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수상음악(Water Music)
'수상음악(Water Music)'은 '왕궁의 불꽃놀이(Music for the Royal Fireworks)'와 함께 헨델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 음악이다. '수상음악'은 헨델이 영국 왕 조지 1세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왕실의 뱃놀이 연회에서 이 곡을 연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근거는 없다. '수상음악'은 시대 바로크
1710년 6월 16일, 헨델은 하노버에서 카펠마이스터(Kapellmeister, 지휘자)로 임명되었다. 하노버의 선제후 게오르그 왕자는 헨델의 연주를 무척 좋아했다. 헨델은 하노버에서 카펠마이스터로 있는 동안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1710년 가을 헨델은 런던을 방문했고, 1711년 앤 여왕의 탄생일인 2월 6일에 자신의 새 오페라 '리날도(Rinaldo)'를 발표하였다. 대성공을 거둔 헨델은 오페라 시즌이 끝나자 다시 하노버로 돌아왔다.
1712년 겨울 헨델은 돌아오겠다는 조건 하에 하노버의 선제후로부터 영국 여행의 허락을 얻었다. 런던으로 되돌아온 헨델은 오페라 '일 페스토르 피도(Il pastor fido)', '테세오(Teseo)', '실라(Silla)' 등을 무대에 올렸다. 1713년 2월 6일에는 '앤 여왕 탄생일을 위한 오드(Ode for the Birthday of Queen Anne)'를 발표하였다. 이 곡은 영국의 앤 여왕의 탄생일과 위트레흐트 조약 체결을 기념하기 위해 작곡된 궁정 오드(Ode, 송시)였다. 이 작품들로 인해 진정한 영국 작곡가로 인정받자 헨델은 하노버로 돌아가지 않고 런던에 머무르기로 결심했다.
1714년 앤 여왕이 갑자기 사망하고, 하노버의 게오르그 선제후가 영국 왕위를 물려받아 조지 1세로 임명되는 일이 벌어졌다. 조지 1세는 영국의 왕이자 하노버의 선제후로서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린 헨델을 섭섭하고 서운하게 생각했다. 이에 헨델은 조지 1세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왕실의 뱃놀이 연회에서 '수상음악'을 연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수상음악'은 헨델의 자필 악보가 남아 있지 않다. 가장 오래된 필사본은 월터 헤르만 라우바흐(Walter Hermann Laubach)의 컬렉션에 수록되어 있던 것으로 현재 영국 왕립 음악가협회(The Royal Society of Musicians of Great Britain) 도서관에 보존되어 있다. 이 필사본에 따르면 '수상음악'은 HWV348, 349, 350 등 3개의 모음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20여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악기는 트럼펫, 호른, 오보에, 바순, 플루트, 레코더, 현악기 등이 사용되었다. 곡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수상음악 HWV 348
첫번째 모음곡(수상음악 HWV 348)은 10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서곡 ‘라르고 - 알레그로’ (Overture, Largo - Allegro)
악기편성: 오보에, 바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바소 콘티누오
조성: F장조
라르고와 알레그로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라르고 부분에서는 오보에와 바이올린이 주제 선율을 연주한다. 동일한 리듬이 반복되며, 전체적으로 퍼셀의 음악을 떠올리게 한다. 알레그로 부분은 푸가이다. 마디1에서 바이올린 1이 주제 선율을 연주하고, 마디3에서 바이올린 2가 응답한다. 그리고 마디8에서는 첼로와 바순 등 저음 악기들이 주제 선율을 이어 연주하며, 동시에 다른 모든 악기들이 대주제를 연주한다. 대주제 선율이 여러 형태로 변형되어 자주 등장하며, 곡의 후반부에서는 8분음표 음형과 이를 반주하는 16분음표 음형이 인상적이다.
2. 아다지오 에 스타카토(Adagio e staccato)
악기편성: 오보에, 바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바소 콘티누오
조성: d단조
d단조의 1전위된 딸림7화음이 등장하고, 이어 오보에 솔로가 주제 선율을 연주한다. 다른 악기들은 주제 선율을 호모포닉(homophony, 하나의 성부가 주된 선율을 전개하고 다른 성부는 그것을 일정한 법칙에 의해 화음을 연결하여 반주하는 음악 형식)하게, 때로는 폴리포닉(polyphony, 둘 이상의 성부가 독립된 가락을 가지면서 조화를 이루는 음악)하게 뒷받침한다. d단조의 딸림화음을 마지막으로, 알레그로 악장으로 이어진다.
3-4. 알레그로, 안단테(Allegro, Andante)
악기편성: 호른, 오보에, 바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쳄발로, 더블 베이스
조성: F장조
호른이 처음 등장한다. 호른은 두 파트로 나뉘어져서 3도 혹은 6도 간격을 이루며 음악을 이끌어나간다. 호른이 질문을 던지고 다른 악기들이 이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서로 선율을 주고받으며 음악이 진행된다.
