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는 전교조 해직교사 원상회복 특별법 제정하라!
윤석열 정부는 전교조 해직교사 명예 당장 원상회복시켜라!
윤석열 정부는 국가폭력 희생 해직교사 원상회복 시켜라!!!!
박순애 장관은 전교조 해직교사 원상회복 특별법 앞장서라!
전교조 해직교사는 모두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받았다!!!
해직교사 원상회복 위한 특별법 제정 33년 이상 기다렸다!!!
전교조 해직교사 원상회복 외면한 문재인정권 규탄한다! 전교조 해직교사 원상회복 나몰라라 민주당은 각성하라!
[1인 시위 226 일차 단상] 선생님! 왜 여기 서 계셔요? - 1989년 전교조 해직교사 양운신
아침에 일기예보를 보니, ‘수요일인 20일은 밤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오겠습니다.’라고 나온다. 현직 교사일 때는 날씨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날씨에 민감한 일을 하는 분들에겐 송구한 말일 수 있지만, 비가 온다고, 눈이 온다고, 태풍이 분다고 학교에 안 갈 것도 아니니 날씨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은 시위하러 가는 수요일엔 날씨에 관심이 간다. 지난주처럼 폭우가 온다면 불편함이 여간 아니다. 그런데 오늘은 햇빛이 따갑고 덥다. 그래도 이 정도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 길가 나무의 요란한 매미 소리를 들으며 일부러 교육청으로 걸어가는 동안 속으로 투지를 다진다. ‘지난 1989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한 이래 33년 세월 동안 고작 이 정도 악조건에 굴한 적 없다!’면서.....
경기도 고양교육지원청 앞에 5분 전 12시에 도착하여 피켓을 펼치고 서 있는데, 10분쯤 지났을까? 나는 먼 곳에 시선을 두고 있는데, 젊은 행인 한 명이 불쑥 가까이 다가와 놀라는 소리로 “선생님! 왜 여기 서 계셔요?” 한다. 순간 나도 놀랐다. 가만히 보니 18년 전, 고2 때 내가 담임을 했던 제자 임◯◯ 군이다. 고1 때 담임 선생님이 임 군의 품성과 공부 환경을 새로 부임한 나에게 설명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이었다. 그 임 군이 경찰이 되었다면서 몇 년 전에 나를 찾아와 반갑게 해후한 적이 있다. 물론 즐거운 만남이었고 술도 한잔했다. 술 한잔이 들어갔기 때문에 즐거웠다는 뜻은 아니다. 기억은 졸업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졸업식을 마치고 복도에서 우연히 임 군과 마주쳤다. 한 학년이 17학급이나 되는 큰 규모의 학교였고, 임 군이 3학년 때는 내가 그 반 수업을 담당하지 않아서 정보가 없는 터라 대뜸 궁금한 것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너 어느 대학 갔냐?” 임 군이 해맑은 얼굴로 “선생님, 어느 대학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잖아요.” 하고 미소를 짓는다. 그랬다. 나는 임 군이 2학년 때 담임을 하면서 어느 대학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무엇을 배우느냐(전공하느냐), 무슨 생각을 하면서 왜 배우느냐?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진로지도랍시고 조종례 때 자주 말했었다. 그래놓고 “너 어느 대학 갔냐?”하고 묻는 것은 잘못된 질문임이 명백했다.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미안했다.
마침 뒤에서 누군가 임 군을 급히 불러서 “선생님, 저 지금 빨리 가봐야 해요. 다음에 연락드릴게요.”하고 급히 가는 바람에 나는 계속 어색할 수도 있었던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돌아보면, 참 미욱한 교사였다. 그 일이 있고 난 다음부터는 제자들에게 대학은 물론 묻지 않았고, 무슨 전공을 선택했는지 묻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자기 입으로 말하면 ‘그런가 보다’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는 눈치껏 상황에 맞게 격려를 해주곤 했다. 제자가 곧 나의 스승이었다.
그 임 군이 경찰이 되어 나를 찾아와 한잔하면서 우리는 참 많은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었다. 그리고 아직 계급은 비록 ‘하급’ 경찰이지만 생각은 정의롭게 똑바로 하고 있고 경찰의 역할을 바르게 인식하고 있는 ‘고급’ 경찰임을 대화 속에서 느낄 때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임 군이, 오늘 1인 시위 중인 내 앞에 나타나 “선생님! 왜 여기 서 계셔요?” 하고 묻는 것이다. 너무 뜻밖이었다. “3년째 이러고 있지. 오늘이 226일째야. 지금은 수요일만 해.” “아니, (이 더운데) 낮에 이러고 있어요.” “허허, 밤에 할 순 없잖아!”.
그런데 제자를 보자 대화 도중, 사진 생각이 났다. 매번 행인들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야야, 이러지 말고 나 사진부터 찍어줘! 저기 고양교육청 글씨도 나오게!” “예. 찍어드릴게요.” 이 상황에 사진부터 챙기는 내가 우스웠다. 다른 때 행인이 사진을 찍어줄 때 내 표정이 약간은 비장해야 했다. 시위를 하는 자의 표정이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국가폭력에 대한 분노의 결기가 스며있어야 할 것 같아서. 그런데 오늘은 피사체가 되어 폼을 잡으며 웃음을 참아야 했다. 집에 와서 제자가 찍어준 사진을 보니 조금 웃음을 머금고 있다. 그래도 좋다. 제자가 찍어 준 것이라서.
사진을 찍어 준, 내 앞에 선 사복 경찰 임 군은 출근길이었다. 길게 붙잡아 둘 수는 없는 일. 조만간 다시 얼굴을 보기로 하고 마지막 말 한마디 덧붙였다. 나도 임 군을 생각하면서 늘 걱정하던 바였으므로. ‘요즘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이상한 의도로 완전 장악하려 들던데 많이 신경이 쓰이겠네?’ ‘아, 그거요~’. 긴 말은 할 시간이 없었지만 의연함이 보여서 임 군의 앞길이 조금 안심이 되었다.
돌아보면 경찰과는 원만하게 지내지 못했다. 해직 이후 33년 동안 얼마나 경찰에게 수모를 당했던가. 해직 시절엔 집회하다 잡혀가 얻어맞기도 수차 해봤고~. 따지고 들면 그들은 (위에서 시켰다 하며)‘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의 제자 경찰공무원 임 군을 보며 거는 기대다.
오늘, 덜 더운 때, 아침에 시위를 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불가피한 상황도 아닌데 애초에 약속한 시간에 해야지. 사소하다 할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규칙적으로 시위하는 것도 투쟁의 원칙이다. 우리가 약속한 대로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더위를 피하지 않고 1인 시위에 나섰더니 사랑하는 제자를 만날 수 있었다. 하늘이 준 선물이었다. 제자의 앞길에 행운을 빈다. 그리고 우리 전교조 해직동지들의 앞길에도 원상회복의 행운이 도래하기를 빈다.
투쟁!
2022. 7. 20. 수요일. 교육민주화동지회(교민동) 양운신 올림
2022년 7월 20일 수요일
교육민주화동지회/참교육동지회/전교조 해직교사원상회복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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