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3

상처를 보던 봄 - 김인국

상처를 보던 봄 박테리아보다 작고 여간해서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이번 봄은 속절없이 지나가버렸다. 주거니 받거니 해야 하는 일이 끊겼고, 오거니 가거니 해야 하는 하늘 길도 막혀버렸다. 숙주가 있어야만 겨우 생존하는, 생물체랄 것도 없는 한낱 ‘입자’에 지나지 않는 그것 때문에 삶이 맥없이 주저앉다니 어이가 없다. 오늘 당장이 문제지만 바이러스 창궐의 끝에 과연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불안하다. 봄이 있어야 봄을 가진다 고행의 봄이라고 부를 수밖에. 하지만 공연한 수고는 아닐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감히 맞서리오 하고 마음을 다지면서, 아울러 ‘코로나 이후’ 달라지고 새로워져야 할 바를 곰곰 궁리한다면 뜻밖의 결과를 만날 수 있다. 기왕 엎어진 김에..

카테고리 없음 202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