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사랑

'손씨부엌' 건강식 시래기밥

林 山 2016. 3. 8. 15:06


'손씨부엌' 시래기밥


점심 때가 되어 사무실 근처 부강사거리에 있는 '손씨부엌'으로 에서 시래기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에 준비한 칼국수면이 다 떨어져서 안 된다는 것이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할 수 없이 시래기밥을 주문했다.  


시래기는 푸른 무청이나 배추를 말린 것이다. 시래기에는 겨울철에 모자라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소가 풍부하다. 그래서 시래기밥은 겨울철 건강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갖은양념을 한 간장이나 진된장에 비벼먹는 시래기밥은 별미다. 밑반찬으로 나온 무우채나물과 방풍나물, 목이(후르래기버섯)를 데쳐서 무친 것도 맛있다. 특히 방풍나물은 충주의 식당가에서는 맛보기 힘든 나물이다. '손씨부엌'은 맛과 건강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손씨 부인의 음식철학이 마음에 든다.


시래기밥을 먹으면서 TV를 켜니 JTBC 채널에서 '비정상회담'이 나오고 있었다. 패널로 출연한 아르헨티나(Argentina) 청년으로부터 자기네 나라에는 왕년의 유명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Diego Maradona)를 '축구의 신(God of soccer)'으로 받드는 마라도나교(Iglesia Maradoniana, IM)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살아 있는 마라도나가 신이라니~! 마라도나교(IM)는 기독교계 신흥 종교로 '여호와를 영의 아버지, 마라도나를 육체의 아버지'로 숭배한다고 한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생전에 신의 반열에 오르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예수교(기독교) 창시자인 지저스 크라이스트(Jesus Christ), 불교(佛敎)의 창시자인 고타마 싯다르타(Gautama Siddhārtha),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 이븐 압둘라(Muhammad Ibn Abdullah)도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들이었다. 인간으로서 신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역사를 그렇게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북한에는 김일성(金日成)을 신적 존재로 보는 주체교(主體敎, 김일성교), 남한에는 박정희(朴正熙)를 반인반신으로 보는 박정희교(朴正熙敎)가 있다. 중국에는 마오쩌둥(毛澤東)을 신으로 모시는 마오교(敎)도 있다. 그러니 아르헨티나에 마라도나교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법도 없다. 


참 알다가도 모를 세상이다. 종교 현상은 인간이 그만큼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임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2016.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