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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헛발질

林 山 2020. 3. 31. 10:33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지난 3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를 가졌다. 심 대표는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과 촛불개혁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고 본다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도 정의당에 전략투표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심 대표는 "범민주 진영이 50% 이상 정당득표를 하리라고 보는데 지금은 민주당 40, 정의당 10 정도가 된다. 그런데 민주당과 정의당을 20 대 30 정도로 전략투표를 해주시면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된다"고 말했다. 이는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침해하는 발언이다. 유권자들은 심 대표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거수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20 대 30'이라는 비율까지 정해서 전략적으로 투표하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가? 공당의 대표가 이런 식으로 표를 구걸하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다. 적어도 공당의 대표라면 "민주당은 이러이러한 것을 잘못한다. 하지만 정의당은 이러이러한 것을 잘한다. 그러니 정의당을 지지해달라"고 해야 한다. 왜 이렇게 당당하게 발언을 못하는가?  


심 대표는 또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다당제의 협력정치를 통해 민생을 보살필 수 있는 기회를 민주 진보 유권자들이 외면하겠나"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민주당 후보들이 지역구에서 많아 당선될 것이니 정당투표는 정의당을 지지해달라는 이야기다.  


심 대표는 과거 "문재인 정부의 개혁 성공을 위해 정의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자. 문재인 정부의 개혁 성공을 바라는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찍지 정의당을 왜 찍느냐 말이다. 이런 식의 발언은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불러올 수도 있다. 


물론 사표심리에 따라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찍고, 정당투표는 정의당을 찍을 수는 있다. 실제로 그런 유권자들도 소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심 대표는 "지역구 후보는 민주당을 찍어도 정당투표는 정의당에 해달라"고 해야 한다. 이 정도 발언까지는 그래도 봐줄 수 있다. 이렇게 말을 못하는 이유는 심 대표가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와 대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이런 발언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심 대표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과 심상정 대표는 한국 정치사에 있어서 보배 같은 인물 고 노회찬 전 의원을 지켜주지 못했다. 노 전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외부로부터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비난이었다. 노 전 의원은 외부의 공격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지만 내부로부터의 차디찬 비난과 공격으로부터는 끝내 자신을 지킬 수 없었던 것이다. 노 전 의원 정도의 사안으로 자살해야 한다면 아마 여의도 현역 국회의원들 거의 모두 자살해야 할 것이다. 


정의당은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 6번이던 신장식 변호사를 음주와 무면허 운전 논란으로 자진 사퇴시켰다. 심 대표는 이에 대해 "검증과정에서 부실했던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와 정의당은 신 변호사에 대한 언론의 문제 제기에 대해 왜 먼저 감싸안고 방어해주지 않았는가? 신 변호사는 당원과 시민 투표로 뽑힌 비례대표 후보가 아니었던가? 정의당원과 시민들은 신 변호사가 음주와 무면허 운전 논란에도 불구하고 의정활동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를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했던 것이다.  


신장식 변호사는 자신의 음주, 무면허 운전 논란과 관련해 모두 소명했다면서 "언론이 문제제기를 한다는 이유로 후보직을 박탈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당장의 생계를 위해 논술강사로 활동했고, 수업시간을 맞추기 위해 무면허 운전을 했다"면서 "가난하고 철이 없었다"고도 호소했다. 신 변호사는 3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6년 음주운전 1회, 2006~2007년 세 차례 무면허 운전에 대해 엎드려 사죄드린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신 변호사는 이런 흠결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아까운 인물이다.  


유권자들 사이에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이 들려오고 있다. 또 심상정 대표가 정의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도 들린다. 정의당과 심상정 대표가 유권자들의 이런 비판을 외면한다면 4.15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 것이다.


2020.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