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8월 14일 임시공휴일 지정과 재벌 사면

林 山 2015. 8. 6. 15:08

박근혜 정부가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정부는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되돌아보고 향후 70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선진한국, 통일국가로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하고, '어려움 속에서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온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복원하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민통합과 통일의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어서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배경은 제법 그럴 듯하다.


그러나 정부가 깜짝쇼라도 벌이듯 8월 14일을 며칠 앞두고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8월 14일은 전국의 관공서가 쉬게 된다. 이날 관공서 업무 처리 계획이 잡혀 있던 사람들은 큰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기업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상 가동을 하자니 악덕기업주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도 재판 일정을 변경할 수 밖에 없어 골머리를 앓게 생겼다.    


정부는 또 8월 14일 하루 전국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무료'라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14일 하루 전국 고속도로 일일통행료 무료로 인한 손실을 2016년도 국토교통부 예산에서 보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 예산은 결국 피 같은 국민 세금이 아니던가!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진짜 속셈은 무엇일까? 8월 14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16일까지 연휴이고,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도 무료다. 즉 국민들 보고 아무 생각하지 말고 놀러나 가라는 이야기다. 국민들이 연휴를 즐기고 있을 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예전 같으면 정부가 공휴일 추가 지정을 추진하면 재계에서 먼저 들고 일어나 강력하게 반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쩐 일인지 조용하기만 하다. 왜 그럴까?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범죄로 처벌을 받은 재벌들의 사면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박근혜 정권과 재계를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정작 관심이 가는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정봉주 전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실형을 받고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다. 박근혜 당시 대선 예비후보는 정 전 의원과 똑같이 BBK 의혹을 제기했지만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 자신과 동일한 사안으로 처벌받은 정 전 의원을 사면해 줄까? 어쩌면 유전무죄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정봉주 전 의원이 사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정봉주 전 의원이 사면되지 않는다면 8.15 광복절 특별사면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을 통해서 지난 18대 대선 부정선거 의혹과 세월호 침몰 사건, 국가정보원 해킹 사건 등이 희석되기를 바랄 것이다. 결국 임시공휴일 지정이 여론 무마용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도 땅에 떨어진 박근혜 정권의 인기를 만회하기 위한 카드가 아닌가 생각된다.


언제나 결론은 이거다.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질 수 밖에 없다!


2015.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