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중화인민공화국(中华人民共和国, 중국) 후베이 성(湖北省)의 성도(省都) 우한 시(武漢
市
)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肺炎, pneumonia)이 발병하여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월 4일 0시 기준 우한 폐렴 확진자는 2만438명, 사망자는 425명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발표는 사실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월 1일에는 중국 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첫 사망자가 필리핀에서 발생했다. 44세의 우한 출신 중국인 남성은 1월 21일 홍콩을 경유해 필리핀에 함께 도착했다. 이 남성은 1월 25일부터 격리돼 치료를 받아왔다.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 이 남성은 심각한 폐렴 증세가 나타났다. 최근 며칠 동안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었고 증상도 호전되고 있었지만, 지난 24시간 동안 환자 상태가 악화되면서 결국 숨졌다. 필리핀 보건당국은 사망한 중국인 남성과 같이 필리핀으로 온 38세 여성이 현재 병원에 격리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 우한 폐렴 환자 현황(2020. 2. 4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 우한 폐렴 환자 현황(2020. 2. 4 오전 9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은 중국을 벗어나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2월 3일 현재 중국 외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일본이 20명으로 가장 많고, 태국 19명, 싱가포르 18명, 한국과 홍콩 16명, 호주 12명, 타이완 10명 순이다. 말레이시아, 미국, 독일은 8명, 마카오 7명, 프랑스와 베트남 6명, 아랍에미리트(UAE)와 캐나다는 각각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탈리아, 러시아, 영국, 필리핀은 2명, 캄보디아와 핀란드, 인도, 네팔, 스페인, 스리랑카, 스웨덴은 1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2월 4일에는 홍콩에서도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한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병원체)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는 인체 감염 7개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다.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바이러스(virus)의 생김새와 관련이 있다. 코로나는 일식이나 월식 때 해나 달 둘레에 생기는 광환을 말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작성한 2019-nCoV의 초미세구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작성한 2019-nCoV의 초미세구조의 형태 일러스트를 보면 바이러스의 외부 표면을 장식하는 스파이크가 전자현미경으로 볼 때, 바이러스의 최소 단위인 비리온(virion)을 둘러싼 코로나(corona)의 모양을 보여준다. 일러스트에는 입자의 외부 표면에 위치한 단백질 입자 E, S, M 및 HE도 나타나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숙주가 없으면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에 기생하기 위해 스스로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되는데, 특히 인간과 동물을 넘나드는 이종 간 전염 과정에서 변이를 거쳐 강력한 신종 바이러스로 진화한다. A형 조류독감 유발 H7N9 바이러스의 경우 오리 등 조류에게서 옮겨지다가 결국 인간에게 전파됐다.
인류의 목숨을 위협한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1918년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 이상을 사망케 한 스페인독감을 들 수 있다. 스페인독감은 한국에서도 740만 명이 감염되었으며, 감염자 중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도 아시아독감, 홍콩독감 등이 연달아 출현하면서 인류의 건강을 위협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조류 인플루엔자(AI), 신종플루, 에볼라에 이르기까지 변종 바이러스의 창궐이 계속됐다. 이러한 신종 감염질환은 한번 생기면 교통의 발달로 국가 간 이동이 수월해지면서 급속히 확산되어 대유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重症呼吸器症候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사스)
2002년 11월 중국 광둥 성에서 발생하여 수개월 만에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일명 사스(SARS)의 원인 바이러스도 코로나바이러스였다. 사스의 원인 병원체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associated coronavirus, SARS-coV)였다. 기존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 개의 항원군(Ⅰ, Ⅱ, Ⅲ)으로 분류되어 왔는데, SARS-coV는 유전적으로 다른 새로운 군에 속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밝혀졌다.
