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제(兢齋) 김득신(金得臣)은 대대로 화원을 하여 유명한 개성(開城) 김씨 집안 출신의 화원으로, 김홍도의 선배로 알려진 김응환(金應煥)의 조카이며, 동생과 아들도 모두 화원이었다. 조선 후기 풍속화의 내용과 형식에서 김홍도를 가장 충실히 계승한 화가로 평가받는 그는, 김홍도 화풍이 형식화되어 가면서 풍속화의 퇴영이 예고하는 출발선상에 놓여졌던 화가이기도 하다. 대표작으로는 간송미술관 소장의 <풍속화첩>과 1815년 62세 때 그린 호암미술관 소장의 8폭 병풍이 알려져 있다. 또 별도로 흩어진 화첩용 그림들이 비교적 여러 점 남아 있는 편이어서 풍속화가로서 김득신의 위치를 충분히 검증케 해준다.
<주막거리>는 여러 풍속도를 한 화면에 복합하여 주변 풍경과 섬세하게 조화시킨 작품으로 주막과 대장간, 다리를 건너는 여행객, 논에서 일하는 농부들을 함께 담아서 그렸다.
반상도
투전도
투전에 열중하고 있는 남자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들은 중인(中人)계급의 남자들로 보이는데, 투전에 정신없이 빠져 있는 모습이 각 인물들의 얼굴 표정과 몸짓에서 여실히 느껴지고 있다. 부유한 사람들로 보이긴 하지만, 교양 있는 몸가짐이나 위신은 전혀 찾을 수 없이 도박에 몰입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면 이들이 분명 양반 지식인층이 아닌 중인계급의 사람들일 것이다. 당시 여유 있는 중인들이 투전판을 벌리거나 주색잡기에 빠지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김득신이 바로 그러한 풍속의 하나를 그린 것이다. 화면에 그려진 인물들의 형태 표현이 주제에 맞게 자연스럽고 개성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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