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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호주 오픈] 아리나 사발렌카 여자 단식 2연패, 정친원(郑钦文) 2-0 완파

林 山 2024. 1. 27. 22:32

디펜딩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위, 25세)가 빅토리아 주도 멜버른 파크(Melbourne Park)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호주 오픈(Australian Open, AO, 총상금 8650만 호주달러, 약 762억 원) 여자 단식 2연패(連霸)를 달성했다.  

우승컵인 다프네 아크허스트 메모리얼 컵을 들고 환하게 웃는 아리나 사발렌카

 

2번 시드의 사발렌카는 1월 27일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12번 시드 정친원(郑钦文, 중국, 15위, 21세)을 1시간 16분 만에 2-0(6-3, 6-2)으로 완파(完破)하고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타이거' 사발렌카는 우승컵인 다프네 아크허스트 메모리얼 컵(Daphne Akhurst Memorial Cup)과 함께 상금 315만 호주달러(약 28억원)를 받았다. 다프네 아크허스트는 호주인으로서 1925년부터 1930년까지 호주 오픈 여자 단식 우승을 5번이나 달성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타이거' 사발렌카는 1세트 첫 서브 게임부터 러브 게임으로 따내고 중국의 희망으로 떠오른 정친원의 기선(機先)을 제압했다. 이어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잡은 챔피언은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2로 달아났다. 정친원은 두 번의 듀스 끝에 서브 게임을 지켜 3-5로 추격했다. 하지만 챔피언은 상대의 추격을 뿌리치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승기(勝機)를 잡았다. 

2세트는 정친원의 선공(先攻,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챔피언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상대의 1, 5번째 서브 게임을 잡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켜 게임 스코어 5-1로 달아났다. 패색(敗色)이 짙은 정친원은 서브 게임을 지켜 2-5로 따라붙었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게임에서 정친원은 콰드루플 챔피언 포인트를 듀스로 만들며 분전(奮戰)했다. 하지만, 챔피언은 3번 듀스 게임 끝에 2세트를 6-2로 따내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사발렌카는 주먹을 들어 하늘을 향해 키스를 날렸다.     

사발렌카는 2012, 2013 호주 오픈에서 빅토리아 아자렌카가 연속 우승한 이후 오픈 시대 이 대회 첫 번째 연속 챔피언이자 멜버른에서 두 번 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챔피언은 84%라는 경이적인 첫 서브 득점률을 기록하며 아자렌카가 2012년 마리아 샤라포바와의 결승에서 단 3게임만 내주고 우승한 이래 호주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가장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두 번째 싱글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들어올렸다. 

시상식장에서 호주 오픈 첫 우승 50주년을 맞은 이본느 굴라공이 수여한 다프네 아크허스트 메모리얼 컵을 받아든 사발렌카는 "우리 모두에게 큰 영감을 준 이본느에게 감사하며 당신에게서 이 아름다운 트로피를 받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3년 9월 US 오픈 결승에서 패한 사발렌카는 다음 주 월요일 상위 10위 안에 들게 될 정친원에게 호주 오픈 결승 진출을 축하하고, 그녀가 언젠가 메이저 대회 우승을 꼭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시켰다. 사발렌카는 정친원을 향해 "이런 기분 안다. 결승전에서 지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당신은 정말 놀라운 선수이고, 어린 소녀로서 앞으로 더 많은 결승전에 진출할 것이며, 당신은 타이틀을 얻을 것이다."라고 위로했다.  

사발렌카는 코치진을 향해서도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옆에 있어줘서 정말 감사한다. 우리 팀이 없었다면 이 스포츠에서 그렇게 많은 것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하자 팀원들은 하트 모양으로 손을 들고 화답했다. 챔피언은 이번 달 초 엘레나 리바키나에게 2-0(6-0, 6-3)으로 패한 것을 언급하며 "브리즈번 결승전이 끝난 후 그들에게 약간의 압박을 가했는데, 이번 결승전에서는 조금 더 나아졌다."며 활짝 웃었다. 그녀는 이어 "정말 놀라운 몇 주가 지났고 내가 이 트로피를 다시 한 번 들어올리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사발렌카는 자신을 위해 수년 동안 희생한 가족들에게 감사하면서 "나는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고 가족은 나의 가장 큰 동기이며, 내가 하는 모든 일은 가족을 위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 꽉 들어찬 관중들에게도 경의를 표하며 "2주 동안의 응원과 지원이 호주 오픈을 특별하게 만들었다."면서 "나는 여러분들을 너무 사랑하고 다시 빨리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사발렌카는 2000년 린제이 데이븐포트, 2008년 마리아 샤라포바,  2017년 세레나 윌리엄스, 2022년 애슐리 바티에 이어 세기가 바뀌면서 호주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한 다섯 번째 선수가 되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사발렌카는 통산 14번째 우승, 하드 코트에서는 12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2024 호주 오픈 여자 단식 우승자 아리나 사발렌카(우)와 준우승자 정친원(좌)

 

호주 오픈에서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결승전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10년 전 리나(李娜) 이후 처음으로 중국인으로서 그랜드 슬램 단식 결승에 진출한 정친원은 챔피언 사발렌카라는 '완리창청(万里长城)'을 넘지 못하고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정친원은 준우승패와 함께 상금 1,725,000 호주달러(약 15억2천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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