SARS-coV는 동물 숙주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에 의해 동물로부터 사람으로 종간의 벽을 넘어 감염이 일어난 것이다. 사스는 박쥐가 가지고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에게 전파됐다가 사람에게 전염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SARS-coV에 감염된 후 2~7일 정도의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무력감,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기침과 호흡 곤란이 발생하고, 25%의 환자에게서 설사가 동반되었다. 심한 경우에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호흡 기능이 크게 나빠지고,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 및 다기관 부전증으로 사망했다. 사스 사망률은 14~15%에 이르렀다.
사스는 2003년 7월까지 유행하여 8,096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774명이 사망하였다. 중국 본토에서만 5,300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349명이 숨졌다. 이처럼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은 중국 공산당 정부와 관료들이 사스 대응 과정에서 무능했기 때문이다. 공산당 정부는 사스가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대책 하나를 세우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당독재와 관료주의 사회의 폐해였다.
당시 한국에서는 사스 환자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 정권이 이양되는 시기였다. 김대중 정부에 이어 노무현 정부는 사스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그 결과 국내에서는 사스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전염병 방역에 있어서 모범적인 국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 정부의 발빠른 대처는 199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공공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명 정보공개법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정보공개법이 없었더라면 한국도 중국처럼 관료주의로 인해 효율적인 대처를 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정보가 공개되면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한의학 치료로 중국 사스 사망률 현저히 감소
당시 중국과 홍콩, 일본에서는 사스를 한약으로 치료하는 연구가 상당히 많이 이루어졌다. 사스를 한의학으로 치료한 결과 증상의 완화는 물론 폐렴이 신속하게 치유되었고, 면역력이 증강되었으며, 사망률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사스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와 치료 성과는 유엔(UN) 산하 국제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도 나와 있다.
WHO는 보고서에서 '사스 예방을 위해 한약을 복용한 의료진들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면서 '사스 회복기에 한약을 복용한 환자는 기력이 증강되고 폐렴도 빠르게 회복되었다'고 밝혔다. WHO 보고서는 또 '사스 초기에 적절한 한방치료를 받은 환자는 나중에 추가적인 양방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한방치료를 받은 사스 환자들이 양방치료만 받은 사스 환자들에 비해 생존율이 높았다'고 증언했다.
한의학에서 사스나 메르스, 조류 독감은 온병(溫病)이라고 할 수 있다. 온병은 외감(外感) 또는 전염으로 인한 급성 열병을 이르는 말이다. 온병의 특징은 발병이 급격하고, 때로 유행성을 띤다는 것이다. 열이 비교적 가벼우면 온병, 높으면 열병이라고 한다. 온병은 대개 더운지방에서 생기는 전염병으로 초기에는 고열이 나타나다가 일정 단계가 되면 조사(燥邪)가 되어 몸속의 음(陰, 진액)을 상하게 된다.
한의학에서 온병을 다루는 온병학(溫病學)은 동양에서 명청대(明淸代)부터 이미 활발하게 연구되기 시작했다. 한의사들은 온병이 발생하면 패독산(敗毒散), 황금탕(黃芩湯), 인삼강활산(人蔘羌活散), 갈근해기탕(葛根解肌湯), 승마갈근탕(升麻葛根湯), 대정풍주(大定風珠), 청호별갑탕(靑蒿鱉甲湯), 청락음(淸絡飮) 등의 한약을 투여해서 환자들을 치료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中東呼吸器症候群,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CoV, 메르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뒤 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中東呼吸器症候群,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CoV)의 원인 바이러스도 메르스 바이러스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였다. 초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불렸지만 이후 사우디를 비롯한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메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로 명명됐다. 메르스(MERS)는 박쥐가 가지고 있던 바이러스가 낙타에게 전파됐다가 사람에게 이종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메르스는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침에 바이러스가 묻어 나와 공기 중의 비말 감염으로 전파되었다. 보통 환자와 접촉한 후 2~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치는데, 잠복기에는 아무 증상도 없고 전염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메르스에 걸리면 38℃ 이상의 고열,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다. 만성질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의 경우 폐렴, 급성 호흡 부전, 급성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어 예후가 좋지 않았다. 전염성은 낮다고 알려졌으나 한국의 경우 기존 유형과 달리 빠른 전파가 이뤄졌다. 메르스에 대한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아직 없었고, 대증 요법만 사용되고 있었다.
