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꽃창포 '우아한 마음, 좋은 소식'

林 山 2022. 10. 29. 03:29

정원이 있는 집에서는 대부분 꽃창포를 한두 포기쯤은 볼 수 있다. 꽃창포는 잎이 시원하게 쭉쭉 벋고, 보라색으로 피는 꽃도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원예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꽃창포를 들꽃창포, 창포붓꽃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우아한 마음, 좋은 소식'이다.

 

꽃창포는 잎이 창포와 비슷하게 생겨서 '꽃이 피는 창포'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꽃창포는 창포와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꽃창포는 붓꽃과 붓꽃속의 여러해살이풀, 창포는 천남성과 창포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창포(충주시 교현동 부강아파트 화단, 2005. 6. 17)

 

꽃창포는 백합목 붓꽃과 붓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국가생몰종지식정보시스템에 등재된 학명은 아이리스 엔사타 바. 스폰타네아 (마키노) 나카이[Iris ensata var. spontanea (Makino) Nakai]이다. 속명 '아이리스(Ir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비의 여신 이리스(Iris)에서 유래한 것이다. 나비를 통해 하늘과 지상을 오가는 신들의 심부름꾼으로 무지개 나비여신이라고도 한다. 무지개처럼 꽃이 아름답고, 꽃 색의 변화가 많다는 뜻을 담고 있다. 종소명 '엔사타(ensata)'는 '칼(sword)'을 뜻하는 라틴어 '엔시스(ensis)'에서 유래했으며, 잎의 모양을 표현한 이름이다.

 

'바(var.)'는 '변종(variant, 베리언트)'의 약자이다. 변종명 '스폰타네아(spontanea)'는 '자발적인, 자연스러운'의 뜻을 가진 라틴어 '스폰타네우스(spontāneus)'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마키노(Makino)'는 일본의 식물 분류학자 마키노 도미타로(牧野富太郎. 1862~ 1957)이다. 일본 식물에 학명을 붙인 최초의 일본인이다. 그가 이름을 붙인 식물은 1000여 종, 1500여 변종에 이른다. '나카이(Nakai)'는 일본 식물분류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서 근무하며 한강토(조선반도)의 식물을 정리하고 소개하였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에 발견된 한강토 자생 식물의 학명에는 대부분 그의 성 'Nakai(中井, 나카이)'가 명명자로 등재되어 있다. 그는 특히 물푸레나무과(Oleaceae)에 속하는 세계 1속 1종의 한강토 특산식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속(Abeliophyllum)을 최초로 학계에 보고한 인물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아이리스 엔사타 툰베리(Iris ensata Thunb.)가 정명, 'Iris ensata Thunb. var. spontanea (Makino) Nakai'는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추천 영어명은 뷰티플-플라워 워터 아이리스(Beautiful-flower water iris)이다. '뷰티플-플라워(Beautiful-flower)'는 '예쁜 꽃', '워터(water)'는 '물', '아이리스(iris)'는 '붓꽃'이다. 추천 일어명은 노하나쇼우부(ノハナショウブ, 野花菖蒲, 들꽃창포)이다. '노하나(野花)'는 '들꽃, 야생화', '쇼우부(菖蒲)'는 '창포, 꽃창포의 속칭'이다.

 

일본 자료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미카와의 식물 관찰)에는 'Iris ensata Thunb. var. ensata'와 'Iris ensata Thunb. var. hortensis Makino et Nemoto' 두 가지가 하나쇼우부(ハナショウブ, 花菖蒲, 꽃창포), 'Iris ensata Thunb. var. spontanea (Makino) Nakai'가 노하나쇼우부(野花菖蒲)로 등재되어 있다. 영어명은 재퍼니즈 워터 아이리스(Japanese water iris), 재퍼니즈 아이리스(Japanese iris), 중국명은 화창푸(花菖蒲)로 등재되어 있다. 일본판 위키백과에는 노하나쇼우부(野花菖蒲)가 원예종 하나쇼우부(花菖蒲)의 원종이라고 나온다. 일본 자료 YList에는 'Iris ensata Thunb. var. spontanea (Makino) Nakai ex Makino et Nemoto'를 일어명 노하나쇼우부(野花菖蒲), 한글명 꽃창포라고 했다.

