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산 알로에(Mountain aloe)-남아공 커스텐보쉬 국립식물원

林 山 2008. 9. 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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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알로에(Mountain aloe)

 

장대한 풍모의 산 알로에 또는 알로에 마를로티(영어명 Mountain aloe, 학명 Aloe marlothii, 아프리칸스명 Bergalwyn)는 알로에과가 아니라 아스포델라과(Asphodel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알로에(Aloe)는 그리스어 'aloe(the dried juice of aloe leaves, 알로에 잎의 건조즙)'에서 유래하였다. 어쩌면 셈족어(Semetic) 'alloeh'나 히브리(Hebrew)어 'allal', 그밖에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것일 수도 있다. 종명 마를로티(marlothii)는 유명한 식물학자인 루돌프 마를로트(H.W. Rudolf Marloth, 1855~1931)의 사후에 명명된 것이다. 이 속(屬)에는 약 500종이 있다. 이 중 약 135종은 남아프리카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125종은 남아프리카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고유 특산종이다.  
 

알로에 마를로티(Aloe marlothii)는 인상적으로 크고 강건한 하나의 줄기를 가지고 있다. 키는 보통 2~4m까지 자란다. 어떤 것은 6 m짜리도 있다. 길이 1.5m, 너비 25cm의 잎은 크고 넓으며 다육질이다. 잎과 줄기에는 물 저장고가 있어서 건기에도 잘 견딘다. 잎의 색은 명녹색으로부터 회록색, 청록색까지 다양하다. 표면의 위 아래로 가시가 달린 잎은 기저부가 넓고 끝으로 갈수록 뾰족해진다. 잎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적갈색의 이(끝은 오렌지색)들이 나 있다.  

 

살아 있는 잎들은 위쪽을 향하고, 오래 묵은 잎들은 줄기에 붙은 채 마른다. 거칠고 딱딱하며 마른 잎은 가시가 있어서 초식동물의 먹이가 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러한 방어체계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건기 때에는 큰 영양인 쿠두(kudu)가 잎을 죄다 뜯어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황이 호전되면 6개월 이내에 뜯어먹힌 잎들은 다시 회복된다. 또 다른 방어기제는 초식동물의 키보다 큰 높이로 성장하는 것이다. 초식동물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남에 따라 건기의 생존확률은 크게 증가하게 된다.

 

알로에 마를로티의 개화기는 5월부터 9월(남아공의 계절은 가을부터 초봄)까지다. 꽃은 30여개의 가지가 달린 촛대 모양의 꽃대에 총상화서(總狀花序)로 피어난다. 밑에서부터 차례로 피어나는 수많은 꽃들은 각각의 꽃대 가지를 뒤덮는다. 꽃색은 황적색부터 노란색, 명적색까지 디양하다. 이 종은 꽃대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어떤 꽃대는 거의 수평을 이루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수직으로 서 있기도 한다.  

 

알로에 마를로티는 노쓰 웨스트 주, 가우텡(Gauteng) 주, 림포포(Limpopo) 주, 음푸물랑가(Mpumulanga) 주, 스와질랜드(Swaziland), 짐바브웨(Zimbabwe), 보츠와나(Botswana), 그리고 모잠비크(Mozambique)로부터 콰줄루 나탈 주 더반(Durban)의 북쪽까지, 해수면으로부터 1600m의 고원지대에 이르기까지 서식한다. 이 종은 너무 추운 지방에서는 자라지 못하지만 서리에는 강한 습성이 있어서 서리만 가끔 내릴 정도로 기온이 따뜻한 산악지역의 암릉과 산비탈의 총림지대에서 주로 발견된다. 드라켄스버그(Drakensburg)와 레봄보(Lebombo), 조우트판스버그(Zoutpansberg), 그리고 바테르버그(Waterberg) 등 산악지대에는 대규모 군락지가 있다. 그래서 이 종에 베르갈윈이나 산 알로에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알로에 마를로티 군락지의 역사적 중요성은 피터스버그 고원(Pietersburg Plateau)에 있는 아프리카 철기시대의 고고학 유적지와 연관이 있다. 폴로콰네 고원(Polokwane Plateau, 지금의 피터스버그 고원)에는 기후상 또는 생태학상의 원인에 따른 선택에 의해 알로에 마를로티 분포에 있어서 상당한 변칙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80~100년생 식물들의 큰 군집이 이들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서리가 자주 내리는 보다 추운 지역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들 군집은 아프리카 철기시대 은데벨레(Ndebele) 마을의 폐허가 있는 고고학 유적지에서 발견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마을의 연대는 은데벨레족이 그 지역에 살았던 1650년대부터 1880년대까지로 추정된다. 알로에 마를로티는 토양이 풍부한 석벽으로 둘러싸인 유적지와 잿빛 퇴적물에서 자라나고 있는데, 이들은 1855년 보어인들의 은데벨레 정복 뒤 짧은 기간에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알로에 마를로티 종자들은 당시 다양하게 이용되었던 식물 재료들로부터 은데벨레 마을에 전해진 것이다. 은데벨레 사람들은 이 알로에를 다양하게 이용했다. 예를 들자면..... 이들은 가시가 달린 잎의 거죽을 벗겨내고 여성들의 드레스를 만들거나 마른 잎을 가루로 만들어 코담배로 이용하기도 했다. 또 꽃에서 나오는 꿀을 먹거나 잎을 달인 물로 회충과 촌충 등 기생충을 구제하기도 하였으며, 신선한 잎의 수액으로는 이유기 아기들의 젖을 떼기 위해 여성의 유방에 바르기도 했다.     

 

씨들은 이런 식으로 유적지에 축적되었고, 1855년 그 유적지가 버려진 뒤 20~30년에 걸쳐 대규모의 알로에 마를로티 군락지가 생성된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대규모 군락지는 아마도 110년 이상 된 것으로 보이는데, 막손와 은데벨레(Maxonwa Ndebele) 고고학 유적지에서도 볼 수 있다.

 

 

자료제공-장수건강마을 http://cafe.daum.net/leemsan-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