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이슈 화제

신천지 교단은 방역 당국에 적극 협조하라

林 山 2020. 2. 25. 12:24

2020년 2월 25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비드-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진자가 밤사이 60명 증가하여 893명에 이르렀고, 사망자도 1명 늘어 총 8명이 되었다. 코비드-19의 전국적 대규모 유행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올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코비드-19 확진자 833명 가운데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가 총 456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신천지 대구교회가 국내 코비드-19 확산의 진원지였던 셈이다. 코비드-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의 친형 장례식에 교인들이 대규모로 참석했던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 당국이 코비드-19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신천지 교인들의 명단을 파악해서 검사하고, 유증상자는 격리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코비드-19의 신속한 차단을 위해 방역 당국은 신천지 교단에 전국 신자 명단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신천지 교단은 방역 당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신천지 대구교회나 확진자 외에 전체 신자 명단 제출은 유출이 우려돼 어렵다는 이유였다. 


신천지 교단의 답변은 너무나 무책임한 것이었다.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나 교주 친형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대구 외 거주 신자들을 제외하면 당국의 방역 노력에 구멍이 뚫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신천지 측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건당국에 협조하겠다면서도 전국 신자 명단 제출을 거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신천지 교단은 현 사태에 대해 '유감(遺憾)'을 표명하면서 자신들이 '코비드-19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런 항변은 어불성설이고 언어도단이다. 신천지 교단은 자신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항변하기 전에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부터 했어야 한다.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감염으로 인해 전국민들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신천지 교인들의 코비드-19 집단 감염은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발병 초기에 코비드-19 발병 진원지가 신천지 대구교회임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방역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더라면 이처럼 대규모로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방역 당국의 대응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신천지가 전국 신자 명단 제출을 거부했을 때 신속하게 강제 집행에 들어갔어야 한다. 지금은 전국민이 코비드-19 위험에 처한 비상시국이다. 코비드-19가 이처럼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신천지 전국 신자 명단이 파악되지 않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대본은 25일 "국무총리 비서실 권오중 민정실장을 중심으로 신천지 측과 긴밀한 협의를 한 결과 전체 신도명단 제공, 보건당국의 검사 적극 협조, 교육생의 검진 유도 등 신천지 교회 측의 협조를 이끌어냈다"고 발표했다. 중대본은 이어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상향시킨 이상 신천지 교회 측의 자발적인 협조가 없을 경우 법적인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는 의지를 강조한 끝에 신천지 측의 전향적 협조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신천지 측은 올해 1~2월 중 대구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 타 지역 신도, 대구교회 신도 중 같은 기간 중 타 지역을 방문한 고위험군 신도 명단을 제공하고, 빠른 시간 안에 전체 신도 명단도 제공키로 했다. 이에 따라 중대본은 신천지 측으로부터 신도 명단이 확보되는 대로 즉각 전국 보건소와 지자체 등에 배포, 각 보건소와 지자체 별로 관할 지역에 주소지를 둔 신도들을 대상으로 코비드-19 조사를 개시할 예정이다. 또 신천지 전체 신도들에 대한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빠른 시간 안에 완료키로 했다. 아울러, 진행경과는 수시로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비록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신천지가 방역 당국에 협조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 아울러 신천지는 코비드-19 발병 진원지 중국(中国) 후베이 성(湖北省) 우한(武汉)에서 돌아온 신자가 있다면 그 명단도 공개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코비드-19 국내 최초 전파자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최초 전파자를 파악해야 감염 경로를 추적해서 효율적인 방역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국민일보는 2월 21일자 '신천지, 지난해 중국 우한에 증거장막 설립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신천지 증거장막 공식 사이트가 지난해 중국 우한에 교회(신천지증거장막)를 설립했다고 홍보해오다 논란이 일자 21일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신천지 공식 사이트는 중국 우한에서의 신천지 증거장막 설립 이력이 이슈화되자 21일 오전 11시부터 잠시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하고 연혁에서 '중국 무한(우한·武汉) 교회' 문구를 삭제했다. 


구글 사이트 캐쉬 서버 등에는 이전에 올린 중국 신천지 우한교회의 기록이 남아 있기에 확인이 가능하다.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우한과의 연결 고리를 끊으려는 모습에서 방역 당국의 신속한 역학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방역 당국은 지금 코비드-19 퇴치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코비드-19 퇴치에 신천지 교단도 적극적인 협조를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천지는 전국민적 지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2020. 2. 25.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식 명칭은 코비드-19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