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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林 山 2017. 9. 6. 10:13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는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Bartholdy, 1809~1847)이 1838~1845년에 완성한 그의 마지막 대규모 오케스트라 작품이다. 초연은 1845년 3월 13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악장인 페르디난드 다비트의 협연으로 이뤄졌다. 이 작품은 초기에 좋은 평가를 받았고, 머지않아 역대 가장 사랑받는 바이올린 협주곡이 되었다.


멘델스존의 마지막 관현악 작품인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는, 초연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그의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멘델스존 사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부터 이미 당대 최고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손꼽혔으며, 아직까지도 가장 많이 연주되는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20세기 초, 멘델스존에 대한 평가가 심각하게 절하되었을 때에도 이 작품에 대해서만큼은 호의적인 시선이 계속되었다. 1906년, 당대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하임은 “독일에는 4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그 중 가장 보석 같은 작품이 멘델스존의 협주곡이라고 극찬하였다. 그럴 만큼, 이 작품은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도전과 영감을, 청중에게는 감동과 전율을 안겨주는 작품으로 새겨졌다.


멘델스존은 1835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임명되면서,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다비트를 콘서트마스터로 추천하였다. 그 후 다비트의 연주에 영감을 얻은 멘델스존은 1838년, 다비트에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선율’에 대해 말하면서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6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멘델스존은 자신의 음악에 대해 계속 확신을 가지지 못했고, 또한 〈교향곡 3번〉 역시 작곡해야 했다. 힘겹게 지냈던 베를린에서의 시기 역시 작품의 완성을 계속 미루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이 6년이라는 기간 동안 다비트는 지속적으로 멘델스존과 의견을 나누면서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그리하여 1844년에 마침내 완성된 이 협주곡은, 전문 연주가의 기교적 아이디어가 반영된 첫 작품으로써 이후 작곡가-연주가의 협업에 모범적인 사례가 되었다. 1845년의 초연에서는 비록 멘델스존이 건강악화로 지휘를 맡지는 못했지만, 신실한 친구 다비트는 기꺼이 독주를 담당했다. 그해 10월, 건강이 호전된 멘델스존이 지휘봉을 잡은 연주에서도 다비트는 그와 함께 했다.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는 관습적인 협주곡 형식을 비교적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빠름-느림-빠름의 3악장 구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각 악장 역시 고유의 전통적 형식을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델스존은 이 고전적 형식의 틀 속에서 여러 가지 혁신적인 시도들을 담고 있다. 당시의 청중들에게 가장 신선한 시도로 인식되었던 것은, 베토벤이 시도했던 것처럼 독주 악기가 거의 처음부터 음악을 주도한다는 점이었다. 오케스트라가 1주제부를 연주한 뒤 독주악기가 이를 반복하는 전통적인 협주곡 형식과는 달리, 거의 반주의 성격을 띠는 짧은 오케스트라 서주에 이어 독주 바이올린이 1주제부를 시작한다. 또한 세 개의 악장이 휴지부 없이 연달아 연주되며, 모든 악장이 선율적, 혹은 화성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 역시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시도였다. 


또한 3악장에서 1악장에서 사용된 선율의 단편들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이후 세대에서 시도했던 순환적 형식을 예시하고 있다. 또한 카덴차(악장이 끝날 무렵 등장하는 독주악기의 기교적인 부분)를 완전한 형태로 기보하고 있으며, 카덴차의 위치 역시 재현부 앞에 두고 있다. 이전까지는 일반적으로 협주곡의 카덴차는 독주자의 즉흥적인 연주를 어느 정도 확보하는 것이 관례였고, 이 카덴차의 위치는 재현부의 끝머리, 즉 마지막 코다(한 작품 또는 한 악장의 종결 악구. 이전의 음악내용을 확장·장식하여 곡을 종결짓는 부분) 직전에 두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멘델스존은 재현부 앞에 완결된 카덴차를 제시함으로써, 카덴차를 임의적인 부분이 아니라 작곡가의 의지가 완벽하게 관철되는 부분으로 확립시켰다. 실제로, 이 작품이 발표된 이후의 협주곡에서는 즉흥적인 카덴차가 허용되는 경우가 거의 사라졌다. 또한 재현부 앞에서 카덴차를 제시하는 것은 카덴차를 임의적인 요소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의미와도 같았다. 하나의 완결된 형식적 일부로서 기능하게 된 것이다. 차이콥스키나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멘델스존의 이러한 의지를 계승하고 있다.