2012년 메르스가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 25개 국가에서 1,167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479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다수는 사우디아라비아(1,010명 감염, 442명 사망)에서 발생했으며, 그외 UAE(76명 감염, 10명 사망), 요르단(19명 감염, 6명 사망), 카타르(13명 감염, 4명 사망) 등 대부분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중동 이외의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환자 수는 27명에 불과했다.
한국은 2015년 5월 20일 바레인에서 입국한 68세의 남성이 첫 확진자로 확인된 이후 무려 186명의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하여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국내 메르스 치사율은 20.4%나 되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메르스 환자가 많이 발생한 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만 했다.
메르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늑장 대응과 방역 대책의 실패 때문이었다. 메르스의 확산에도 감염자가 경유하거나 확진됐던 병원명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던 박근혜 정부는 결국 병원명 공개를 촉구하는 여론과 일부 지자체의 움직임이 일자 뒤늦게 24개 병원의 명단을 공개해 비난을 받았다. 한국 -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은 한국 정부가 정보 공개를 늦춘 탓에 초기 메르스 방역 정책의 실패를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한국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메르스에 단 1명만 감염되었고,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은 사스 때의 경험을 살려 2015년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와 국가중의약관리국 전문가들이 메르스 진료방안을 만들어 대처했다.
메르스 초기에 중의사들은 한약 은교산합삼소음(銀翹散合蔘蘇飲)으로 치료했다. 또, 중성약(中成药) 연화청온교낭(連花清瘟膠囊), 청폐소염환(清肺消炎丸), 소풍해독교낭(疎風解毒膠囊), 쌍황련구복액(双黄连口服液)도 투여했다. 병정이 진행되어 고열과 인후통, 기침이 심해지면 마행감석탕(麻杏甘石湯), 선백승기탕합인삼백호탕(宣白承氣湯合人蔘白虎湯)을 투여하고, 부실변비(腑實便秘)가 있으면 도인승기탕(桃核承気湯)을 합방했다. 중약 주사제 열독녕주사액(熱毒寧注射液), 담열청주사액(痰熱清注射液), 혈필정주사액(血必淨注射液), 청개령주사액(清開靈注射液)도 증상에 따라 투여했다.
정허사함(正虛邪陷), 즉 정기가 허약해서 폐렴이 낫지 않으면 생맥산합삼부탕(生脈散合蔘附湯)에 안궁우황환(安宫牛黄丸)을 병용했다. 병정에 따라 생맥주사액(生脈注射液), 삼부주사액(蔘附注射液), 삼맥주사액(蔘麥注射液)을 선택해서 투여했다. 메르스 폐렴이 더욱 만성화하여 정기가 손상된 상태에서 사기의 세력도 미약하게 남아 있어 뚜렷한 증상 표현은 없으나 쇠약성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정허사련(正虛邪戀)에는 사삼맥문동탕합죽엽석고탕(沙蔘麥門冬湯合竹葉石膏湯)을 투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한 폐렴)의 전염
2019년 12월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도 인체 감염 7개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다. 이는 2019년 말 처음 인체 감염이 확인됐다는 의미에서 '2019-nCoV'로 명명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중국 우한에서 집단 발병한 폐렴의 원인이 2019-nCoV로 확인됐다고 밝힌 데 이어, 해당 질환이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2020년 2월 4일 중국 연구진들은 박쥐가 우한 폐렴의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중국 현지 연구진은 우한 폐렴 환자로부터 DNA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2019-nCoV는 박쥐에서 발견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96%의 유사성을 띠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도 79.5%의 유사성을 보였다. 사스에 이어 우한 폐렴이 중국에서 발병한 것은 중국인들이 박쥐 고기를 먹는 식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국인들은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박쥐 고기를 먹는다.
