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자 '클리앙'에 홍성담 작가의 '이런 따위 대갈빡에 나는 오늘도 사과나무를 심는다'라는 제목의 그림이 게재됐다. 작품명부터 매우 의미심장하고 신랄하다. 연일 실언을 쏟아내면서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 모 정치인을 풍자한 그림으로 보인다. 그림 속 주인공은 누구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스피노자가 한 말 가운데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이 있다. 이른바 스피노자의 10대 명언 중 하나다. 이를 패러디해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모 정치인을 그림으로 풍자한 것이다.
머리 스타일이며 콧수염, 눈매 등을 보면 그림 속 인물은 나치 독일의 독재자이자 일급 전범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케 한다. 12.12 군사반란 수괴 전두환을 옹호하고 찬양한 정치인에게 시민들은 'x틀러'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사실 홍성담은 그림의 제목을 'X틀러'라고 붙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머리에는 줄기가 잘린 사과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고, 그 옆에는 삽 한 자루가 꽂혀 있다. 사과는 달랑 하나만 달려 있다. 부목으로 받쳐진 사과나무는 온전치 않은 부실한 사과(나무)다. 자신의 실언에 대해 부실한 사과로 일관하는 부실 정치인에 대한 통렬한 일침이다.
눈에는 핏발이 서 있다. 흥분과 분노에 찬 눈빛이다. 분노는 불의(不義)를 향한 것일 때 정당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주인공의 빗발 선 눈은 과연 불의를 향한 분노일까? 자신을 따르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한 증오일까?
코밑에는 수염 대신 파리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파리는 사람이나 동물의 똥을 보면 떼로 달려든다. '똥파리'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화가는 파리가 달려든 그림 속 주인공이 바로 '똥' 같은 존재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 '똥'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에 홍성담은 기가 막힌 것이다.
2021. 11. 3.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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