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 Schottische Symphonie(스코틀랜드교향곡)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 Schottische Symphonie(스코틀랜드교향곡)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 Schottische Symphonie(스코틀랜드교향곡)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Symphony No.3 in a minor Op.59 “Scottish”)>는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Bartholdy, 1809~1847)이 1842년에 완성해서 빅토리아 여왕에게 헌정한 4악장의 교향곡이다. 편성은 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호른4, 트럼펫2, 팀파니, 현으로 되어 있다. 완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같은 해 3월 3일에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 연주회에서 멘델스존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그리고 이 곡을 당시 영국의 여왕이었던 빅토리아 여왕에게 헌정하였다.
1829년, 갓 스무 살이 된 멘델스존은 영국을 방문하여 런던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 속에서 작곡가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영국에서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펼치던 그는 잠시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하고 에든버러 등지를 방문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곳곳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고, 특히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비극이 일어났던 홀리루드에서는 교향곡 〈스코틀랜드〉의 악상을 떠올리게 되었다.
스코틀랜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인 메리는 어린 나이에 프랑스의 왕비가 되지만 2년 만에 미망인이 되어 스코틀랜드로 돌아와 여왕의 자리에 오른다. 그러나 그녀가 재혼한 남편 헨리 스튜어트가 신하 리치오와 메리의 관계를 의심하여 리치오를 죽이게 되는 참극을 겪게 된다. 꿋꿋하게 25년 간 스코틀랜드를 다스렸던 메리는 결국 사촌인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1세와의 권력다툼에서 패하여 처형당하는 것으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하였다. 멘델스존은 폐허가 되어버린 홀리루드 성에서 이러한 비극적인 메리 여왕의 운명을 생각해내고 교향곡 〈스코틀랜드〉의 악상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
이처럼 1829년에 착수하기 시작한 이 교향곡은 13년이 지난 1842년에야 완성되었다. 그는 “이 교향곡은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멀리 달아난다”라고 고백할 만큼 자신이 스코틀랜드에서 느낀 인상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 이처럼 오랜 고뇌를 거쳐 완성된 교향곡 〈스코틀랜드〉는 멘델스존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과 고전적인 균형감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풍경을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어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 작품이 표현하는 감정적인 스펙트럼은 그 범위가 매우 넓다. 긴 길이의 웅장한 1악장은 농밀한 짜임새와 멘델스존 특유의 다채로운 음향 연출을 보여준다. 생기 넘치는 2악장에서는 스코틀랜드 민속음악풍의 소박한 선율을 제시하면서 스코틀랜드의 지역색을 탁월하게 연출하고 있다. 사랑과 운명 사이의 싸움을 그린 듯한 장중한 3악장은 장송행진곡의 느낌을 자아내며 비극적인 스코틀랜드 역사를 연상시킨다. 활기찬 스코틀랜드 민속 춤곡을 표현한 4악장은 리듬감 넘치는 주제선율이 인상적이다. 특히 이 피날레 악장의 코다는 매우 독특하다. 완전히 새로운 독일풍의 웅장한 주제를 등장시키면서 멘델스존의 여느 피날레와는 구별되는 진행을 보여준다. 4개의 악장이 휴지부 없이 계속 이어지면서 하나의 표제를 이루도록 구성된 이 작품은, 멘델스존이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 준 동화적인 음향과는 다른 진지하고 장엄한 음향을 보여주면서 한층 성숙한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한다.
1악장 안단테 콘 모토 - 알레그로 운 포코 아지타토’
1악장 안단테 콘 모토 - 알레그로 운 포코 아지타토(Andante con moto - Allegro un poco agitato)
1악장은 목관성부가 연주하는 느린 선율의 서주로 시작된다. a단조의 아치형 선율은 서정적이면서도 애수를 띠고 있어 비극적인 전개를 암시하는 듯하다. 신비로움을 상징하는 물의 토포스는 이 곡에서도 제시되고 있다. 목관의 선율에 이어지는 현 성부의 선율은 하행과 상행을 번갈아 제시하면서 잔잔한 물결의 움직임을 묘사한다. 마침내 두 개의 모티브가 함께 제시되면서 서주가 마무리된다.
서주에 이어지는 알레그로는 6/8박자의 c단조 모티브를 클라리넷에서 제시하면서 시작된다. 아르페지오의 순환적인 선율은 서주와는 또 다른 형태로 파도를 나타낸다. 서주에서보다 좀 더 규칙적인 박동으로 제시되는 이 파도 모티브는 바다의 역동성을 보다 강조하고 있다. 이 역동성은 ‘아사이 아니마토(assai animato)’ 부분을 거치면서 더욱 고조되면서, 거친 바다의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1주제에 뒤따르는 경과구는 말발굽 소리를 연상시키는 리듬과 강렬한 금관의 가세로 마치 전쟁과도 같은 격렬함을 연출한다. 이 격렬함이 잦아들면서 1주제의 반복 위에서 목관이 서정적인 2주제를 제시한다. 역동성을 내포한 1주제와는 달리 애조를 띤 2주제는 서주에서 보여준 비극적인 암시를 연상케 한다.