우한 폐렴 원인 바이러스 매개체로 확인된 박쥐
한국 질병관리본부도 중국이 학계를 통해 공개한 2019-nCoV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박쥐 유래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높은 상동성(89.1%)이 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사람 코로나바이러스 4종과의 상동성은 39~43%로 낮았으며, 메르스와는 50%, 사스와는 77.5%의 상동성이 나타났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알파(Alpha), 베타(Beta), 감마(Gamma), 델타(Delta) 등 4속(屬)으로 분류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베타(Beta)군에 속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와 함께 사람에게 감기(급성비인두염, Common cold)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 중 하나다. 이는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데, 인간 활동 영역이 광범위해지면서 동물 사이에서만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전파되기도 한다. 바로 사스(박쥐-사향고양이-인간)와 메르스(박쥐-낙타-인간)가 그 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체 전염 코로나바이러스는 HCoV 229E, HCoV NL63, HCoV OC43, HCoV HKU1, SARS-CoV, MERS-CoV, 2019-nCoV 등 총 7종이다.
2019-nCoV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이나 코, 입 등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여기서 비말감염은 감염자가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침 등의 작은 물방울(비말)에 바이러스, 세균이 섞여 나와 타인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통상 이동거리는 2m로 알려져 있다. 눈의 경우 환자의 침 등이 눈에 직접 들어가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을 통해 전염될 수도 있다. 다만 보건 당국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2019-nCoV의 전파력은 사스보다는 낮지만, 메르스보다는 높다. WHO는 2019-nCoV의 ‘예비 R0 추정치’를 1.4~2.5로 밝혔다. R0가 1보다 크면 전염병이 감염자 1명에게서 다른 사람 1명 이상으로 전파된다는 뜻이다. 사스의 경우 이 R0이 4였고, 메르스는 0.4~0.9였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 현황(2. 4. 오전 10시 기준)
2월 4일 현재 한국에서는 1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다. 이는 중국(확진자 2만438명, 사망자 425명), 일본(확진자 16명, 무증상 감염자 4명), 태국(확진자 19명), 싱가포르(확진자 18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늑장 대응과 실효성이 없는 허술한 대책을 지적하고 있다. 또, 중국의 눈치를 보다가 방역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증상 및 치료
2019-nCoV에 감염되면 약 2~14일로 추정되는 잠복기를 거친 뒤 37.5도 안팎의 발열,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 근육통과 피로감,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 무증상 감염 사례도 있다. 중증 폐렴이 발병하면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2019-nCoV 감염증(우한 폐렴)의 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RNA 바이러스는 변이가 쉬워 백신을 만들기도 어렵다. 환자로 확진되면 기침, 인후통, 폐렴 등 주요 증상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나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 등의 대증치료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한의학적 치료
우한 폐렴의 치료에 있어서는 한방, 양방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중의사들은 우한 폐렴에 대해 진료 지침을 마련해놓고 있다. 우한 폐렴은 사스나 메르스와 그 증상이 비슷하다. 우한 폐렴의 주증상은 발열, 마른기침, 기력저하이다. 콧물, 코막힘, 설사 등의 증상이 있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일부 증상이 가벼운 우한 폐렴 환자들은 발열 없이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 회복되는 경우도 있었다.
관찰기의 우한 폐렴 환자가 복통,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장애를 보일 때는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 가미방을 처방한다. '화제국방(和劑局方)'의 곽향정기산은 곽향 5.625g, 소엽(蘇葉) 3.75g, 백지(白芷), 대복피(大服皮), 백복령(白茯苓), 후박(厚朴), 백출(白朮), 진피(陳皮), 반하(半夏), 길경(桔梗), 구감초(灸甘草) 각 1.875g, 생강 3쪽, 대추 2개로 구성되어 있다. 적응증은 상한병(傷寒病)에 표리(表裡)를 분별하기 어려울 경우, 감모(感冒), 서풍(暑風), 종습(腫濕), 풍한천(風寒喘), 대변체설 등이 해당된다. 인체가 외적인 사기를 받아서 소화불량을 일으키며, 오한이나 신열로 나는 두통, 토사곽란 등을 치료하기 위한 처방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위장관 증상을 동반한 가벼운 폐렴 증상을 치료한다는 말이다.
