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출근길에 무단횡단 할머니를 칠 뻔하다

林 山 2017. 1. 10. 10:45

오늘 아침 차를 몰고 출근하다가 정말 큰 사고를 낼 뻔했다. 연수동주민자치센터 앞을 지나 장안빌딩 사거리 바로 직전 소머리곰탕집 명문대가 앞길에 이르렀을 때였다. 2차선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내 차 바로 앞에 유모차를 끌고 가는 할머니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도로 반대편에서 무단횡단하던 할머니가 1차선 내 차 바로 좌전방에서 주행하고 있던 차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순간 나는 인명사고를 직감하고 있는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는 '끼익~!' 하는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할머니의 유모차 바로 앞에서 거짓말처럼 멈춰 섰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십년감수한 느낌이었다. 성능이 뛰어난 브레이크가 탑재된 차가 고맙고 또 고마왔다. 차에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할머니는 나를 힐끗 한번 쳐다보더니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가던 길을 갔다. 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교통사고를 유발할 뻔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한 마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할머니에게 뭐라도 한 마디 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유교 윤리 탓일까?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나이가 많은 것을 마치 무슨 큰 벼슬이라도 되는 양 질서를 무시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노인들이 존경을 받으려면 그에 걸맞는 인격과 행동을 갖추어야 한다. 또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권력과 자본의 앞잡이가 되어 젊은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관제 데모에 동원되는 노인들을 누가 존경하겠는가! 나이는 벼슬이 아니다.  


2017.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