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일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4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를 발동한데 이어서 나온 것이다.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로 지정한 국가를 제외하기는 한국이 처음이다.
한국은 이런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국이 일본의 백색국가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런 엄포성 경고가 과연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국의 일부 국민들 사이에는 일본 기업의 상품 불매나 도쿄 올림픽 보이코트 운동으로 일본과 전면전을 벌이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대해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 정치권에서는 일본의 강경책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NO 아베 끝까지 간다'는 손팻말과 촛불을 든 한국 시민들
일본이 수출 규제에 이어 화이트 리스트 제외에 나섰음에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한국 정부와는 달리 국민들은 벌써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국내 10대 대기업 중 하나인 롯데그룹도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롯데그룹은 왜 한국민들의 불매운동 대상이 되었는가?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전 총괄회장은 바로 일본의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의 외조카사위로 알려져 있다. 시게미쓰 마모루는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열린 천장절 축하연에 참석했다가 윤봉길(尹奉吉) 의사의 폭탄 공격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상하이 사변 정전협정 성립 직전이었다. 시게미쓰 마모루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일본 외상에 이어 1944년에는 대동아장관을 겸했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자 그는 일본의 전권대사로 미국에 대한 항복 문서에 조인했고, 1946년 A급 전범으로 도쿄 전범재판에서 금고 7년형을 받았다. 1950년 가석방된 시게미쓰 마모루는 개진당 총재, 일본민주당 부총재 등을 거쳐 다시 외상이 되었으며, 1957년에 사망하였다.
현재 롯데그룹은 신격회 전 총괄회장의 아들 신동빈이 회장으로 있다. 그는 얼마 전 신격호의 장남 신동주와 경영권 다툼, 일명 '롯데가 형제의 난'에서 승리한 바 있다. 이 승리로 신동빈은 비로소 롯데그룹의 최고경영자로 등극했다.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가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즉 한국 롯데는 일본 자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양대산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대주주가 98.28%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대기업 호텔롯데가 아직 주식시장에 상장도 안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호텔롯데는 일본 대주주들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배당금도 고스란히 이들 일본 대주주들에게 넘어간다. 호텔롯데는 현재 롯데푸드,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국내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들 주요 계열사 외에도 롯데삼강(아이스크림류), 롯데주류(처음처럼, 순하리, 클라우드, 청하, 설중매, 백화수복 등), 롯데브랑제리, 롯데마트(116개 점포), 롯데슈퍼(400개 점포), 롯데하이마트(436개 점포), 롯데시네마(108개 극장, 753개 스크린), 롯데리아(1281 점포), 롯데백화점(33개 점포), 롯데아울렛(12개 점포),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롯데영프라자, 롯데엘큐브, 롯데에비뉴엘, 롯데빅마켓, 롯데몰, 롯데면세점, 롯데호텔(4개 호텔), 롯데시티호텔(7개 호텔), 롯데리조트, 롯데월드, 롯데카드, 롯데오토리스, 롯데닷컴, 롯데홈쇼핑(롯데i몰),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롯데하우머치, 롯데기공, 롯데건설(롯데캐슬), 롯데렌터카(구 금호렌터카), 롯데워터파크, 롯데스카이힐C.C, 그린카(카쉐어링), 유니클로, 나이스클랍(여성 패션 브랜드), 티렌(여성 패션 브랜드), ZARA, 토이저러스, 길리안초컬릿, 무인양품(MUJI), 롭스(LOHB's), 한국네슬레(네스카페, 퓨리나사료), 엔제리너스, TGI FRIDAYS(2002년 인수), 우리홈쇼핑(2006년 인수), 나뚜르, L7명동(호텔), 아사히맥주(롯데아사히), 파스퇴르유업(2010년 인수), 크리스피 크림 도넛, 세븐일레븐,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 경기 인천 충남 스마트카드, 롯데로지스틱스 택배, 캐시비, 대홍기획(종합광고대행사),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처럼 롯데그룹은 한국의 경제 유통산업을 장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 송파구에 세워진 롯데 월드 타워
롯데와 농심, 푸르밀, 동화면세점은 어떤 관계일까? 농심, 푸르밀, 동화면세점은 롯데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인다. 과연 그럴까?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전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이다. 1965년 신춘호 회장이 설립한 롯데공업(주)은 1978년 3월 지금의 상호 농심으로 변경하였다. 당시 농심은 일본 전범기업 아지노모토(味の素)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농심의 주요 사업은 라면, 스낵, 음료의 제조, 판매 및 수출입이다. 라면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한 농심은 가짜뉴스 '삼양라면 우지파동'으로 군납 독점권을 따낸 것은 물론 시장에서 급성장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2013년 6월 17일 농심은 지점별로 부과된 매출목표를 채우기 위해 농심 직원들이 이른바 삥처리를 강요해 왔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농심이 판매목표를 할당하면서 일정수준 이상의 판매를 강제한 행위로 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2014년 7월 농심 본사에 수사관들을 투입해 관련 회계자료를 압수하고, 비자금 조성 혐의를 조사하는 팀을 만들어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농심으로부터 5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농심이 롯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반론도 있다. 1978년 3월 롯데공업(주)을 롯데그룹에서 분리하여 (주)농심으로 회사명을 변경했기 때문에 지금은 롯데그룹 소속이 아닌 관련 회사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푸르밀(Purmil) 신준호 회장은 신격호 전 총괄회장의 넷째 남동생이다. 자유한국당의 친홍계 국회의원 윤상현이 그의 사위다. 1978년 4월 12일 롯데유업주식회사로 설립된 이후, 2007년 4월 롯데그룹에서 계열 분리되었다. 2009년 1월 지금의 프르밀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푸르밀은 유가공 제품을 주력으로 하며, 음료 사업도 하고 있다.
신준호 회장은 2012년부터 서울여자간호대학교 이사장이다. 1982년부터 1996년까지는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를 역임했다. 지난 2007년 부산광역시의 최대 주류업체인 대선주조를 헐값에 사들인 뒤 3년만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3,00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겨 이른바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동화면세점 신정희 사장은 신격호 전 총괄회장의 여동생이다. 신정희 사장은 롯데관광개발(주) 김기병 회장의 부인으로, 롯데관광의 이사이기도 하다.
롯데관광개발은 창업 초기에 롯데그룹 사보에 계열사로 실리기도 했던 그룹 계열사였다. 하지만 2005년에 계열 분리되었고, 이후 2007년 롯데그룹이 관광·여행 부문 계열사 롯데JTB를 설립하면서 상표권 분쟁을 벌였다. 그 결과 '쓰리엘' 로고 사용은 불허, '롯데' 상호 사용은 허용으로 합의하였다. 롯데관광개발은 롯데그룹과는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별개의 회사다.
푸르밀과 동화면세점도 현재 농심과 마찬가지로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별개의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이들 회사 경영주들이 롯데그룹 회장 일가와의 혈연 관계 때문에 불매운동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일본 자본, 기업,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과연 이들을 포함시켜야 할까?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분쟁국 또는 갈등국 상품의 불매운동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일본 상품에 대한 우리의 불매운동이 한국 상품에 대한 일본인들의 불매운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아베 우익 정권의 편협한 노선은 한일 양국 국민 간 감정의 골을 점점 깊게 하고 있다. 아베 정권이 이처럼 초강수를 두는 것은 한국을 영원히 일본의 영향권 아래에 두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다. 우리가 일본의 장기적인 전략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대일의존도를 최대한 줄이고 수입국을 다변화해야 한다. 가까운 곳에 러시아도 있고, 중국도 있지 않은가!
2019.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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