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0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도 18일째로 접어들었다. 10월 8일에는 여자 단식 준결승전 두 경기가 열렸다. 준결승전 두 경기는 모두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렸다.
오후 10시에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는 10대 반란의 주인공 19세의 이가 슈비온텍(Iga Świątek, 폴란드, 54위)이 나디아 포도로스카(아르헨티나, 131위)를 2-0(6-2, 6-1)으로 완파하고 생애 최초로 대망의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 선착했다. 결승전 진출과 함께 슈비온텍은 최소 준우승 상금 80만 유로(10억9천4백만 원)도 확보했다.
슈비온텍은 안정된 서브와 포핸드 스트로크를 주무기로 포도로스카를 몰아부쳐 1세트를 6-2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10대답지 않게 슈비온텍은 노련한 스텝과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공수 전환에서 우위를 점하며 2세트도 6-1로 가볍게 따내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 선수는 신기하게도 서브 에이스도 없었고, 더블 폴트도 없었다. 아마 이 부문 세계 신기록이 아닐까 생각된다. 슈비온텍은 퍼스트 서브 성공률에서는 53%-70%로 뒤졌으나 퍼스트 서브와 세컨드 서브 득점률에서는 70%-42%, 67%-38%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서비스 포인트와 리시브 포인트도 35-18, 26-16으로 월등하게 앞섰다. 이를 바탕으로 슈비온텍은 1세트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2게임, 2세트에서 3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슈비온텍은 10대 선수답지 않게 여유있는 경기를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같이 동행하고 있는 스포츠 심리학자의 도움을 항상 받고 있으며 그것이 내개는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는 21세의 2020 호주 오픈 우승자 소피아 케닌(Sofia Kenin, 미국, 4위)이 2011년 및 2014년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자 페트라 크비토바(체코, 7위)를 2-0(6-4, 7-5)으로 이기고 대망의 결승전에 올라갔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해 테니스 인생을 시작한 케닌은 생애 두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크비토바보다 13cm나 작은 키(170cm)에도 불구하고 케닌은 서브 에이스에서 3-2로 1개 앞섰고, 서비스 포인트에서는 49-37로 12포인트나 앞섰다. 퍼스트 서브 성공률에서도 케닌은 70%-55%로 크비토바를 압도하고, 퍼스트 서브 득점률에서도 65%-62%로 앞섰다. 크비토바는 세컨드 서브 득점률에서 59%-50%, 리시브 포인트에서 34-26으로 앞섰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슈비온텍과 케닌의 여자 단식 결승전은 10월 10일(토요일) 밤 10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다. 슈비온텍은 니콜 멜리차(미국)와 짝을 이뤄 여자 복식 준결승전에도 올라가 있다.
10월 9일(금요일)에는 남자 단식 준결승전 1경기와 여자 복식 준결승전 2경기가 열린다. 밤 9시 50분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는 그랜드슬램 대회 19회 우승에 빛나는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 2위)-'꼬마 클레이 마스터' 디에고 슈왈츠먼(아르헨티나, 12위)의 남자 단식 준결승전이 벌어진다. 나달의 결승전 진출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나달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프랑스 오픈 통산 13번째 우승, 대회 4연패를 달성하며 로저 페더러(스위스, 4위)가 보유한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 20회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오후 6시 쉬잔 랑그랑 코드에서는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티메아 바보스(헝가리) 조와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카테리나 시니아코바(체코) 조, 7시 15분에는 슈비온텍-멜리차 조와 알렉사 과라치(칠레)-데시래이 크러우칙(미국) 조의 여자 복식 준결승전이 열린다. 슈비온텍-멜리차 조의 결승전 진출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슈비온텍이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과 복식을 동시에 제패한다면 2020년 테니스계 최고의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