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TV 프로에 '다큐 3일'이라는 프로가 있다. 오늘 아침에는 상주 곶감마을이 나왔다. 그 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할매가 나직이 부르는 타령 같기도 하고 아리랑 같기도 한 노래가 불현듯 가슴에 훅 하고 파고드는 것이었다. 할매의노래는 그 어떤 노래보다도 심금을 울리는 무엇이 있었다.
인생이 백 년을 사나 이백 년을 사나.
잠든 날 병든 날 제하면 삼사십 년 인생일세.
하루 이틀 살다보니 저승길이 바로 저 앞이네.
가사도 누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할매가 직접 지은 것이라고 했다. 할매가 평생 체득한 삶이 진솔하게 녹아들어 그대로 노래가 된 것이었다. 세련되지 못해서 오히려 더 가슴을 울리는 노래였다. 그 노래는 곧 할매의 인생 그 자체였던 것이다. 할매가 평생 온몸으로 썼을 이 노래에는 인생무상, 세월무상이라는 깨달음이 담겨 있었다.
상주 곶감마을 할매의 노래는 또 하나의 아리랑이 아닌가 싶다. 세월이 흐르면 할매의 아리랑을 잊어버릴 것 같아 가사를 여기 기록해둔다.
2017.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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