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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호주 오픈] '괴물' 야닉 시너 남자 단식 우승, 메드베데프에 3-2 대역전승

林 山 2024. 1. 29. 00:55

'이탈리아 괴물(怪物) 신예' 야닉 시너(이탈리아, 4위, 22세)가 2024 호주 오픈(Australian Open, AO, 총상금 8650만 호주달러, 약 762억 원)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생애 첫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획득했다. 

우승컵인 노먼 브룩스 챌린지 컵에 키스하는 야닉 시너

 

시너는 1월 28일 빅토리아 주도 멜버른 파크(Melbourne Park)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러시아 문어(文魚)'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3위, 27세)를 3시간 44분에 걸친 혈투 끝에 3-2(3-6, 3-6, 6-4, 6-4, 6-3) 대역전승을 거두고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문어'는 메드베데프가 팔이 길어서 어려운 공도 잘 받아내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괴물'은 시너가 종종 폭발적인 경기력을 발휘해 상위 랭커들을 침몰시키기에 붙은 별명이다.

1, 2세트에서는 추운 나라 러시아에서 온 '문어'가 '괴물' 시너를 압도했다. 메드베데프는 1, 2세트를 각각 6-3으로 가볍게 따내고 세트 스코어 2-0으로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때만 해도 메드베데프의 우승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은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시너는 3세트에 들어서자 괴물 신공(神攻)을 시전(施展)하며 반격에 나섰다. 시너는 믿기 어려운 괴력(怪力)을 선보이며 3, 4세트를 각각 6-4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5세트 초반 두 선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게임 스코어 2-2까지 균형을 이루었다. 먼저 균형을 깨고 나선 선수는 시너였다. 시너는 서브 게임을 연달아 지키고 다닐의 서브 게임을 하나 잡아 순식간에 5-2로 리드를 잡았다. 승부의 추가 시너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다닐이 8번째 게임을 따내고 3-5로 추격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시너는 위너 세 개를 작렬시키며 5세트를 6-3으로 따내고 감격적인 생애 첫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들어올렸다. 

시너는 남녀 통틀어 오픈 시대에 호주 오픈 단식 타이틀을 획득한 최초의 이탈리아인이 되었다. 그는 또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최연소 이탈리아인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로그 레이버 아레나 관중석에서 '올레, 올레, 올레, 시너, 시너' 구호와 이탈리아 국기를 든 팬들의 환호에 힘입은 시너는 우승이 확정되자 그대로 코트 위에 쓰러져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시상식장에서 시너는 우승컵인 노먼 브룩스 챌린지 컵(Norman Brookes Challenge Cup)을 안고 "나에게는 정말 큰 토너먼트였다. 해피 슬램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멜버른의 태양을 자신의 부모가 유럽에서 견디고 있는 영하 20도의 기온과 비교하면서 "호주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이다."라고 말했다.

주니어 스키 선수였던 시너는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해 준 부모에게 "그들은 결코 나 자신에게 압력을 가하지 않는다. 나는 가능한 한 많은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자유가 가능했으면 좋겠다."라면서 감사를 표했다. 

시너는 이어 대런 카힐과 시모네 바뇨치 등 코치진을 향해서 "우리는 매일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토너먼트 중에도 더 강해지려고 노력하고, 모든 상황을 조금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때로는 그렇지 않은 나를 지지하고 이해해 주는 여러분이 있어서 정말 기쁘다. 가끔은 어리니까 편하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또한 멜버른 관중, 특히 로드 레이버 아레나 관중들을 향해 "15,000명의 관중이 모이는 코트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시너는 메드베데프가 2주 동안 활약한 것과 그들의 대결로 자신의 테니스 실력을 향상시켜준 공로를 인정했다. 그는 다닐을 향해 "매 경기마다 내가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았고, 당신은 나를 항상 훨씬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준다. 당신의 노력은 토너먼트 전체에서 굉장했다. 코트 밖에서의 시간과 모든 공을 위해 달리는 오늘의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언젠가 멜버른에서도 이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당신이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너는 1976년 프랑스 오픈 우승자 아드리아노 파나타에 이어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달성한 두 번째 이탈리아 선수다. 안드레이 루블레프, 호주 오픈 10회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 메드베데프를 차례로 꺾은 시너는 1991년 윔블던에서 메이저 대회 마지막 3경기에서 상위 5위의 상대를 꺾은 마이클 스티치 이후 이 부문 최연소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메드베데프는 2021년 결승전에서 노박 조코비치, 2022년 결승전에서 라파엘 나달에게 각각 패해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메드베데프는 오픈 시대에 앤디 머리에 이어 첫 세 번의 호주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각각 패한 두 번째 선수가 되었다.

숨막히는 랠리와 94개의 위너가 작렬한 일요일의 2024 호주 오픈 결승전은 35번째 5세트 경기였다. 이는 멜버른 토너먼트의 기록이며, 오픈 시대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많은 5세트 경기를 기록한 1983년 US 오픈과 동일하다. 

여섯 번째 그랜드 슬램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조코비치나 나달이 아닌 선수를 상대로 경쟁한 메드베데프는 공격적인 경기로 시작했는데, 아마도 가능한 체력을 아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야닉 시너의 우승을 축하하는 다닐 메드베데프

 

준우승자 메드베데프는 시너를 향해 "나는 야닉을 축하하고 싶다. 오늘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는 이유를 다시 보여줬고, 끝까지 잘 싸웠으며, 경기 수준을 높였다. 아마 이것이 마지막 그랜드 슬램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다음에도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시너는 노먼 브룩스 챌린지 컵과 함께 상금 315만 호주달러(약 28억원)를 받았다. 메드베데프는 준우승패와 함께 상금 상금 1,725,000 호주달러(약 15억2천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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