 

중국어판 위키백과에는 'Iris ensata Thunb.'가 정명, 'Iris ensata Thunb. var. hortensis Makino et Nemoto'는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중국명은 위찬화(玉蝉花), 이명에는 화창푸(花菖蒲, 中国高等植物图鉴), 쯔화위안웨이(紫花鸢尾, 东北植物检索表), 동베이위안웨이(东北鸢尾, 庐山植物园栽培植物手册) 등이 있다. 

 
꽃창포는 한강토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규슈(九州) 등지에 자란다. 중국에서는 샨동(山东), 지린(吉林), 랴오닝(辽宁), 헤이롱쟝(黑龙江), 저쟝(浙江) 등지의 해발 100~4,200m의 소택지나 물가에 분포한다. 한강토에는 전국 각지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꽃창포(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꽃창포는 근경이 짧고 굵으며, 갈색 섬유로 덮여 있고 갈라진다. 키는 60~120cm, 지름은 6m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털이 없고 곧추서며, 때로는 가지가 갈라지고 속이 비어 있으며, 1~3개의 줄기잎이 있다. 잎은 길이 20~60cm, 너비 0.5~1.2cm로서 2줄로 늘어선다. 잎 가운데는 중륵(中肋, 主脈)이라고 하는 굵은 선이 뚜렷하다.

 

꽃은 6~7월에 적자색으로 핀다. 원줄기 또는 가지 끝에 달리며, 안쪽에 황색 줄이 있다. 꽃 밑부분은 갈색 엽초상(葉鞘狀)의 포(苞) 2개가 씨방을 둘러싼다. 외꽃덮이는 3개이며, 굵은 화경(花莖) 위에서 판연(瓣緣)이 밑으로 처진다. 잎끝(葉先)은 타원형 원두(圓頭)로서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맥이 있고 밑부분은 황색이다. 내꽃덮이는 3개이며, 외꽃덮이와 어긋나기하여 곧추선다. 잎끝은 피침형(披針形) 둔두(鈍頭)로서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외꽃덮이 색과 같다. 암술대는 곧추서고 3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끝에 곧은 삼각상의 열편(裂片)이 있고, 그 밑에 암술머리가 있다. 씨방은 연녹색이며 하위이다. 

 

열매는 삭과(蒴果)이다. 삭과는 길이 2.5~3cm이고 갈색이며, 뒤쪽에서 터진다. 종자는 편평한 적갈색이다. 열매 선단(先端)에는 끝이 뾰족한 부리가 있다.

 

꽃창포는 뿌리가 강건한 식물이므로 습기가 많은 댐이나 저수지, 연못 주변의 척박하고 경사진 곳의 토양 보호용으로 심으면 좋다. 키가 높이 자라지만 꽃이 아름다워서 적절하게 심으면 경관 조성에도 효과가 있다.

 

꽃창포의 본초명은 옥선화(玉蟬花), 자화연미(紫花鳶尾)이다. 중국 자료 '지우통(植物通)'에는 '꽃창포의 뿌리줄기를 위찬화(玉蝉花)라고 한다. 청열이수(清热利水), 소적도체(消积导滞)의 효능이 있어 폐열비습(肺热脾湿), 수습정취(水湿停聚), 기창수종(气胀水肿) 등을 치료한다. 식적증(食积证)에도 쓸 수 있다.'고 나와 있다. 

 

꽃창포(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꽃창포의 유사종에는 노랑꽃창포(Yellow flag iris, キショウブ), 대청부채(Vesper iris, 얼이범부채), 부채붓꽃(Wild flag iris), 제비붓꽃(Rabbit-Ear Iris), 솔붓꽃(Beardless iris, 자포연미, 자석포), 난장이붓꽃(Single-flower iris, 용골단화연미), 각시붓꽃(Long-tail iris), 금붓꽃(Grassy-leaf yellow iris), 노랑붓꽃(Dwarf-woodland Korean iris), 흰붓꽃  노랑무늬붓꽃(Odaesan iris), 타래붓꽃, 시베리아붓꽃 등이 있다. 

