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무도회(Un Ballo in Maschera)>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가 작곡한 3막의 멜로 오페라다. 원작은 외젠 스크리브의 대본 《구스타프 3세 왕》이다. 초연은 1859년 2월 17일 로마 아폴로 극장(초판)에서 이뤄졌다. 극적인 음악과 서정적인 음악이 잘 어우러진 〈가면무도회〉는 베르디의 중기 작품 중에서도 탄탄한 줄거리를 가진 작품이다. 비극적인 전체 분위기에 희극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무거운 오페라의 감초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Un Ballo in Maschera(가면무도회)
등장인물(괄호의 내용은 스웨덴 판)은 구스타보(리카르도, 영국 식민 총독, 테너), 레나토(레나토, 리카르도의 비서관, 바리톤), 아멜리아(레나토의 아내, 소프라노), 울리카(점쟁이, 콘트랄토), 오스카르(리카르도의 시종, 소프라노), 사무엘과 톰(호른 백작과 리빙 백작, 총독의 적, 베이스), 대법관(테너), 크리스티아노(실바노, 바리톤), 아멜리아 시종(테너) 등이다. 배경은 17세기 보스턴과 그 교외(18세기 말 스웨덴의 스톡홀름과 그 교외)이다. 대본(리브레토)은 안토니오 솜마(Antonio Somma)가 썼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Un Ballo in Maschera(가면무도회)
〈가면무도회〉는 스톡홀름에서 일어난 스웨덴 왕 구스타프 3세의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구스타프 3세는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가면무도회에서 절친 요한 앙카스트롬 백작이 쏜 총에 맞아 죽는다. 대본가 안토니오 솜마와 베르디는 이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왕의 죽음에 관해 러브스토리를 넣어 이야기를 만든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Un Ballo in Maschera(가면무도회)
계몽군주로 유명한 구스타보는 그의 비서관 레나토의 아내 아멜리아를 남몰래 사랑한다. 스톡홀름에 울리카라는 점쟁이가 민심을 교란한다는 소식을 들은 왕은 뱃사람으로 변장하고 울리카를 찾아간다. 울리카는 왕에게 제일 먼저 악수하는 사람의 손에 살해될 것임을 예언한다. 한편 구스타보를 사랑하는 아멜리아는 울리카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는다. 울리카는 한밤중에 사형장에 가 그곳의 약초를 먹으면 사랑을 잊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
약초를 캐러 간 곳에서 아멜리아는 자신을 따라온 왕과 만나게 되지만, 왕의 신변을 걱정해 따라오던 레나토가 이를 목격한다. 왕을 시해하려는 적이 나타나자 레나토는 왕과 코트를 바꾸어 입고 왕을 피신시킨다. 그 후 왕과 함께 있던 여인을 데리고 가다 적들에게 포위되면서 여인이 자신의 아내임을 알게 된다. 아멜리아의 부정을 알게 된 레나토는 자결을 요구하고 복수를 결심한다. 죄책감에 빠진 왕은 레나토를 핀란드 대사로 임명하여 그들 부부를 떠나보내려 하지만, 마지막으로 아멜리아를 보고 싶은 왕은 가면무도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한다. 결국 왕은 무도회에서 레나토의 총탄에 쓰러진다. 왕은 죽어가면서 레나토에게 아멜리아의 명예를 지키며, 그를 사면하며 눈을 감는다.
〈가면무도회〉는 왕의 시해라는 점에서 검열에 통과하지 못한다. 당시 나폴레옹 3세 치하에 있었던 이탈리아 독립 운동가들의 나폴레옹 3세 암살 미수가 있었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베르디는 오페라 배경을 폴란드로 변경하고 왕의 이름 역시 빼지만 검열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몇 번의 배경과 제목의 수정에도 검열의 통과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야코비치가 검열관들과 만나 무대를 영국의 식민지인 미국으로, 주인공은 보스턴 총독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타협한다. 이렇게 〈가면무도회〉는 작곡 후, 1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아폴로 극장에 오른다. 그리고 20세기가 되면서 이 오페라는 원작의 무대와 인물로 무대에 올려지게 된다. 이렇게 〈가면무도회〉는 검열과 타협한 〈보스턴 판〉과 원작 〈스톡홀름 판〉으로 두 개의 판이 모두 무대에 오르고 있다.
많은 오페라가 여주인공의 비극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헌신적이지만 과거의 부도덕으로 비난을 받거나 오해로 말미암아 비참한 죽음에 이르는 오페라가 많다. 〈가면무도회〉는 한 사람의 아내가 다른 이를 사모하는 부정을 담고 있지만, 희생되는 이는 아멜리아가 아니라 왕 구스타보이다. 그리고 구스타보는 죽는 순간까지도 아멜리아의 명예를 지키고 친구 레나토를 이해하며 그를 용서한다. 이야기는 왕의 죽음이라는 결말로 비극적이지만, 비극적 운명에 처할 뻔한 아멜리아와 레나토의 구원이라는 점에서 한 인간의 영웅적 희생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다.
전주곡(Prelude)
전주곡(Prelude)
전주곡(Prelude)
〈가면무도회〉는 세 명의 주인공 이외에 오페라를 이끌어 가는 감초 역할이 있다. 하나는 소년 시종 오스카르이고 다른 하나는 점쟁이 울리카이다. 오스카르는 소프라노가 남장을 하고 나오는 ‘바지 역할’로 아멜리아와 목소리와 성격에서 대조를 이룬다. 시종일관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아멜리아와 달리 낙천적이고 경쾌한 분위기로 오페라의 감초 역할을 한다. 이는 레제로 소프라노로 드라마틱 소프라노인 아멜리아와 극적인 대비를 이루면서 작품에 매력을 더한다.