1악장 알레그로 몰토 아파시오나토(Allegro molto appassionato)


1악장 알레그로 몰토 아파시오나토(Allegro molto appassionato). 현악기가 e단조 화음을 조용하게 연주하면서 1악장이 시작된 뒤 곧이어 독주 바이올린이 더없이 매력적인 주제선율을 제시한다. 이 선율은 멘델스존에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선율로 그는 이 작품을 쓰던 긴 시간 동안 이 선율이 한순간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다비트에게 고백기도 했다. 작곡가 스스로가 매혹될 만큼 아름다운 1주제에 이어 빠르게 하행하는 패시지가 전개된다. 뒤이어 오케스트라가 다시 1주제부를 반복하면서 다시 한 번 주제선율을 각인시킨다. 반음계적인 경과구를 거쳐 목관성부가 고요하고 서정적인 2주제를 연주한다. 독주 바이올린은 2주제가 연주되는 동안 G현을 계속 연주하며 페달 톤을 제시한다. 1주제와 2주제가 어우러지면서 발전부가 진행되다가 발전부 후반에서 독주 바이올린이 혁신적인 카덴차를 제시한다. 이 카덴차는 리코셰의 보잉으로 다채로운 리듬의 변화를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므로 상당한 기교를 필요로 한다. 열정적인 카덴차에 이어지는 재현부에서는 제시부와 달리 오케스트라가 1주제를 먼저 연주한다.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연주하는 동안 독주 바이올린은 계속해서 리코셰 보잉으로 아르페지오(한 개의 화음에 속하는 각 음을 동시에 연주하지 않고 최고음이나 최저음부터 한 음씩 차례로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주법)를 반복하면서 기교를 과시한다. 템포가 점차 빨라지면서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며 프레스토(매우 빠르게)의 코다로 향한다. 이 열광적인 코다에서는 반음계 선율을 반복하며 기교와 열정을 쏟아낸다. 다시 1주제를 반복하면서 악장이 마무리된다.



2악장 안단테(Andante)


2악장 안단테(Andante). 바순이 1악장의 마지막 음인 B음을 지속하는 가운데 휴지부 없이 2악장으로 들어선다. 이 B음이 C음으로 해결되면서 서정적인 C장조 악장이 시작된다. 3부분 형식으로 구성된 2악장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먼저 고요하고 투명한 주제선율을 제시한다. 이 주제선율을 다시 독주 바이올린이 받아서 반복한 뒤, a단조로 전조되면서 중간부분으로 진행한다. 경건한 기도를 연상시키는 이 부분에서 독주 바이올린은 유려함과 투명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서정적인 C장조 부분으로 돌아와 고요하게 악장이 마무리된다.



3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알레그로 몰토 비바체(Allegretto non troppo-Allegro molto vivace)


3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 -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Allegretto non troppo - Allegro molto vivace). 2악장에 이어서 독주 바이올린과 현악 성부가 1악장을 연상시키는 e단조 선율을 연주하면서 3악장으로 진행한다. 이처럼 멘델스존은 3악장을 1악장과 유사한 선율로 시작함으로써 이 협주곡이 순환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형식은 당시의 청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e단조 선율에 이어 트럼펫이 E장조의 화려한 팡파르를 연주하며 생기 넘치는 3악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3악장은 소나타(대조적 빠르기를 가진 몇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형식) 론도(주제가 삽입부를 사이에 두고 반복하여 나타나는 형식)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주제의 빠르고 현란한 선율은 독주자에게 고난이도의 기교를 요구한다. 짧은 2주제에서도 독주 바이올린은 1악장의 카덴차를 연상시키는 빠른 아르페지오를 반복하면서 기교를 과시한다. 짧은 발전부를 거쳐 재현부로 들어서면 독주 바이올린이 주제선율을 연주하는 동안 현악성부가 대선율을 덧붙이며 대위법적인 텍스처를 엮어간다. 재현부의 마지막에서 짧지만 현란한 카덴차가 연주되는데, 독주 바이올린은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트릴을 반복한다. 뒤이어 이 악장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폭발적인 코다로 들어선다. 오케스트라와 독주 바이올린이 경쟁하듯 서로의 기교를 한껏 과시하며 열광의 정점으로 몰아간 뒤 화려하게 악곡이 마무리된다.(클래식 백과)


2017.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