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뉴스 헤드라인

[2024.2.10.BBC] 이스라엘군 제네바 협약 위반, 팔레스타인 전쟁포로 옷 벗기고 눈 가려

林 山 2024. 2. 10. 08:43

Israeli soldier videos from Gaza could breach international law, experts say. Videos of Gazan detainees stripped, bound and blindfolded that were filmed and uploaded online by Israeli soldiers could breach international law, legal experts say. 

이스라엘군 제네바 협약 위반, 팔레스타인 전쟁포로 옷 벗기고 눈 가려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전쟁포로를 심문하는 이스라엘 군인

 

법률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촬영하여 온라인에 업로드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전쟁포로들의 옷이 벗겨지고 묶인 채 눈을 가린 동영상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국제법인 제네바 협약은 전쟁포로들이 불필요한 굴욕이나 대중의 호기심에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BBC 검증은 2023년 11월부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공개적으로 공유한 수백 개의 동영상을 조사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인 전쟁포로가 나오는 8개의 동영상을 확인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우리가 확인한 예비군 중 한 명의 복무를 종료했으며, 이와 같은 비디오는 IDF의 가치를 나타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가 논평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국제형사재판소의 수석 유엔 고문인 마크 엘리스 박사는 우리가 그에게 보여준 이스라엘 군인들의 영상이 전쟁 포로 처우에 대해 인정된 규칙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분석한 영상의 대부분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저항군 하마스군과의 전투 장면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피난을 떠나서 버려진 집을 살펴보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한 영상에서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공룡 복장을 하고 무기를 발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영상에서는 이들이 텅 빈 팔레스타인인 집에 피자 가게를 차리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법률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전쟁포로들에 대한 학대를 보여주는 공유된 동영상 8개를 발견했다. 모두 자신의 신분을 숨기지 않은 이스라엘 군인 또는 복무 중인 유태인 남성들이 게시한 글이었다. 

우리는 이번 주 초 온라인에서 널리 공유된 팔레스타인 전쟁포로의 이미지를 분석하여 하나의 계정을 발견했다. 역 이미지 검색 도구에 따르면 이 사진은 이스라엘 군인 요시 감주 레토바(Yossi Gamzoo Letova)의 유튜브(YouTube) 계정에서 나온 것이다. 

레토바는 12월 초부터 가자지구에서 IDF 나할 여단(Nahal Brigade) 소속 932 화강암 대대(Granite Battalion 932)라고 밝힌 자신의 군대 사진을 포함하여 여러 개의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2023년 12월 24일 게시된 영상에서, 이미지 속 팔레스타인 전쟁포로는 옷이 벗겨지고 피를 흘리며 손이 묶인 채 의자에 앉아 심문을 받는 모습이 담겨 있다. 

 

우리는 비디오에서 볼 수 있고 페이스북(Facebook) 페이지와 일치하는 기관 로고와 독특한 장식을 통해 위치가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학교인 가자대학(Gaza College)임을 식별했다. 같은 영상 후반부에는 팔레스타인 전쟁포로가 맨발로 가자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에서 "사진은 현장 심문 중에 촬영됐다. 팔레스타인 전쟁포로는 부상을 입지 않았다. 한 예비군이 이스라엘군의 명령과 가치에 어긋나는 사진을 촬영해 공개했다. 최근 그의 이스라엘 예비군 복무를 종료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레토바는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운동장에 모인 모습을 보여주는 또 다른 유튜브 영상을 게시했는데, 우리는 그곳의 위치를 파악하고 가자 야르무크 경기장으로 확인했다. 

영상 속 사람들은 대부분 속옷이 벗겨진 상태다. 일부는 눈을 가린 채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줄을 맞춰 정렬해 있고, 이스라엘 군인들은 이를 지켜보고 있다. 어느 순간, 여성 전쟁포로 3명이 포함된 한 무리가 이스라엘 국기가 걸려 있는 축구 골대 뒤에 무릎을 꿇고 눈을 가린 채 등장한다. 

이스라엘 군인이 온라인에 게시한 비디오에 등장하는 팔레스타인 전쟁포로들

 

영상에는 이스라엘 군인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데,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채 등장한다. 그의 군복과 휘장을 온라인에서 공개된 다른 이스라엘군 군복 이미지와 비교하여 우리는 그가 중령 또는 대대장임을 확인했다. BBC가 이스라엘군에 연락한 직후 두 동영상 모두 레토바의 공개 YouTube 페이지에서 삭제되었다. 

다른 이스라엘군 군인이 틱톡(Tiktok)에 업로드한 두 개의 동영상에는 눈을 가린 수감자들의 사진과 총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이미지가 산재해 있다. 

12월 14일 이스라엘 랩 노래에 맞춰 게시된 하나의 동영상에는 눈을 가린 수감자들이 픽업 트럭에 탑승하고 그 옆에 이스라엘 군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포즈를 취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그의 다른 소셜 미디어 계정에서 그 이스라엘 군인이 일리야 블랭크(Ilya Blank)임을 확인했다. 

블랭크는 눈을 가린 팔레스타인 남자가 바닥에 누워 있고 이스라엘군 군인 세 명으로 보이는 모습이 담긴 두 번째 비디오를 게시했다. 우리는 블랭크의 비디오에 사용된 다수의 사진을 가자지구 북부에서 찾았다. 이스라엘군(IDF)과 틱톡(TikTok)에 연락한 후 동영상이 게시 중단되었다. 

눈을 가린 팔레스타인 전쟁포로들과 함께 픽업트럭 위에 서 있는 이스라엘 군인

 

제3차 제네바 협약 제13조는 전쟁포로는 특히 폭력이나 협박 행위, "모욕과 대중의 호기심"으로부터 항상 보호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엘리스 박사는 전쟁 포로들에 대해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그들의 품위를 떨어뜨리거나 모욕을 주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속옷을 입은 채 사람들에게 걸어가며 촬영하고 이를 내보내는 행위는 확실히 제3차 제네바 협약 제13조를 위반한 것이다. 제네바 협약에 설정된 규칙은 어떤 식으로든 이러한 유형의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IDF)의 첫 번째 행동강령 작성을 도운 이스라엘 학자 아사 카셔(Asa Kasher) 교수는 반쯤 벗은 사람들의 사진을 공유하는 것은 IDF의 윤리강령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카셔는 무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쟁포로의 옷을 잠시 벗겨야 하는 군사적 필요성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사진을 찍어 대중과 공유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반쯤 벗은 채로 붙잡는 이유는 모욕을 주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권 변호사 마이클 맨스필드는 해당 영상이 유엔 법원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맨스필드는 "전쟁이나 분쟁 중에 전쟁 포로로 구금된 사람들을 다루는 방법에는 매우 엄격한 제한이 있다. 이는 명백히 그렇다. 그리고 그 조항은 실제로 포로들을 존중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틱톡(TikTok)에 6개의 동영상을 보냈고, 틱톡은 모두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했음을 확인했다. 그들은 "폭력적인 비극의 피해자를 비하하려는 콘텐츠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지침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영상은 플랫폼에서 모두 사라졌다. 

유튜브 대변인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분쟁 중에 수만 개의 유해한 동영상을 삭제하고 수천 개의 채널을 종료했으며, 유해한 영상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팀이 24시간 내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