안단테 부분에서는 오보에와 바순이 주제를 연주하며 시작된다. 오보에는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보에1이 주제 선율을, 오보에2가 대선율을, 바순이 베이스를 연주한다. 이어 현악기 파트와 바소 콘티누오가 주제를 다시 한 번 연주한다. 호른은 등장하지 않고 d단조의 딸림화음으로 종지한 후 알레그로가 다시 한 번 반복된다.
5. 프레스토(Presto)
악기편성: 호른, 오보에, 바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쳄발로, 더블 베이스
조성: F장조
세 개의 부분(ABC)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체적으로는 ABCAB 형식이다. A부분과 B부분은 F장조이며, 처음 연주될 때 각각 반복되며, 두 부분 모두 끝부분에 호른 듀오가 등장한다. C부분에서는 호른과 오보에가 등장하지 않으며, 조성은 d단조로 시작하여, a단조로 종지한다. 이어, A부분과 B부분이 반복 없이 연주된다.
6. 에어(Air)
악기편성: 호른, 바이올린, 오보에, 비올라, 바소 콘티누오
조성: F장조
전체적으로 부점 리듬이 사용되었다. 바이올린 1이 선율을 연주하고, 오보에가 선율을 더블링한다. 나머지 악기들은 주제 선율을 선율적으로, 화성적으로 뒷받침해준다. 그 후, 이 음악이 그대로 반복되는데, 여기에 호른이 가세한다. 호른은 두 파트로 나뉘어져, 서로 긴 호흡의 프레이즈를 주고받는다.
7. 미뉴에트(Minuet)
악기편성: 호른, 오보에, 바순,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 콘티누오
조성: F장조
ABA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첫 A부분은 F장조이고, 호른 듀오로 시작된다. 호른 듀오가 16마디를 연주한 후, 다른 악기들이 도입되는데, 호른 듀오가 연주했던 마디 1-8과 마디 9-16을 각각 반복하여 연주한다. B 부분에서는 호른과 오보에가 등장하지 않는다. 조성은 f단조이고, 두 개의 부분이 각기 반복된다.
8. 부레(Bourrée)
악기편성: 오보에,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바소 콘티누오
조성: F장조
부레란 2박자 계통의 프랑스 춤곡을 말한다. 빠르고 즐거운 악장이다.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고, 모두 3번 연주하라고 기록되어 있다. 먼저 A부분을 현악기가 연주한 후, 오보에가 가세해 한 번 더 연주한다. B부분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두 번 반복한다. 그 후 A부분과 B부분을 모든 악기가 반복 없이 연주한다.
9. Hornpipe
악기편성: 오보에,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바소 콘티누오
조성: F장조
혼파이프는 원래 ‘뿔피리’라는 의미인데, 영국에서는 경쾌한 춤곡을 일컫는다. 3/2박자이며, 부레와 마찬가지로 2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3번 반복 연주된다. 우선 A부분을 현악기가 연주하고, 오보에와 바소 콘티누오가 반복한다. B부분도 동일한 방식으로 연주한 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 없이 모든 악기가 연주한다. 조성은 F장조인데, A부분은 F장조에서 시작하여, C장조에서 종지하며, B부분은 C장조, F장조, d단조, g단조를 거쳐, F장조에서 끝맺는다.
10. 알레그로(Allegro, no actual tempo marking)
악기편성: 오보에, 바순,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 콘티누오
조성: d단조
첫 8마디는 오보에와 바순이 연주한다. 오보에는 두 파트로 나뉘어져, 오보에 1이 주제 선율을 연주하고, 오보에 2는 대선율을, 바순은 베이스를 연주한다. 마디9에서 현악기가 이어받아 주제와 대선율, 베이스를 연주하고, 목관악기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후로는 여러 조성으로 전조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현악기와 목관악기가 선율을 주고받기도 하고, 선율을 보조하기도 하면서 음악이 진행된다. Adagio로 음악은 끝맺는다.
수상음악 HWV 349
두 번째 모음곡(HWV 349)은 5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모음곡(HWV348)과는 달리 5개 곡 모두 악기편성과 조성이 동일하다. 악기는 트럼펫이 첨가되어 트럼펫, 호른, 오보에, 바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바소 콘티누오로 편성되며, 조성은 모두 D장조이다.
11. 서곡(Overture)
D장조의 승리에 가득 찬 분위기가 가득한 악장이다. 마디 1-5에서 트럼펫이 주제 선율을 연주하는데, 이 선율은 D장조 으뜸화음의 구성음들로 이루어져 있다. 잠시 A장조로 전조되는 것 말고는, D장조에 머무르며, 임시표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트럼펫과 호른이 선율을 서로 주고받는 가운데, 다른 악기들은 반주 음형을 연주한다. 트럼펫이 먼저 주제를 연주하고, 호른이 그 주제를 반복하는 방식이다. D장조에서 종지한 이후, 3마디의 Adagio를 거쳐, Alla Hornpipe로 이어진다.
