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重慶森林(Chungking Express, 충칭선린)'과 '春光乍洩(Happy Together, 춘광짜시에, 1997)' 등으로 유명한 스타일리스트 '王家卫(왕자웨이) 감독이 2000년에 메가폰을 잡은 '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 화양니엔화)'는 홍콩의 톱 스타 張曼玉(Maggie Cheung, 짱만위)와 梁朝偉(량차오웨이)를 캐스팅하여 중년의 완숙한 사랑을 그린 멜로 로맨스 영화이다. 성숙한 여인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한 시절을 은유하는 말인 '花樣年華(화양니엔화)'는 1930~1940년대 상하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 周璇(쩌우쉬안)의 동명의 곡에서 제목을 차용한 것이다. 이 영화는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왕자웨이 감독과 배우들이 방한한 바 있다. 촬영은 왕자웨이 감독의 오랜 파트너로 활동해온 크리스토퍼 도일이 맡았다. 한국판 '화양연화'라는 평을 들은 영화가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용준, 손예진이 출연한 '외출(April Snow, 2005)'이다.
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 - Yumeji's theme
'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 화양니엔화)'는 한 패션 칼럼니스트가 ‘짱만위 혼자 하는 패션쇼’라고까지 말할 만큼 화려한 패션을 보여준 영화이기도 하다. 짱만위가 입었던 화려한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旗袍)는 치맛자락이 깃발처럼 날린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치파오는 엉덩이 아래부터 양 옆선이 치맛단 끝까지 터져 있는 옷이다. 치파오를 입은 짱만위는 너무도 아름답고 섹시한 느낌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침실 벽을 장식한 꽃무늬 벽지, 붉은색의 여관 복도 등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전체적인 비주얼은 미술감독 張叔平(짱수핑)의 솜씨다.
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 - Yumeji's theme
1962년 홍콩의 한 아파트..... 상하이에서 온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이 아파트에 같은 날 홍콩의 지역 일간신문 편집장인 周慕雲(쩌우무윈, 량차오웨이 분) 부부와 수출회사의 비서로 근무하는 蘇麗珍(쑤리젠, 장만위 분) 부부가 이사를 온다. 이사하던 날부터 쩌우무윈, 쑤리젠 두 사람은 뜻하지 않게 좁은 아파트 복도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 일본인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쑤리젠의 남편은 출장이 잦고, 쩌우무윈의 아내(孫佳君, 쑨자쥔 분)도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
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 - Yumeji's theme
쩌우무윈은 쑤리젠의 핸드백이 아내와 똑같다는 것을, 쑤리젠은 남편의 넥타이가 쩌우무윈의 것과 똑같다는 것을 깨닫고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히고, 곧 자신들의 남편과 아내가 서로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의 배우자가 외도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무윈과 리젠 두 사람의 외로움은 서로를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질수록 겉으로는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예견된 이별 앞에서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서로에게 마음을 빼앗긴 두 사람의 사랑은 안타깝고 애절하기만 하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며 그들은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한다.
'In The Mood For Love' OST Yumeji's theme - Orquesta Sinfónica de Tenerife(OST)
영화가 끝날 무렵 10년 뒤 쩌우무윈과 쑤리젠의 모습이 나온다. 쑤리젠은 다시 찾은 아파트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쩌우무윈은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사랑을 앙코르와트 사원의 무수한 구멍 중 하나에 영원히 봉인한다. 도덕적 윤리관 때문에 이루지 못한 사랑을 한 연인들이 훗날 자신들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돌아보는 마지막 장면에서 절절한 회한의 정서가 진하게 묻어난다. 그래서 영화 제목이 '花樣年華(화양니엔화)'인 것이다. 이 영화의 주제는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이별, 헤어짐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기에 그 사랑은 더 아름답고 애틋하다.
