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의학 건강 이야기

아토피 앓던 딸을 목졸라 죽이고 자살한 30대 엄마를 바라보면서

林 山 2014. 1. 21. 16:42

2014년 1월 20일 부산에서 30대 여성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악화된 8세 딸의 목졸라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이 여성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 연고를 자주 발라 주었는데도 딸의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심한 가려움증으로 잠도 제대로 못자는데다가 스테로이드제 부작용에 의한 쿠싱증후군(Cushing's Syndrome)까지 생기자 잘못된 치료를 했다며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싱증후군은 인체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의 당류코르티코이드(일명 스테로이드)라는 호르몬에 노출될 때 생기는 질환이다. 당류코르티코이드는 부신(副腎)에서 생성되는 물질이다. 부신에서 너무 많은 당류코르티코이드가 만들어지거나 과량의 당류코르티코이드를 복용하면 쿠싱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쿠싱증후군이 발생하면 얼굴이 퉁퉁 부어서 달처럼 둥글게 보이고, 목 뒷부분과 어깨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다. 복부 비만도 생긴다. 골다공증이나 근력 약화 등 근골격계 증상도 나타난다. 피부가 얇아지면서 홍조 또는 자색선조와 함께 멍이 잘 들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며, 온몸에 잔털이 난다. 그 외 고혈압, 당뇨병, 여드름, 성욕 감퇴, 우울증도 발생할 수 있다. 쿠싱증후군은 스테로이드제 오남용의 명백한 증거다. 


딸에게 연고를 처방한 양의사가 쿠싱증후군이 스테로이드제 오남용에 의한 부작용이라는 것을 알려 주기만 했어도 이 여성은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딸에게 발라 준 엄마의 무지와 과실도 크지만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하면서 부작용을 제대로 알려 주지 않은 양의사의 과실도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양의사의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간접 의료살인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누구든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갈 수 밖에 없다. 병원에 가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일본인 양방 전문의 곤도 마코토가 쓴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사, 이근아 옮김)'이 바로 그 책이다. 양의사들도 이 책을 한 번 읽고 거울로 삼았으면 한다.


2014.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