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을 뽑는 5.9 촛불대선일이다. 새벽 3시에 잠이 깨자마자 일어나 그동안 쓴 [5.9촛불대선]이 달린 82개의 글 목록을 죽 훑어보았다. 참 많이도 썼다. 어쨌든 [5.9촛불대선] 관련 글을 쓰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나의 정치적 스탠스는 오른쪽으로는 중도 보수에서 왼쪽으로는 사회민주주의까지 넘나드는 리버럴리스트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또 모든 주의자이면서 또 아무 주의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주의에는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야인으로 있지만 나의 정당 역사를 봐도 민주노동당부터 시작해서 진보신당, 녹색당, 민주당까지 넘나들었다.
그런데 나는 왜 국민의당 당원도 아니면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글을 쓴 것일까? 그건 어느새 기득권이 되어 무기력해진 야당을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새누리당 이명박근혜 정권이 적폐라면 민주당은 적폐와 공생한 기득권이었다. 민주당은 121석의 의석을 가지고도 뭐 하나 제대로 개혁한 것이 없다. 신해철법을 만들 때도 문재인과 더민주는 비협조적이었다. 오죽하면 마왕 신해철의 유족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에게 주었던 로고송 '그대에게'를 5.9 촛불대선에서는 안철수에게 주었을까!
문재인은 대선후보로도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문재인은 조직적인 가짜뉴스와 네거티브의 제작과 유포, 댓글부대의 문자테러를 천연덕스럽게 '양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문재인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비서실장 시절 아들의 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이나 부산저축은행 과다 수임료 의혹 등에 대해서 어느 것 하나 속시원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 수차례의 TV토론에서 보여준 문재인의 잦은 말바꾸기와 거짓말은 다른 대선후보들로부터 지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안철수는 달랐다. 외유내강형의 안철수는 정직하고 양심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겸손하고 솔직했다. 물론 안철수에게도 단점과 부족한 점은 있다. 안철수 스스로 보수라고 말했을 때 나는 그에게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관상을 보고 눈빛을 보면 그 사람을 대강 알 수 있다. 학자풍의 안철수는 정치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나도 안철수를 보고 '대학교수, 안랩의 CEO나 하지 왜 진흙탕 정치판에 들어와서 저런 고생을 사서 할까?'라고 생각했다. 안철수는 대학교수, CEO 시절 청년들의 눈물을 보고 정치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나는 안철수의 진정성을 믿는다.
안철수가 문재인에게 대통령 후보,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던 모습은 대인배 그 자체였다. 부드러운 듯하지만 강한 추진력을 갖춘 대인배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적폐와 공생하는 기득권 야당을 교체해주기를 바랬다. 이것이 내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글을 쓰게 된 동기다.
나는 안철수야말로 적폐와 기득권을 타파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안철수는 신세를 지거나 빚을 진 사람이 없기에 적폐와 기득권을 과감하게 혁파할 수 있다. 또 안철수는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본다. 안철수의 '걸어서 국민 속으로' 뚜벅이 유세에서 그 희망을 보았다. 나는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 양심에 따라 올바르게 행동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제 몇 시간 뒤면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다. 제19대 대통령은 미래지향적이고 정직하며 양심적인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란다. 나는 그게 촛불민심의 진정한 뜻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되든 새 대통령은 국민의 바램이 무엇인지 잘 살펴서 국정을 잘 이끌어가기 바란다. 땅에 떨어진 나라의 국격도 좀 세워주기 바란다. 뿌리깊은 부정부패와 비리도 근절하기 바란다. 그리하여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2017. 5. 9.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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