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교현동 본당 신부님이 내원했다. 그동안 비염 치료를 받아왔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내가 창방한 비염 치료제인 통비산 한 통을 다시 처방했다.
통비산을 준비하는 동안 신부님을 내 방으로 모셨다. 신부님이 며칠 전 청주교구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미사가 열렸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수백 명이 희생되는 대참사가 일어났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신부님은 통탄했다. 미사에 참석한 귀농한 전직 검사도 특별법을 제정해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은 현행 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단다.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단원고 학생의 부모도 미사에 참석했다고 한다. 단원고 학생의 부모는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아들마저 세월호 참사 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잃고 싶지 않아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어디든 찾아가서 호소한다고 했다. 공중파에서는 볼 수 없는 단원고 학생들의 휴대전화 영상도 상영됐다고 한다.
역대 교황 중 내가 가장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교황은 충북 음성의 꽃동네도 방문한단다. 신원조회를 통과한 사람들만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고, 비표가 없으면 행사장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단다. 교황의 방문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수구보수 개신교단이 회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신흥 종교인 신천지에 대해서도 신부님은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현생에서 구원을 보장하고, 가정을 파탄시키는 종교는 100% 사이비 이단'이라는 것이다. 신천지의 정체는 이미 일반인들에게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어서 이제는 잘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내 마음의 도덕경' 표지
진료를 마치고 돌아가면서 신부님은 내게 김권일 신부님이 쓴 '내 마음의 도덕경'(바오로딸 출판사)이라는 책을 선물했다. 동양철학을 전공한 신부님이 쓴 책이라 읽어볼 만할 것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신부님이 내게 화두 하나를 던진 것 같다. '내 마음의 도덕경'에 빠져보자.
2014.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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