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치의 노래

추우(秋雨)

林 山 2016. 11. 19. 09:21


추우(秋雨)


이슥한 밤 비가 내린다


가을의 끄트머리에

그 누군가의 슬픔이
그 누군가의 분노가
그 누군가의 안타까움이
비가 되어 내린다


이런 날은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가로수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하염없이 내리는 가랑비도
더없는 축복일 게다


연인이 아니면 어떠리
밤 그림자를 벗 삼아
저 길 끝까지
걸어보는 것도 좋다


선술집 목로는 쓸쓸하고
주객들의 술잔도 쓸쓸한데
가을비는 속절없이 내리고
나그네 가슴에도 비가 내린다


가을의 끄트머리에
그 누군가의 슬픔이
그 누군가의 분노가
그 누군가의 안타까움이
비가 되어 내린다


이슥한 밤 비가 내린다


2016. 11. 18.

백만 촛불시민항쟁을 생각하며


'음치의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은대미재에서  (0) 2019.07.31
失意之時(뜻을 잃었을 때는)  (0) 2017.05.26
어버이연합에게  (0) 2016.01.06
엄마부대에게  (0) 2016.01.04
아이폰歌  (0) 201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