Nat King Cole - In The Mood For Love Soundtrack - Quizás, Quizás, Quizás
왕자웨이 감독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花樣年華(화양니엔화)' DVD판을 보아야 한다. DVD판을 보면 그가 중년 남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아름다운 이미지 영화로 만들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왕자웨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고속촬영을 자제하는 대신 슬로 모션 촬영으로1960년대의 홍콩을 배경으로 한 몽환적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우메바야시 시게루(梅林茂)의 'Yumeji's Theme(유메지 테마)'와 냇 킹 콜(Nat King Cole, Nathaniel Adams Coles)의 감미로운 재즈곡 'Quizas Quizas Quizas(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는 느리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기가 막히게 잘 살려내고 있다. 주제가의 몽환적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몸에 꼭 끼는 화려한 치파오를 입은 짱만위의 고혹적인 이미지는 '花樣年華(화양니엔화)'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치파오 차림의 짱만위 이미지는 ‘여배우’를 주제로 영화제를 열어온 제59회 칸국제영화제의 포스터로도 사용되었다.
Quizas Quizas Quizas by Nat King Cole(Lyric)
'花樣年華(화양니엔화)'는 2000년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량차오웨이), 기술대상(크리스토퍼 도일, 리핑빈, 짱수핑)을 수상했고, 같은 해 대만 금마장영화상 시상식에서도 여우주연상(짱만위), 촬영상(크리스토퍼 도일), 의상 및 분장상(장짱수핑)을 수상했다. 그해 홍콩영화평론학회상 감독상(왕자웨이)도 수상했다. 2001년 홍콩 금상장상 시상식에서는 남우주연상(량차오웨이), 여우주연상(짱만위), 편집상(짱수핑), 미술상(짱수핑), 의상 및 분장상(짱수핑)을 받았고, 같은 해 홍콩 금자형장상 시상식에서는 촬영상(크리스토퍼 도일)을 수상했다. 2001년 뉴욕비평가협회상 시상식에서는 촬영상(크리스토퍼 도일),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Quizás, Quizás, Quizás - Tonina Saputo(Live at Berklee)
쑤리젠이 몸에 착 붙는 치파오 차림으로 국수통을 들고 골목길 계단을 내려갈 때 애상적인 단조리듬의 첼로 연주 테마곡 'Yumeji's theme(유메지의 테마)'가 흘러나온다. 'Yumeji's theme(유메지의 테마)'는 일본 영화 '夢二(유메지, 1991)'의 주제가로 쓰였던 곡이다. 가슴을 울리는 냇 킹 콜의 'Quizas Quizas Quizas(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는 '重慶森林(Chungking Express, 충칭선린)'의 'California Dreaming(캘리포니아 드리밍)'과 더불어 왕자웨이 감독의 작품을 빛낸 영화음악이다. 냇 킹 콜은 1960년대 홍콩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이자 그 시절 왕자웨이 감독이 가장 좋아했던 가수였다.
Andrea Bocelli - Quizas Quizas Quizas(HD) ft. Caroline Campbell
'Quizas Quizas Quizas(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가사
Siempre que te pregunto(항상 난 그대에게 묻곤 하지요)/Que cuando, como y donde(언제, 어디서, 어떻게라고)/Tu siempre me respondes(그대는 늘 내게 대답합니다)/Quizas, quizas, quizas(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Y asi pasan los dias(그렇게 날들은 지나가고)/Y yo voy desesperando(나는 절망에 빠져만 갑니다)/Y tu, tu, tu, contestando(그런데도 그대는 대답합니다)/Quizas, quizas, quizas(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Estas perdiendo el tiempo(그대는 시간을 잃고 있는 거예요)/Pensando, pensando(생각하고 생각하느라고)/Por lo que mas tu quieras(하지만, 그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때문이라면)/Hasta cuando, hasta cuando(언제까지라도, 언제까지라도)/Ay, asi pasan los dias(아, 그렇게 날들은 지나가고)/Y yo voy desesperando(나는 절망에 빠져만 갑니다)/Y tu, tu, tu, contestando(그런데도 그대는 대답합니다)/Quizas, quizas, quizas(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2019.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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