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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영혼-윤동수

林 山 2009. 5. 2. 12:28

'당신은 나의 영혼' 표지 

 

책소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약 2년간 세원테크에 노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 온 이현중ㆍ이해남 열사의 꿈이 다시 태어났다. 당시 이현중ㆍ이해남 열사와 함께했던 이들이 증언하는 2년간의 짧고도 긴 투쟁이 작가 윤동수의 손에서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재현된다.


노동자의 인권 보장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의 죽음이 있은 지 벌써 수십 년이 지났으나 일부 노동 현장은 여전히 그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원테크도 마찬가지였다. [당신은 나의 영혼]은 이현중과 이해남의 삶을 되돌아 볼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처한 부조리한 노동 현실을 고발한다.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11월에 개최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맞아, 이현중ㆍ이해남 열사 평전을 출간함으로써 사람다운 삶, 노동하는 인간의 고귀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이들의 정신을 기억하고자 한다.


 

반복되고 있는 노동현실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사용되는 반말과 욕설, 재활용되는 음식쓰레기, 석회가루가 잔뜩 낀 식수, 식사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일에 내몰리고 앞뒤좌우 사람에게 말 한마디 붙여 볼 수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작업 현장. 심지어 폭력사태까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것은 70~80년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현중, 이해남 열사가 겪은 2000년대의 이야기다. 이러한 현실에서 일한 만큼 임금을 받으며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갖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구사대와 노동자들의 충돌이 수차례 반복되는 가운데 지역 규모의 12ㆍ12 총파업을 성공시키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총파업을 통해 노동자의 힘을 실감하고 노동조합의 가치를 깨닫는다. 그러나 월급은 압류되고 손해배상가압류로 인해 빚은 늘어 가고 수배자의 신세가 되면서, 또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 현실에 부딪히면서 좌절을 겪기도 한다.


억울하고 참담한 이 현장의 기록들은 비단 이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수년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기륭전자를 비롯해 KTX, 이랜드 등 아직도 수많은 사업장에서 사람다운 삶을 위해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는 많은 노동자들이 희생됐어도 노동현장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슬픈 현실이다.


저자 윤동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 극소수 부유층을 뺀 나머지 국민들은 빚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셈이다. 여기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채에 짓눌린 채 신음하고 있다. 바야흐로 생존이 위험한 사회다”라며 “이현중과 이해남, 그리고 오늘도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거부할 수 없는 우리의 얼굴이다”라고 말한다.


스스로 별이 된 이현중과 이해남


이현중은 고등학생이던 1991년 세원물산에 들어가 세원물산과 세원정공에서 10여 년을 일하고 2001년 세원테크에 입사했다.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현실에서도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기고 살아왔던 이현중. 그러나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사선(死線)에서 싸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노동운동 혹은 노동조합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이해남은 동료 직원이 작업반장에게 구타당한 사건을 계기로, 오직 사람답게 살겠다는 의지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세원테크에 입사한 2001년부터 2년 동안 한 번도 투쟁조끼를 벗지 않고 싸우면서 민주노조에 대한 열망을 꽃 피웠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데도 서로를 몰랐고 인사 한마디 나누지 않았던 이들이 12ㆍ12 총파업과 공장점거 등을 함께 겪으면서 동지로 모이게 된다. 이들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이주노동자를 구별하지 않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 투쟁에 동참했다.
끝내 목숨을 버려 스스로 별이 된 이해남과 투쟁 중에 목숨을 잃은 이현중의 행보를 담아낸 [당신은 나의 영혼]은 지금을 사는 우리들이 그 꿈을 이어주길 소망하고 있다.-인터파크 

이해남이 노무현에게 쓴 편지

 

목차

 

1.탄생
2.무거운 햇살
3.뿔나팔을 불어라
4.호랑이 아가리
5.죽어도 할 수 없는 일
6.웃는 뼈
7.살아가라, 희망 없이
8.당신이 바로 나의 신
9.하늘 끝자락 별로 떠서 빛날 때
10.살아서 돌아오다
11.불타는 여름
12.쇠거미줄에 갇힌 불꽃
13.문밖의 시간
14.풀빛 옷을 입고
15.세상 밖의 행복
16.만질 수 없는 꿈
17.철벽에 핀 꽃
18.홀로, 돌아서다
19.외로운 늑대
20.최후의 만찬
21.자신을 불사르다
22.황소의 뿔로 태어나라

 

 

 윤동수

 

1960년 부산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0년 계간 <사상문예운동> 겨울호에 중편 「새벽길」을 처음 발표했다. 1995년 장편 『짧은 생애』, 2003년 윤상원 평전 『오월의 입맞춤』, 2005년 소설집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등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