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Lucio Vivaldi)-글로리아(Gloria)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Lucio Vivaldi)-글로리아(Gloria)

'글로리아(Gloria) RV589'는 ‘빨강 머리의 사제’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Lucio Vivaldi)가 1715년경 작곡한 종교 성악곡으로 대영광송이라고도 부른다. 이 음악은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David Helfgott)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샤인(Shine)'에 삽입곡으로 유명해졌다. 천재적인 재능과 현실의 압박 사이의 갈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정신적 장애를 앓게 된 주인공 데이비드가 정신병원 생활을 끝내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비발디의 '글로리아'가 흘러나온다.

비발디는 어린 시절부터 앓아온 천식 때문에 사제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 베네치아의 소녀 보육원과 기숙학교인 베네치아 피에타 오스페델레에서 음악교사로 일했다. 이 시절 성경의 시편을 가사로 한 열아홉 개의 성악곡과 네 곡의 마니피캇, 그리고 미사음악 등 종교음악을 많이 작곡했다. 

'글로리아'는 대위법적 양식과 화성적 양식이 사용된 곡으로서 힘찬 합창과 서정적인 아리아가 특징이다. 극적이면서도 전원적인 요소가 잘 조화된 작품이다. 비발디 사후 잊혀졌던 이 곡은 1939년 이탈리아의 작곡가 알프레드 카젤라(Alfred Casella)가 악보를 발견하여 그해 9월 베네치아에서 열린 비발디 페스티벌에서 연주되면서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글로리아'는 극적인 합창과 서정적인 아리아, 호모포니와 폴리포니 등이 명확한 대비를 이루는 바로크 음악의 수작이다. 비발디의 종교음악 중에서도 오늘날 가장 널리 연주되는 대표적인 성악곡이다.

'글로리아'는 원래 가톨릭 전례음악에서 매주 가사가 바뀌지 않고 반복되는 미사 통상문의 한 부분으로 '하늘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땅에서는 사람들에게 평화'라는 가사에 맞게 영광스럽고 화려한 분위기로 연주된다. 비발디는 이 부분을 확장시켜서 순수하게 연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독립적인 악곡으로 만들었다. 

소프라노 독창2, 알토 독창, 혼성4부 합창, 오보에2, 트럼펫2, 오르간, 바이올린2부, 비올라, 첼로로 연주하는 '글로리아'는 모두 11곡으로 구성되었으며, 연주 시간은 약 30여 분이다. 주로 여성 독창자들을 위한 곡을 많이 썼던 비발디의 취향이 이 곡에서도 나타난다. 11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은 첫 곡인 ‘글로리아 합창’이다. 빠르고 경쾌한 현악기의 소프라노와 알토의 독창과 이중창, 그리고 합창이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펼쳐진다. 그 밖에도 목가풍의 선율로 노래하는 6곡 소프라노의 아리아 ‘주인이신 하나님, 하늘의 왕’, 알토와 합창이 함께 부르는 8곡 ‘하늘의 주인, 하나님의 어린양’ 등이 유명하다.

'글로리아'를 구성하는 악곡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1곡 합창 ‘하늘에서는 하느님께 영광’(Gloria in excelsis Dio), 2곡 합창 ‘땅에서는 평화’(Et in terra pax), 3곡 1 & 2 소프라노 ‘주님을 찬미하나이다’(Laudamus te), 4곡 합창 ‘감사하나이다’(Gratias agimus tibi), 5곡 합창 ‘주의 영광 크시오니’(Propter Magnam Gloriam), 6곡 소프라노 ‘주인이신 하느님 하늘의 왕’(Domine Deus), 7곡 합창 ‘외아들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Domine, Fili unigenite), 8곡 알토와 합창 ‘하늘의 주인, 하느님의 어린 양’(Domine Deus, Agnus Dei), 9곡 합창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Qui tollis peccata mundi), 10곡 알토 ‘성부 오른 편에 앉아 계시는 주님’(Qui sedes ad dexteram Patris), 11곡 합창 ‘그는 홀로 거룩하시고’(Quoniam tu solus sanctus), 12곡 합창 ‘성령과 함께 성부의 영광이 있으리로다’(Cum Sancto Spiritu).

2017.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