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만나는 강원도 삼척 모임에 왔다. 5.9촛불대선이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모의투표를 했다. 참가자는 남자 5명, 여자 4명 모두 9명, 연령대는 60대 이상이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출처 경향신문)
대선후보는 1번부터 5번까지 자격이 주어졌다. 후보명은 밝히지 않겠다. 모의투표 결과는 1번 2표, 3번 1표, 4번 0표, 5번 1표였다. 나머지 5표는 2,3번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른바 샤이(shy) 보수였다.
샤이 보수란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응답 시에도 자신의 성향을 숨기는 현상을 말한다. '샤이'라는 말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지지율이 여론조사에 덜 반영된 현상인 '샤이 트럼프'에서 유래하였다.
2번과 3번을 놓고 고민하는 샤이 보수들은 2번을 찍자니 100% 사표가 될 뿐만 아니라 1번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방황하고 있었다. 샤이 보수들은 향후 2, 3번의 연대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연대가 되면 3번을 찍고, 안되면 2번을 찍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표 당일에는 사표심리 때문에 역선택을 할 가능성도 크다. 샤이 보수들의 향배가 5.9촛불대선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5.9촛불대선은 2번과 5번의 득표율에 따라 1번과 3번의 당선자가 갈리게 생겼다. 샤이 보수들은 15대 대선 때 민주당의 김대중이 자민련의 김종필과 연대해서 당선된 전례를 들면서 2번과 3번이 연대하면 3번의 당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3번이 2번에게 연대를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가 2번에게 연대를 제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3번이 자강론을 강조하고 있고, 2번과의 연대는 개혁 성향의 표 이탈을 각오해야 하는 위험 부담도 있기 때문이다.
1번과 2번의 연대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1번과 2번이 연대하면 적과의 동침이라 진보 개혁 성향의 표가 상당수 떨어져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실현 가능성이 낮은 연대 조합이다.
2번과 4번의 연대는 현재 서로 자신이 보수의 적통이라 주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새누리당이라는 같은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난 동모형제이기에 연대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샤이 보수들은 4번을 배신자로 인식하고 있다. 4번은 자력갱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5.9촛불대선에서 4번은 큰 변수가 못 될 것으로 전망된다.
1번과 5번의 연대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1번과 5번의 지지층이 겹친다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3번과 4번의 연대도 가능성은 있다. 4번이 합리적인 보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1번의 득표율을 41~44%라고 가정할 때, 2번 득표율이 10%를 넘으면 1번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2번은 샤이 보수들의 맹주가 될 것이다. 2번이 5% 이하로 득표하고, 역선택 바람이 불면 반대로 3번의 당선 가능성이 높이질 수도 있다. 5번이 7%를 넘으연 1번보다 3번에게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선거 막판에 후보 간 극적인 연대가 이루어지거나 사퇴하는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어떤 후보든간에 대선 승리가 당면 목표일 것이기 때문이다. 연대가 이루어진다고 가정할 때 현재 누가 가장 몸값이 많이 나가는 후보일까? 아마도 1번과 3번의 당락에 다소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2번과 5번이 아닐까? 지금은 그래 보인다.
5.9 촛불대선이 15일 앞으로 다가왔다. 제19대 대통령은 정직하고 양심적인 후보가 당선되기를 기원한다.
2017.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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