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키 첸(진옥산)이 감독하고 송운화, 왕대륙이 주연한 타이완 영화 '나의 소녀시대(Our Times, 我的少女時代, 2015)'를 보았다. 나이가 들어서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고등학교 시절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다. 이 영화에는 독선적이고 강압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학생주임이 나온다. 폭군이나 다름없는 문제 교사를 보면서 나도 교직에 있을 때 저런 형편없는 선생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문득 언젠가 아들한테 실제로 들은 얘기가 떠오른다. 아들이 충주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 오른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걸 부정행위로 성적을 올렸다고 확신한 선생이 아들을 교무실로 불러 매를 때리면서 이실직고하라고 하더란다. 아들 얘기로는 그날 엄청 맞았다고 한다.
아들은 그후 공부를 포기하고 적당하게 성적을 유지했더란다. 성적이 좋으면 또 교무실에 불려가서 매타작을 당하기가 싫었단다. 나는 아들이 그 선생한테 정면도전하기를 바랬지만 학생으로서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아들에겐 그 선생의 행위가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아마 어쩌면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아들을 믿지 않고 매타작을 한 선생은 나도 잘 아는 사람이다. 그 선생은 충북도교육청에서 교육관료로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도 교육관료인지 아니면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 선생이 교육자로서 자격이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 그런 선생한테 뭘 배울 게 있겠는가! 그런 선생은 빨리 그만두고 집에 가서 애나 보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아들이 당한 일을 생각하면 나는 아직도 분노가 불끈불끈 치밀어 오르곤 한다. 아들아, 네가 사회에 꼭 필요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그 선생에게 복수하는 좋은 방법이다. 아들아 그 선생과의 악연을 빨리 잊고 네 인생을 알차고 보람있게 그리고 멋지게 만들어가기 바란다. 악연을 전화위복으로 삼기 바란다. 아들아 지못미!
2017.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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