이제마(李濟馬)의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은 '화제국방'의 곽향정기산에서 길경, 백지, 후박, 복령을 빼고, 창출(蒼朮)과 청피(靑皮), 계피, 건강(乾薑), 익지인(益智仁)을 첨가한 것이다. 처방은 곽향 5.625g, 소엽 3.75g, 백출, 창출, 반하, 진피, 청피, 대복피, 계피, 건강, 익지인, 구감초 각 1.875g, 생강 3쪽, 대추 2개로 되어 있다. 이제마는 이 처방을 소음인(少陰人)의 내장 장기들에 생긴 한증인 이한병(裡寒病) 중 태음복통증(太陰腹痛症)의 가벼운 증세 등에 사용하였다. 적응증으로는 태양증(太陽症)의 대장파한(大腸怕寒), 양명증(陽明症)의 표부(表部)의 사기(邪氣)가 없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태음증의 이질(痢疾)이 있을 때, 부인의 포의불하(胞衣不下), 비기(痞氣), 체설(滯泄) 등이다.
발열 위주의 우한 폐렴 환자는 우선 금화청감과립(金花清感顆粒)을 선용한다. 금화청감과립은 금은화(金银花), 절패모(浙贝母), 황금(黃芩), 우방자(牛蒡子), 청호(靑蒿) 등으로 구성된다. 연화청온교낭이나 소풍해독교낭도 투여할 수 있다. 연화청온교낭의 처방은 연교(連翹), 금은화(金银花). 자마황(炙麻黃), 초고행인(炒苦杏仁), 석고(石膏), 판람근(板蓝根), 면마관중(绵马贯众), 어성초(魚腥草), 광곽향(廣藿香), 대황(大黃), 박하뇌 (薄荷腦)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풍해독교낭의 처방은 호장(虎杖), 연교, 판람근, 시호(柴胡), 패장초(败酱草), 마편초(馬鞭草), 노근(蘆根), 감초(甘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한 폐렴 초기는 주로 한습울폐(寒濕鬱肺)로 변증된다. 임상 표현은 오한발열 또는 무열, 마른기침, 인후 건조감, 권태감과 무기력, 가슴이 답답함, 소화장애, 구토, 설사, 설질담(舌質淡) 또는 담홍(淡紅), 태백이(苔白膩), 맥유(脈濡) 등이다. 추천 처방은 창출 15g, 진피 10g, 후박 10g, 곽향 10g, 초과(草果) 6g, 생마황(生麻黃) 6g, 강활(羌活) 10g, 생강 10g, 빈랑(檳郎) 10g이다.
중기는 역독폐폐(疫毒闭肺)로 전신 발열 혹은 한열이 교차하며 가래가 적은 기침 혹은 약간의 누런 가래, 복부팽만과 변비, 가슴이 답답해 호흡이 빨라지고, 기침으로 숨이 차며 움직이면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설질은 홍(紅)하고 태는 황니(黃膩) 혹은 황조(黃燥)하며 맥은 활삭맥(滑数脈)을 보인다. 추천 처방은 행인(杏仁) 10g, 생석고(生石膏), 과루(瓜蔞) 각 30g, 생대황(生大黃, 後下), 생마황, 자마황 각 6g, 정력자(葶藶子), 도인(桃仁) 각 10g, 초과 6g, 빈랑, 창출 각 10g이다. 추천 제제는 희염평주사제(喜炎平注射劑)와 혈필정주사제(血必淨注射劑)다.