발전부는 1주제를 반복하면서 시작된다. 피아니시모의 다이내믹과 관 성부의 지속음은 고요함을 표현하지만 이 평화로움 속에는 고조된 긴장감이 내재되어 있다. 이 긴장감은 결국 다시 한 번 금관의 격렬한 진행이 제시되면서 표면으로 드러나게 된다. 발전부의 후반에서는 현 성부가 16분음표의 순환하는 음형을 반복하면서 소용돌이치는 바다 혹은 걷잡을 수 없이 비극으로 치닫는 운명을 연상케 하고, 포르티시모로 제시되는 금관과 팀파니의 팡파르는 이러한 느낌을 배가한다.
이러한 진행은 코다에서도 다시 반복된다. 코다에서는 발전부에서와 같은 소용돌이 음형과 함께 반음계로 상하행하는 빠른 음형으로 격렬함을 더욱 강조한다. 이 격렬함은 목관성부의 하행하는 음형으로 페이드아웃된 뒤 ‘안단테 콘 프리마(Andante con prima)’ 부분으로 이어진다. 이 부분에서는 서주의 선율이 반복되는데, 이번에는 현악성부의 잔물결 모티브는 생략된 채 목관성부의 아치형 모티브만이 반복된다. 이처럼 물결의 움직임을 배제한 채 비극적인 운명만이 강조되면서 2악장으로 이어진다.
2악장 비바체 논 트로포
2악장 비바체 논 트로포(Scherzo, Vivace non troppo)
2악장은 호른의 선율로 시작하면서 사냥의 느낌을 준다. 호른의 선율은 곧바로 목관 성부로 이어지면서 전원의 느낌이 강조된다. 이 선율은 5음음계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이국적이면서도 민속적인 느낌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선율 모티브가 약간의 변형을 제외하고는 4마디 단위의 고전주의적 양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 역시 소박한 전원풍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주제선율의 부점리듬은 사냥 토포스의 경쾌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스코틀랜드의 민속음악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러한 음악적 요소들은 스코틀랜드라는 지역의 지방색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2주제는 16분음표의 스타카토로 제시되는 빠른 현악 성부가 스케르초 양식의 서법을 모방하고 있다. 현악성부의 빠른 움직임에 이어 목관성부가 제시하는 스타카토의 대선율 역시 스케르초의 느낌을 강조한다. 2주제의 이러한 스케르초 양식은 1주제에서 보여준 사냥의 장면과 결합하여 전원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독주 클라리넷이 마치 백파이프와 같은 효과를 연출하면서 스코틀랜드의 지방색을 강조하고 있다.
재현부에서 F장조로 제시되는 1주제는 팀파니의 드럼롤과 함께 등장함으로써 민속음악의 느낌과 함께 축제의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2주제가 재현될 때는 1주제의 단편들과 뒤섞여 나타나면서 경쾌하면서도 흥분된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4악장 알레그로 비바치시모 -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아사이
4악장 알레그로 비바치시모 -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아사이(Allegro vivacissimo - Allegro maestoso assai)
피날레 악장은 스코틀랜드의 민속춤곡 리듬을 차용하고 있지만 축제라기보다는 전쟁과 승리의 장면을 연출한 악장이다. 멘델스존은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아사이라는 템포 지시 외에도, 게리에로(guerriero)라는 지시어를 첨가함으로써 이러한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게리에로라는 지시어는 일반적으로 교향곡보다는 오페라에 자주 쓰이는 것으로, 빠른 행진곡 리듬과 함께 관악성부의 역할을 통해 전쟁이라는 극적인 내러티브를 분명하게 보여줄 때 주로 사용된다. 멘델스존은 1주제의 첫 부분부터 호른과 팀파니를 제시하면서 전쟁의 장면을 그려낸다. 목관으로 연주되는 2주제 역시 행진곡 리듬으로 제시됨으로써 전쟁의 느낌을 더욱 강조한다.
격렬한 발전부와 압축적인 재현부를 거쳐 코다가 뒤따르는데, 이 작품에서 코다 부분은 매우 독특한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즉 코다를 향한 경과구, 혹은 첫 번째 코다라고 할 수 있는 부분과 두 번째 코다, 혹은 진정한 코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경과구 혹은 첫 번째 코다에서는 호른이 8분음표 음형을 반복하며 제시부의 행진곡 리듬을 제시하는데, 제시부에서 짧게 등장했던 것과는 달리 이 부분에서는 50마디에 걸쳐 강조된다. 화려한 금관성부와 행진곡 리듬은 코다의 중심선율과 더불어 승리의 느낌을 확연하게 연출하고 있다. 이 환희의 순간이 지난 뒤에는 고요한 경과구를 거쳐 두 번째 코다가 시작된다. 이 두 번째 코다에서는 코랄 풍의 선율이 금관에서 웅장하게 등장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더욱 영웅적인 모습으로 표현하면서 극적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클래식 백과)
2017.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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