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에스빠냐의 황소' 라파엘 나달(세계 랭킹 4위)이 영국 런던의 머튼 구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리고 있는 2022 윔블던 챔피언쉽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 진출했다. 윔블던에 3년 만에 출전한 2번 시드 나달은 6월 29일(한국시간) 밤 10시 45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프란시스코 세룬돌로(아르헨티나, 41위)를 3시간 33분 만에 3-1(6-4, 6-3, 3-6, 6-4)로 격파했다. 2회전 진출 상금은 78,000파운드(약 1억2,300만원)이다.
윔블던 챔피언쉽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한 나달은 4강에 오른 2019년 대회가 마지막 참가였다. 2020 윔블던은 코비드19 팬데믹으로 대회가 취소됐고, 2021 대회에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2022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챔피언 나달은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2022 윔블던 참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나달은 신경에 열을 가하여 장기간의 통증을 가라앉히는 고주파 절제술을 받은 후 윔블던에 참가해 본선 1회전을 가볍게 통과함으로써 그랜드 슬램 22회 챔피언의 건재를 과시했다.
36세의 노장 나달은 윔블던에 처음 데뷔한 23세의 세룬돌로를 맞아 먼저 두 세트를 6-4, 6-3으로 가볍게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3세트에 들어서자 신예 세룬돌로는 힘과 스피드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나달이 난조에 빠진 사이 세룬돌로는 3세트를 6-3으로 이겨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3세트에서 나달은 잔디 코트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나달은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 오픈을 역대 최다인 14번이나 제패해 '클레이 코트의 제왕'으로 불린다. 그러나 잔디 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서는 2008, 2010 대회 등 단 두 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4세트 들어서 나달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세룬돌로를 여유있게 몰아붙이며 게임의 주도권을 잡았다. 나달은 최전성기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4세트를 6-4로 따내고 세트 스코어 3-1로 2회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3시간이 넘는 경기 시간에도 나달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나달은 서브 에이스에서 세룬돌로보다 3개 많은 5개를 성공시켰지만, 더블 폴트에서는 상대보다 1개 더 많은 3개를 범했다. 세룬돌로는 두 번째 서브 득점률(49%-47%)에서는 오히려 나달을 앞섰다. 그러나, 첫 서브 성공률(67%-69%)과 첫 서브 득점률(63%-70%), 서비스 포인트(75-79), 리시브 포인트(48-55)에서 나달에 고루 뒤진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나달은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대단한 경기였다. 세룬돌로는 매우 힘든 상대였다. 3년 만에 윔블던에 돌아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내 MC가 잔디 코트 적응 문제에 대해 묻자 나달은 "윔블던에서 두 차례 우승 경험이 있지만, 아직도 잔디 코트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 3년 만에 출전해서 그런 것 같다. 하루 하루가 시험이다. 오늘도 중요한 시험이었다. 중요한 건 오늘 이겨서 내일 잔디 코트 연습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라면서 웃었다.
부상 부위 통증에 대한 질문에 나달은 "이달 초 프랑스 오픈 우승 후 이번 대회가 열리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았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프랑스 오픈이 끝나고 바로 훈련하기는 어려웠다. 며칠 푹 쉬었다. 지금 중요한 건 내가 윔블던 코트를 다시 밟았고, 첫 경기를 이겼다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3주간 치료에 집중했는데, 기적처럼 통증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보유한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 우승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현재 나달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은 22회로 이 부문 단독 선두다. 쌍벽 라이벌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스위스, 97위)는 20회 우승으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나달이 2022 윔블던에 이어 2022 US 오픈까지 제패하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생애 첫 캘린더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캘린더 그랜드 슬램은 프로 선수의 메이저 대회 참가가 허용된 1968년 오픈 시대 이후 로드 레이버(호주, 은퇴) 단 한 명 만 성공한 대기록이다.
2022 윔블던 챔피언쉽은 나달과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3위)의 우승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세계 1위 다닐 메드베데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이나 침략전쟁으로 제재를 받아 출전하지 못했고, 차세대 주자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위)는 2022 프랑스 오픈에서 입은 발목 부상 수술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테니스의 황제' 페더러도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조코비치는 1번 시드를 받았다. 따라서 나달과 조코비치 모두 패하지 않고 올라가면 결승에서 맞붙는다.
한편, 밤 10시 15분 3번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본선 1회전 경기에서는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캐나다, 9위)가 막심 크레시(미국, 45위)에게 1-3(7-6, 4-6, 6-7, 6-7)으로 역전패해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다음날 오전 12시 55분 1번 코트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5위)가 알렉산더 리차드(스위스, 192위)를 3-1(7-6, 6-3, 5-7, 6-4)로 이기고 2회전에 올라갔다.
6월 29일부터는 남녀 단식 2회전 경기가 이어진다. 오후 7시 2번 코트에서는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 6위)-우고 움베르(프랑스, 112위)의 경기, 밤 9시 30분 센터 코트에서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3위)-타나시 코키나키스(호주, 79위)의 경기가 열린다. 밤 10시 15분 3번 코트에서는 야닉 시너(이탈리아, 13위)-미카엘 이메르(스웨덴, 88위)의 경기, 10시 35분 1번 코트에서는 캐머런 노리(영국, 12위)-하우메 무나르(에스빠냐, 71위)의 경기, 10시 55분 2번 코트에서는 까를로스 알까라스(에스빠냐, 7위)-탈론 그리에크스푸르(네덜란드, 53위)의 경기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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