중증기는 내폐외탈(内闭外脱)로 호흡 곤란, 움직일 때마다 숨이 차거나 보조기구를 통해 숨을 쉬어야 하며 정신 혼미를 동반하고 번조(烦躁),사지가 냉하며 땀이 난다. 설질은 자암(紫暗)이고 태는 후이(厚膩)하거나 조(燥)하며, 맥은 浮大無根(부대무근)이다. 부맥이 크게 잡히나 뿌리가 없다. 추천 처방은 인삼(人蔘) 15g, 흑순편(黑順片) 10g(先煎), 산수유(山茱萸) 15g에 소합향환(蘇合香丸) 혹은 안궁우황환(安宮牛黃丸)을 송복(送服)한다. 추천 제제는 혈필정주사액(血必淨注射液), 삼부주사액(參附注射液), 생맥주사액(生脈注射液)이다.
회복기는 폐비기허(肺脾氣虚)로 호흡이 짧고, 무력감, 음식물 섭취가 어렵고 토하며 복부팽만으로 인한 불편감, 대변을 볼 때 힘이 없고 무르며 상쾌하지 않다. 설은 담반(淡胖)하고 태는 백이(白膩)하다. 추천 처방은 법반하(法半夏) 9g, 진피 10g, 당삼(黨蔘) 15g, 자황기(炙黃芪) 30g, 복령 15g, 곽향 10g, 사인(砂仁) 6g(後下)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예방 수칙
우한 폐렴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발병 진원지인 중국 우한 방문을 피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우한을 방문할 경우 현지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감염 위험이 있는 시장과 의료기관 방문, 발열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과도 접촉을 피해야 한다. 또 우한을 방문한 사람은 귀국 뒤 14일 이내에 관련 증상이 나타날 경우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보건소 상담이 필요하다.
2019-nCo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좋다. 세면대가 없는 곳에서 활동할 때는 알코올 손 세정제로 수시로 씻는다. 외출하거나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식약처) 정하는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한다. 식약처는 KF80(황사용), KF94~KF99(이상 방역용) 등급으로 나눠 보건용 마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숫자가 높으면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크지만, 산소투과율이 낮아 숨쉬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한의학적 예방
1347년 유럽에서 흑사병(黑死病, Black Death, plague)이 대유행하여 3년 동안 2천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흑사병은 페스트균(Yersinia pestis)에 의해 발병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이다. 페스트균에 감염되면 살이 썩어서 검게 되기 때문에 흑사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시 흑사병에 의한 사망률은 80%에 이를 만큼 치명적인 전염병이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페스트균에 감염되었어도 어떤 사람은 살아남았고, 어떤 사람은 희생되었다는 것이다. 사스도 메르스도 마찬가지다. 사스나 메르스 확진 환자 중에도 분명 생존자가 있었다.
흑사병이나 사스, 메르스 환자의 삶과 죽음을 가른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병원균이나 독소 등의 항원이 공격할 때 이에 저항하는 능력인 면역력이다. 흑사병이나 사스, 메르스에 걸려도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우한 폐렴도 마찬가지다. '치미병(治未病)'이라는 말이 있다. 이미 병이 된 것을 치료하려 하지 말고, 병이 되기 전에 치료하라는 뜻이다. 병이 든 다음에 치료하려면 그만큼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미병'하려면 평소에 체력과 면역력을 보강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면역력을 증강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의학에서 음양기혈(陰陽氣血)을 보하는 처방들이 바로 면역력과 체력을 증강시켜 주는 한약들이다. 면역력과 기력을 증진시키는 처방에는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쌍화탕(雙和湯),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팔미지황탕(八味地黃湯), 녹용대보탕(鹿茸大補湯), 공진단(供辰丹), 경옥고(瓊玉膏), 연령고본단(延齡固本丹) 등이 있다. 이들 한약을 체질과 증상에 맞게 복용하면 면역력과 체력을 증강시킬 수 있다.
우한 폐렴 같은 치명적인 전염병이 유행할 때는 면역력과 기력을 증진시키는 한약을 복용해서 '치미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양을 골고루 갖춘 음식 섭취와 적당한 운동으로 신체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음의 평화도 빼놓을 수 없다.
2020. 2. 5. 임종헌(임종헌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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