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음식을 먹을 때 '후루룩 쩝쩝' 요란하게 소리를 내면서 먹는 버릇이 있다. 처음에는 조심해서 먹다가도 니도 모르게 '후루룩 쩝쩝' 소리를 내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내 구강 구조가 다른 사람과 다르고, 이빨이 빠져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수십 년 동안 쌓인 버릇이라 이젠 고칠 수도 없다.
얼마 전 여럿이 가락국수를 먹는 자리가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아뿔사! 가락국수에 정신이 팔려 '후루룩 쩝쩝'거리는 버릇이 또 나오고야 말았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가정교육을 잘못 받은 사람, 교양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를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후루룩 쩝쩝'거리는 나의 모습을 보고 음식을 어쩌면 그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느냐고 말하곤 한다. '후루룩 쩝쩝'거리는 소리가 오히려 식욕촉진제가 된다고도 했다. 입맛이 없다가도 내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맛있게 먹게 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미심쩍어서 '정말인가요?' 하고 물어보면 다들 그렇다고 했다.
나의 민폐 식사 습관이 어떤 사람에게는 흉이 아니라 오히려 식욕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적잖이 위안을 얻었다. 흉이 될지도 모르는 민폐 습관까지도 좋게 봐주는 이들야말로 나를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방귀조차도 향기롭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정말이다.
나의 민폐 식사 습관을 변명하자는 것이 아니다. 같은 사안이라도 호오(好惡) 감정에 따라 상반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함이다. 결국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2014.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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