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숲에서...
참..오랜만에 사생을 나갔지
서울근교 인데도 모르고 지나쳤던곳..
고요히 흐르는 강줄기따라
생명이 꿈틀대네
초록은 짙어지고
새들의 울음소리도 요란하던걸
발끝에 자벌레의 느린 걸음이 사랑스럽네
알지 못한 벌레들의 작은 움직임
일제히 합창하듯 소란스러운 새들
제 자란 키를 비교하듯 뽑내는 풀..꽃
그 이름들을 기억해 내기는 어려워
그만큼..멀리서 잊고 살았거든
오늘만큼은
오늘만은
그들과 이곳에서 호흡하네
낯선 불청객으로
( 미사리 생태공원에서 )
과묵한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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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신문을 보지
빠른 음악에 요란스럽고 현란한 포즈를
취하는 동안에도
그저 묵묵히 신문을 보지..
무심하듯...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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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 가면 즐겨 찾는 찻집이 잇어
찻집주변엔 넝쿨식물.이름모를 꽃.
진한 향이 나는 더덕
달새일까..
새장속에 갇힌 여러 새들이 먼저 반겨주는 곳
안으로 들어서면
우리의 국악과 계피향이 귀와 코끝을 자극하는
그런곳이지..
달새는 달만 생각할까...
류시화시인이
동방의 예수 까비르(인도) 영향으로 시를 썼다고
읽은 기억이 났지만 ...
내 기억력은 믿을수가 없어..
달새가 있는 그곳에서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적 없다..."
지공예의 작은 접시를 훔쳐오고야 말았네
꽃은 졌고 차는 마셨지만
접시는 두고 올수가 없었거든
달만 생각해야 하는데
접시만 생각했네..ㅎㅎ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류시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 조차도
나는 당신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며
많은 장소를 여행했지만 모든 길이
당신을 향해 곧바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아득히 먼 우주에서부터 지금 이자리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공간대와 무한한 시간대를 거치면서
떄로 방황하기도 했고 외롭기도 했으나
나는 언젠가는 우연히 그러나 반드시
당신을 만나게 되리라는 믿음을 잃지 않었습니다.
그러기에 나는 완전히 외롭지만은 않았으며
공허한 밤에도 눈물이 내가슴을 채우지만은 않았습니다.
당신을 만남으로써 나는
비로서 온전히 내자신이 될수 있었고
한사람의 인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바람이 숲에 깃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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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숲에 깃들어
새들의 깊은 잠 깨워놓듯이
그대 어이 산에 들어 온몸으로 우는가
새들이 바람 그치면 다시 고요한 가지로 깃들듯이
그대 이젠 울지 마소
편안히 내 어깨에 기대소
바람이 숲에 깃들어
솔향 가득 머금고 돌아가듯이
그대 산에 들어 푸르러지는가
구름이 산에 들어서 비를 뿌리고
가벼워지듯이 그대 근심 두고 가소
깃털처럼 가벼워지소
난 나야
난 아무것도 아니지
난 나일뿐...
그 어떤 이름표를 달고 싶지 않아
내겐 의미가 없어
난 나일뿐
나를 소개하지 마라
묻지도 마
그 어떤 상표로든
오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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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에서
아주 작고 이쁜 새 한마리를 보앗지
미나리 새순 돋아 푸릇한 웅덩이 물 한모금 머금고
소리도 없이 날으던 고운 새
제 몸에서 뽑은 외줄 하나에 매달려
제 키의 천배만한 거리를
바람에 두둥실 흔들리던
손톱만한 연두빛 벌레...
그들의 움직임을 보며
꽃잎 흩어져
어지러진 마음,
거듬거듬 주어 담아
오월의 마지막날을 보내네
(2005.5.31)
미사리에 가면 그녀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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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리에 가면 그녀가 있지
뜨겁게 내리는 태양아래서도
더 뜨거운 정열로 농염한 미소를 태우고 있더군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
한장의 사진을 부탁했거든
유쾌하게 포즈를 취해주는
그녀의 당당함이 아름다웠지
미완성 드로잉
왜 미완성이냐고?
그건
모델의 포즈가 바뀌었으니까
시간이 종료됬으니까
난 작(화)가가 아니야
그렇다고 하지..
아니 그렇지..
작가가 작품을 내걸때는 그 만큼 자신있어야 하고
부끄럽지 않을만큼 최선을 다해 열정을 쏟은 다음에야
그렇지 맞는 말이야
하지만
난
미완성인 그림을
엉성하기 짝이 없는 그림을
알몸을 내던지듯
다 보인단 말야
작가가 아닌걸
순전히..
말그대로 내게 그림이란 일기일뿐
내 생활의 일부일뿐
그래서 말야
내 그릇은 그만큼이란 말야
헌데
웃기기도 하지
자신의 일기를 아무렇지 않게 보여준다는 것도 말야
웃기잖아?
그녀는 어디로 가고
미사리 그녀를 펜으로 긁적이다
그녀의 정열은 어디로 가고
우스꽝스런 표정만 그리네
난 내 모습의 어딘가를 그림으로 표현하나보다
그림 그리는 사람 김향숙(金香淑)-1967년 생
2002년 연합전(시립미술관)
2003년 한여름밤의 꿈전(우림갤러리)
2004년 위상전 (예술의 전당)
2004년 한여름밤의 꿈전(광화문 갤러리)
2004년 송미회원전 (롯데화랑)
2005년 '취'그룹자선전시회 (인천보육원)
강남미술대전 2회입선
그외 다수 전시
현재//송미회.'취'회원
시 / 한 보리, 노래 / 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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