12. 알라 혼파이프(Alla Hornpipe)
'수상음악'을 구성하는 20여곡의 악장들 중 가장 유명한 악장이다. 의기양양한 선율과 추진력 있는 리듬이 특징적이다. ABA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먼저 A 부분에서는 악기들이 서로 주제 선율을 주고받으며 음악이 진행된다. 마디 1-11에서 오보에와 바순, 현악기가 주제 선율을 연주하면, 마디 11-14에서 트럼펫이 주제의 첫 4마디를 반복하고, 마디 15-18에서 호른이 한 옥타브 아래에서 첫 4마디를 다시 한 번 연주한다. 이후에는 트럼펫과 호른이 서로 선율을 주고받는 가운데, 다른 악기들이 함께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B 부분은 조성은 b단조이고, 트럼펫과 호른은 등장하지 않는다. 바이올린 1, 2와 오보에 1, 2가 주제 선율을 연주하는데, 바이올린 1은 3마디 이후 장식을 더하여 화려하게 연주한다.
13. 미뉴에트(Minuet)
AB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부분은 반복된다. 전체적으로 호모포니적이며, 단 한 번도 전조가 되지 않고, D장조에 머무른다. 앞의 두 곡과 마찬가지로, 화려하고 승리에 가득 찬 분위기의 음악이다.
14. 렌토(Lentement)
전체적으로 호모포닉하며, ABA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A 부분은 D장조이며, 전조되지 않는다. B부분은 b단조로 시작하여, e단조로 종지하며, 트럼펫과 호른은 등장하지 않는다. A 부분이 트럼펫과 호른이 주제 선율을 서로 주고받으며 시작되었다면, B 부분은 목관악기와 현악기가 선율을 짧게 주고받으며 시작된다.
15. 부레(Bourrée)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악기가 함께 연주한다. AB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부분은 반복되는데, 두 부분 모두 D장조이고, 전조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호모포닉하다.
수상음악 HWV 350
세 번째 모음곡(HWV 350)은 모두 7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악기 편성에 있어서는 다른 모음곡들과 마찬가지로 오보에, 바순, 현악기, 바소 콘티누오에 플루트가 첨가되었고, 조성은 G장조 혹은 g단조이다.
16. 사라방드(Saraband)
악기편성: 플루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쳄발로
조성: G단조
플루트가 첨가되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플루트와 바이올린 1이 선율을 함께 연주하며, 바이올린 2와 비올라, 베이스를 담당하는 악기들은 반주 음형을 연주한다. 3/4박자이며, 두 번째 박에 악센트가 붙는다. AB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부분이 반복된다.
17-18. 리고동 I & 리고동 II (Rigaudon I and Rigaudon II)
악기편성: 오보에, 바이올린, 비올라, 베이스
조성: G장조, g단조
리고동 I과 리고동 II는 모두 AB형식으로. 각 부분이 반복되는 가운데, 리고동 I과 리고동 II이 연주된 후 리고동 I이 다시 반복됨으로써, 전체적으로 ABA형식(리고동 I-리고동 II-리고동 I)을 이룬다.
바이올린과 오보에는 모두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며, 바이올린 1과 오보에 1이 주제 선율을 더블링하고, 바이올린 2와 오보에 2가 함께 대선율을 연주한다. 리고동 I은 G장조, 리고동 II는 g단조이다.
19. 미뉴에트 I (Menuet I)
악기편성: 바이올린, 비올라, 바순, 첼로, 쳄발로
조성: g단조
g단조의 어두운 분위기의 음악이다. 이 곡 역시 AB형식으로, 각 부분이 반복된다. A부분은 g단조에서 시작하여 B♭장조로 종지하며, B 부분은 B♭장조에서 시작하여 g단조로 되돌아간다. 바이올린이 선율을 연주한다.
20. 미뉴에트 II (Menuet II)
악기편성: 피콜로, 바이올린, 비올라, 베이스
조성: g단조
Menuet I의 악기 편성에 피콜로가 첨가되어, 새로운 음색을 선사한다. 넓게 도약하는 선율이 특징적이다. ABA 형식이다.
21. 컨트리 댄스 I (Country Dance I)
악기편성: 피콜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쳄발로
조성: g단조
바이올린이 높은 음역의 선율을 연주하는데, 여기에 피콜로가 한 옥타브 위에서 선율을 더블링하여 높은 음역이 더욱 부각된다. 빠른 부점 리듬이 특징적이다.
22. 컨트리 댄스 II (Country Dance II)
악기편성: 바이올린, 비올라, 바순, 베이스
조성: G장조
Country Dance I과 마찬가지로 부점 리듬이 두드러지지만, 음역이 낮다. AB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선율을 연주하는 바이올린 I은 각 부분의 마지막 부분에서 크게 도약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곡에서는 바순도 베이스가 아닌, 부점 리듬 선율을 연주한다.
2017.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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