또한 울리카는 구스타보 왕의 미래를 예언하는 중요한 역할로 베르디 전 오페라 중에서 여성에게 가장 낮은 목소리를 요구하는 알토 역이다. 오페라의 줄거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울리카는 1955년 마리안 앤더슨(Marian Anderson)의 첫 오페라 역이며 세계 최초로 흑인이 무대에 오르게 한 역으로도 의미 있다.
빛나는 별을 보세요(Volta la terrea)
빛나는 별을 보세요(Volta la terrea)
1막 1장, 오스카르의 아리아 ‘빛나는 별을 보세요(Volta la terrea)’
대법관은 사악한 예언으로 민심을 교란하는 점쟁이 울리카를 추방하자는 서류에 최종 결정을 부탁한다. 시동 오스카르가 나타나 울리카를 변호하면서 부르는 아리아이다. ‘바지역할’인 오스카르는 레제로 소프라노로 경쾌하고 익살스런 선율을 노래한다. 시동 오스카르의 변호를 들은 왕은 울리카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서 그녀를 찾아가게 된다.
이번 항해도 무사할까(Di’ tu se fedele)
이번 항해도 무사할까(Di’ tu se fedele)
1막 2장, 구스타보의 칸초네 ‘이번 항해도 무사할까(Di’ tu se fedele)’
이 곡은 울리카를 찾아간 왕이 자신을 어부라고 속이며, 울리카에게 순탄한 항해가 될 수 있는지 점쳐달라고 요구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매력적인 테너 선율에 익살스러운 재치가 담긴 아리아이다.
농담이 아니면 엉터리(È scherzo od è follia)
농담이 아니면 엉터리(È scherzo od è follia)
1막 2장 5중창, ‘농담이 아니면 엉터리(È scherzo od è follia)’
왕의 손금을 본 울리카가 ‘최고 권력자의 손금’임을 알려주지만, 왕의 일행이 그의 손금을 계속 봐 주길 요구한다. 별 수 없이 울리카는 그가 곧 친구의 손에 죽을 운명임을 알린다. 이에 구스타보는 예언이 엉터리라며 좌중을 진정시킨다. 왕을 시해할 계획을 가진 호른 백작과 리빙 백작은 자신들의 계획이 들켰음에 불안해 한다. 5명의 등장인물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각각 노래한다. 왕은 예언이 거짓임을 증명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농담이 아니면 엉터리’의 음악에 왕의 불안함이 엿보인다.
내 사랑을 잊을 수 있다면(Ma dall'arido stelo divulsa)
내 사랑을 잊을 수 있다면(Ma dall'arido stelo divulsa)
2막, 아멜리아의 아리아 ‘내 사랑을 잊을 수 있다면(Ma dall'arido stelo divulsa)’
아멜리아는 울리카로부터 전해들은, 사랑을 잊기 위한 약초를 구하기 위해 한밤중에 사형장 근처를 찾는다. 아멜리아는 해골이 뒹구는 교수대 근처에서 공포에 떨며, 구스타보를 사랑할 수밖에 없음을 슬퍼하며 부르는 아리아이다. 오페라 전막에서 여주인공이 부르는 가장 슬프고 극적인 아리아이다.
내가 죽기 전에 먼저(Morro, ma prima in grazia)
내가 죽기 전에 먼저(Morro, ma prima in grazia)
3막 1장, 아멜리아의 아리아 ‘내가 죽기 전에 먼저(Morro, ma prima in grazia)’
구스타보를 피신시킨 레나토는 왕과 함께 있던 여자와 피신하려고 하지만 적에게 포위된다. 적들에 의해 베일이 벗겨진 여자의 얼굴을 본 레나토는 배신감에 치를 떤다. 분노에 찬 레나토는 칼을 뽑아 아멜리아에게 자결할 것을 명한다. 아멜리아는 레나토의 오해를 풀려고 아리아를 부르지만, 레나토는 이를 듣지 않는다. 모든 것을 체념한 아멜리아는 죽기 전에 자식을 만나게 해달라는 마지막 소원을 청하는 내용으로 ‘내가 죽기 전에 먼저’를 부른다. 이 곡은 첼로 반주가 인상적이다.
너야말로 영혼을 더럽히는 자(Eri tu che macchiavi quell'anima)
너야말로 영혼을 더럽히는 자(Eri tu che macchiavi quell'anima)
3막 1장, 레나토의 아리아 ‘너야말로 영혼을 더럽히는 자(Eri tu che macchiavi quell'anima)’
서재에 홀로 남은 레나토가 왕에게 배반당한 분노를 노래하며 복수를 다짐하는 아리아로, 짓눌렸던 레나토의 분노가 폭발된다. 3연음표의 현의 반주는 음악에 리듬감을 더한다. 하프 반주에 플루트 독주는 곡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대를 영원히 잃어버린다 해도(Ma se m'è forza perderti)
그대를 영원히 잃어버린다 해도(Ma se m'è forza perderti)
그대를 영원히 잃어버린다 해도(Ma se m'è forza perderti)
3막 2장, 구스타보의 로만차 ‘그대를 영원히 잃어버린다 해도(Ma se m'è forza perderti)’
아멜리아와의 밀회가 탄로 난 사실을 모르는 구스타보는 레나토 부부를 떠나보낼 것을 결심한다. 서명을 하는 순간에도 아멜리아에 대한 사랑으로 망설이며 자신의 애통한 심정을 표현한다. 〈가면무도회〉의 테너 아리아 중 가장 장대한 로만차로, 명곡 중 하나이다.(클래식 백과)
2017.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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