 

꽃창포의 기본종은 내꽃덮이가 넓고 뒤로 젖혀진다. 꽃창포 개량종을 뜰꽃창포라고 하는데, 약 400여 종이 개발되어 있다. 한택식물원에서 선발된 왜성종은 키가 60cm 정도로 작지만 꽃은 더 크고 꽃색도 더 짙은 형 질특성을 지닌다.

 

노랑꽃창포(Iris pseudacorus L.)는 노란색 꽃이 피는 꽃창포다. 연못가에 많이 심는 꽃으로 유럽에서 온 귀화식물이다. 대청부채(Iris dichotoma Pall.)는 대청도, 백령도의 해안가 절벽에 자생하며 환경부에서 희귀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배수가 잘 되는 사질토양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고, 종자번식도 손쉽게 할 수 있다. 꽃은 보라색이다. 부채붓꽃(Iris setosa Pall. ex Link)은 강원도 고성군, 삼척시 등에 분포하고, 6월 중순에 보라색 꽃이 핀다. 환경부에서 희귀종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잎은 칼모양이며 어긋나고 2줄로 배열되어 부채살처럼 벌어진다. 제비붓꽃(Iris laevigata Fisch.)은 자생지가 북부 지방이고, 6월 중순에 보라색 꽃이 핀다. 유인선이 흰색이다. 

 

솔붓꽃(ris ruthenica KerGawl.)은 뿌리가 각시붓꽃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강인하다. 옛날 무명을 짜던 시절에 풀칠하던 솔을 이 풀의 뿌리로 만들었다. 솔붓꽃의 잎은 비스듬히 서며 칼 모양이고 길이 15cm 너비 4mm 정도로 선형이다. 난장이붓꽃(Iris uniflora var. caricina Kitag.)은 키가 5~8cm 정도이다. 붓꽃에 비해 키가 상대적으로 더 작으나 꽃은 크고 아름답다. 각시붓꽃(Iris rossii Baker)의 꽃대는 높이 5~15cm 정도이다. 잎은 길이 30cm, 나비 2~5mm 정도이다. 

 

금붓꽃(ris minutoaurea Makino)은 꽃이 황금색이다. 노랑붓꽃(Iris koreana Nakai)은 꽃이 노란색이다. 금붓꽃과 비슷하지만 잎이 보다 크고 나비가 2~3배나 되며 꽃이 항상 2개씩 달린다. 흰붓꽃(Iris sanguinea f. albiflora Y.N.Lee)은 전라남북도의 산록에 자란다. 키는 30~60cm이다. 꽃은 꽃대 끝에 2~3개씩 흰색으로 달린다. 겉꽃덮이의 안쪽은 노란색이다. 노랑무늬붓꽃(Iris odaesanensis Y.N.Lee)은 키가 20㎝ 정도이다. 꽃은 꽃대에 2송이씩 달리고, 겉꽃덮이는 흰 바탕의 안쪽에 노란 줄무늬가 있다. 속꽃덮이는 희며, 비스듬히 선다. 

 

타래붓꽃[Iris lactea var. chinensis (Fisch.) Koidz.]은 잎이 가는 검상(劍狀)의 선형이고 비틀리며 끝이 날카롭다. 꽃은 연한 자주색이다. 붓꽃과 비슷하지만 잎이 비틀려서 꼬이기 때문에 타래붓꽃이라고 한다. 시베리아붓꽃(Iris sibirica)의 원산지는 유럽과 시베리아이다. 키는 30~50cm 까지 자란다. 꽃은 2~4개의 자색 꽃이 피고, 자주색 그물 무늬가 있다.

 

2022. 10. 29.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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