음을 눈앞에 둔 현실에 절망하는, 두 연인의 비탄에 빠진 감정이 표현된 2중창이 이어진다. 절망에 빠진 비올레타는 격렬하게 일어나 하느님께 자신의 꿈이 헛되었음을 절망스럽게 노래하며,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에게 절망하지 말아달라고 한다.


환희 속에 불타는 나의 꿈(De’miei, bollenti spiriti)



어떤 행복한 날(Un dì felice)


'환희 속에 불타는 나의 꿈(De’miei, bollenti spiriti)'(T), '어떤 행복한 날(Un dì felice)'(S) 등도 베스트 아리아이다. (클래식 백과)  


2017.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